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최근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가 격화되면서 약 200명이 체포되기도 했는데요.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댈러스 경찰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로봇 폭탄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의 로봇 사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공화당 정강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월요일(11일)부터 열리는 가운데 어떤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최근 경찰의 총격으로 흑인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에도 시위가 계속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도 배톤 루지에서 일요일(10일) 1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등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워싱턴 DC 등 여러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전날인 토요일(9일)에도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지면서 약 200명이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경찰의 인종차별과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인 더레이 맥케슨 씨도 체포됐다가 어제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이렇게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유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최근 흑인들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기 때문인데요. 먼저 지난 화요일(5일) 루이지애나 주 배턴 루지에서 30대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이 숨진 사건이 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관들이 스털링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스털링이 저항하자,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쏜 건데요.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큰 파문이 일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로 다음 날 비슷한 사건이 또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수요일(6일)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 인근에서 30대 흑인 남성 필란도 캐스틸이 역시 경관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옆에 타고 있던 여자친구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캐스틸의 모습을 촬영해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는데요. 총격을 가한 경관 측 변호인은 캐스틸이 총을 갖고 있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경관이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자, 미국 여러 도시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진 거죠. 그러다가 경관들이 희생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목요일(7일) 밤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벌어진 시위 도중에 일어난 일인데요. 최근 사태에 분노한 흑인 남성이 경관들을 겨냥해 총을 쏘면서 경관 5명이 숨지고, 민간인 2명을 포함해 여러 명이 다쳤습니다. 범인은 텍사스 주 댈러스 인근 지역 출신인 미카 재비어 존슨으로 밝혀졌는데요. 경찰과 대치 중에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 유럽을 방문했는데요. 유럽 순방 중에 이번 사태에 대해서 우려를 표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스페인을 방문했는데요. 일요일(10일)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댈러스 사태를 언급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 측이나 경찰이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고, 서로 존중할 것을 촉구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Maintaining a truthful and serious and respectful tone …”
진실되고 진지하며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유지해야 미국 사회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 형사제도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경찰에게 폭력을 사용한다면, 오히려 해가 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화요일(12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열리는 경관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유럽 방문 일정을 하루 단축하고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진행자) 경찰이 이번 사건의 범인인 존슨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 계속 수사 중인데요. 새로운 사실이 나왔는지요?
기자) 네, 댈러스 경찰 당국은 존슨의 자택에서 나온 폭탄 제조물과 일기 등을 미뤄볼 때, 존슨이 좀 더 큰 규모의 범죄를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데이비드 브라운 댈러스 경찰국장의 말입니다.
[녹취: 브라운 경찰국장] “Marinating a truthful and serious and respectful tone …”
댈러스와 텍사스 북부 지역에 엄청난 피해를 주기에 충분한 양의 폭탄 제조물이 발견됐다는 건데요. 범인 존슨은 경찰에게 보복하길 원했으며, 자신이 옳은 일을 한다고 믿고 있었다는 겁니다. 브라운 국장은 로봇 폭탄을 이용해 존슨을 죽임으로써 더 많은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네, 경찰이 원격으로 조정하는 로봇에 폭탄을 매달아서, 범인 옆에서 터뜨렸죠. 그렇게 해서 범인 존슨이 숨졌는데요. 이 존슨이 어떤 사람인지,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
기자) 네, 미군에 따르면, 존슨은 지난 2009년 3월에서 2015년 4월까지 군에 복무했는데요. 목공과 석공 분야 전문가로 일했습니다. 지난 2013년 11월부터 2014년 7월까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되기도 했는데요. 동료 병사가 존슨에 대해 성희롱 혐의를 제기하며 정신과 상담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하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왔습니다. 마이크 롤링스 댈러스 시장은 존슨이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이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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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앞서 댈러스 경찰이 로봇을 이용해 경관 총격 사건의 범인을 제거했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그러면서 이런 로봇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군대에서 폭발물 해체 작업에 주로 사용되던 로봇이 용의자 진압 작전에 처음으로 쓰이면서 이에 대한 관심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저도 이번에 사진으로 처음 봤습니다만 로봇이 생각보다 덩치가 좀 크더라고요?
기자) 그렇죠? 이 로봇은 작은 집게차처럼 생겼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바퀴가 달린 본체에 긴 집게 같은 게 달려있고 거기 폭발물을 장착해 작전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 로봇에는 또 정찰용 카메라와 마이크도 설치돼 있는데요. 댈러스 경찰도 로봇에 폭발물을 실어 용의자 근처까지 이동시킨 후 원격으로 조종해 폭발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군사용 로봇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게 이라크 전쟁 때부터라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전장에서 주로 폭발물 탐지나 폭파 장치 해체를 위해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뉴욕에 위치한 바드 대학 드론 연구소의 댄 게팅거 소장은 저희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해외 전장에서 사용된 로봇이 국내 법 집행기관으로 많이 이전되면서 이제 경찰에서도 로봇 사용은 매우 흔한 일이 됐다고 지적했는데요. 폭발물 처리 작전을 위해 크고 작은 로봇이 사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미 서부의 대도시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의 경우 최소한 6개의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미 경찰에서 이런 로봇이 사용되고 있었는데 이번에 댈러스 경찰이 로봇을 사용한 것을 두고 왜 논란이 일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미 경찰이 폭발물 처리를 위해서 아닌, 용의자를 사살하기 위해 로봇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댈러스 경찰 국장은 로봇을 이용해 범인을 죽임으로써 더 많은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게팅거 소장은 경찰이 군사용 로봇을 사용하는 데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봇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는 거죠. 미국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로봇을 남용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경찰이 군대화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경찰이 폭발물 해체 작업 이외에도 로봇을 이용해 작전에 성공한 경우가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는 자살 소동을 벌이는 사람에게 로봇을 이용해 먹을 것과 손전화를 배달한 후 경찰이 설득작업을 벌였다고 합니다. 또한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 지역에서는 모텔 방에서 중무장한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로봇에 화학탄을 실어 보냈는데 결국 범인이 항복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요즘은 군사용 로봇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 로봇이 개발되고 있지 않습니까? 한창 화제가 되는 자율주행 자동차 역시 로봇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에 댈러스 경찰이 이용한 로봇 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자율 주행 자동차, 무인 자동차처럼 자율적으로 작동을 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모두 사람이 조종하는 건데요. 일반 병사들과 함께 작전에 투입된 로봇이 오작동 하거나 잘못된 판단을 할 경우 아군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아직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로봇은 없습니다. 미군은 하지만 자율 주행 자동차와 비슷한 형태의 로봇을 개발중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로봇이 나오면, 위험한 최전선에 군수품을 공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군은 또한, 육상뿐 아니라 공중에서 정찰 활동을 하는 로봇과 군수물자를 실어 나르는 로봇 역시 개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미국에서 로봇이 더 많이 사용될까요?
기자) 바드 대학의 게팅거 소장은 로봇이 경찰이나 군병력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로봇이 치명적인 무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로봇을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거죠. 거기다 경찰이 로봇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인 논란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이에 대한 논쟁은 미국에서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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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18일)부터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립니다. 공화당은 이번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목요일(21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할 예정인데요. 이를 앞두고 새 정강을 정하기 위한 회의가 열리고 있죠?
기자) 네, 공화당 정강회의가 월요일(11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시작됐습니다. 정강이란 한 정당이 추구하는 국내외 정책 목표를 말하는데요. 각 당은 4년에 한 번씩 전당대회를 열고 새로 정강을 채택합니다. 이번 공화당 정강 회의는 사실상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평범한 공화당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평범한 공화당원이 아니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요?
기자) 네, 무역이나 이민 등에 대한 입장에서 공화당의 전통적인 기조와는 다른 점이 많다는 거죠. 트럼프 후보는 먼저 외국과의 무역 문제에서 보호무역주의 입장을 보이는데요. 덕분에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많이 끌어모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입장은 주류 공화당의 입장과는 다른 겁니다.
진행자) 그동안 트럼프 후보는 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때문에 미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뺐긴다면서 강하게 비판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겠다고 했고요.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을 재협상하겠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12년에 채택된 공화당 정강은 TPP를 지지했습니다. 과연 무역 문제에 대해서 어떤 식의 표현이 나올지 관심을 모았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정강 초안은 트럼프 후보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자유무역을 선호하던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서, "미국을 우선으로 하는 협정"을 촉구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앞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폐지하고 중국 상품에 새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는데요. 그런 내용도 있습니까?
기자) 아니오. 그렇게 강경한 내용은 빠졌습니다.
진행자) 무역 문제 말고 다른 문제는 어떻습니까?
기자) 대부분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공화당의 전통적인 보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혼은 남자와 여자 사이의 결합이어야 한다든가, 낙태에 대한 반대 입장이 그대로 유지됐고요. 이란과의 핵 합의를 다음 대통령이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는 내용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성전환자의 경우, 출생할 때 성별에 따라서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는 문구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