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발표 무렵부터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모종의 활동에 들어간 징후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르면 이달 중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18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한국 군과 정보당국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대변인은 현재 북한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의 설명 내용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현재 북한은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는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중입니다.”
한국의 정보당국 소식통은 17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그간 보이지 않던 다수의 트럭과 인력이 지난 8일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군과 정보당국이 북한의 핵실험 준비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동향이 미국의 군사전문가가 지난 11일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 노스’에 기고한 내용의 연장선으로 보이며 지난 한 주 동안의 활동이 최근 어느 때보다 활발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한-미 두 나라가 지난 8일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한 무렵부터 포착돼 북한이 인민군 총참모부 포병국을 내세워 ‘물리적 대응 조치가 실행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과 연관이 있는지 정보당국은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소식통은 한국 군과 정보당국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 등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풍계리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의 군사문제 전문가인 조셉 버뮤데스 연구원은 지난 11일 ‘38 노스’ 기고문에서 지난 7일 촬영된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입구의 위성사진에 자재나 비품으로 보이는 물체들은 물론 소형 차량과 광산용 운반차량이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버뮤데스 연구원은 지난 7일의 사진만으로는 이 활동이 기존 갱도의 유지.보수나 새로운 갱도 굴착을 위한 것인지 혹은 제5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인지 알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버뮤데스 연구원은 다만 북한이 지시가 내려졌을 때 즉시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는 상태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일본의 `교도통신'은 17일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관측기기의 설치 등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며 북한의 5차 핵실험 준비 가능성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교도통신'은 한-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북한이 이르면 이달 안에 제5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