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한 미주 한인교회 기도회가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을 위해 행동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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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지성호 대표] “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 160여 명을 대한민국으로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지난 7월 13일 미 동북부 버지니아 인근 한인교회에서 ‘북한 동족과 통일을 위한 통곡기도회’가 열렸습니다.
이 행사에는 장애인 탈북자로 한국 내 탈북자 구출 인권단체를 이끌고 있는 ‘나우’의 지성호 대표가 기도회 연사로 초청돼 북한 주민들을 잊지 말아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지성호 대표는 이어 17일 매릴랜드 주 한인교회에서 열린 ‘2016년 메릴랜드 통곡기도회’에도 참석해 북한 주민들을 위한 관심을 당부했습니다.
이날 기도회에 모인 200여 명의 한인들은 다리를 절며 강단에 오르는 지 대표를 기립박수로 맞았습니다.
지 대표는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정권에 의해 강도를 당한 사람들”이라며 증언을 시작했습니다.
지 대표는 “북한 주민들은 공개처형을 보고 자라고, 어른이 돼도 본 것을 말 할 수 없다”며 “자유를 강탈당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음: 지성호 대표] “북한에 있는 누구도 자신이 겪는 일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김정은 사진이 손상됐다고 정치범 수용소로 가야 하나요. 종이 조각이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 세상이 북한입니다.”
지 대표는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서울에 가는 것이 북한에서 평양에 가는 것 보다 쉽다’ 는 말이 있다며, 북한 주민들은 정권으로부터 모든 자유를 빼앗겼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내가 이 몸으로 힘이 부족하다고 도와달라고 호소합니다. 그들을 살려주세요.
지난 2014년 10대 나이로 두만강을 건넜다는 탈북 대학생 이주영 씨는 공부가 하고 싶어 탈북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주영] “들으시면 간단한 이유일지 모릅니다. 저는 공부가 하고 싶었습니다. 공부를 어린 시절부터 포기해야 했으며 신분적으로 공부를 꿈도 꾸지 못하는 사회였습니다. 11살 어린이들의 가방에는 책이 아닌 빵이나 옥수수를 팔아야 하는 사회입니다.”
이 씨는 어릴 때부터 들었던 북한 정권의 `강성대국’ 구호는 이뤄지지 않았고,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탈북 후 중국에서 신분 없이 인간 대우를 못 받고 살다 한국에서 신분증을 받았다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습니다.
[녹취: 이주영] “신분증을 받았을 때 저에게는 그 것이 얼마나 기뻤고 얼마나 좋았던지 모르겠습니다. 중국에서 신분이 없이 평생을 살았다면 존재도 민족도 없이 살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마른 체격에 어린 말투로 힘든 시간을 떠올리는 이 씨의 모습에 한인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국의 이화여자대학교 보건학 전공 학생인 이 씨는 한반도 통일 후 북한 주민들을 돕겠다는 각오를 밝혀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탈북 한 두 청년의 간증은 이날 기도회에 모인 한인들의 기도 소리를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현장음 : 주여.. 통성 기도소리]
나우의 지 대표는 ‘VOA’ 에 북한 주민들이 이 통곡의 기도소리를 듣기를 희망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북한체제가 잘못 가고 있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그들의 인권이 개선되고 남한과 같은 세상이 빨리 왔으면, 통일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은 북한 주민도 알아야 할 뿐이고, 언젠가는 통일 될 그 날을 바라보며 더 힘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태어나 처음 해외에서 간증하게 된 이 씨는 탈북자로서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주영] “제가 어떻게 말하는가에 따라 많은 부분이 인식이 달라지지 않을까. 저 같은 사람이 잘 못 이야기 하면 사실도 왜곡될 수 있으니까. 엄청 어깨가 무겁고.”
이날 통곡기도회는 전세계 한인교회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UTD-KCC 그날까지 선교연합’이 주관하는 ‘북한 동포 구원과 한반도 통일’ 운동의 일환으로 열렸습니다.
이 단체는 미국과 캐나다 한국 등지 한인교회를 돌며 통곡기도회를 열고, 연간 수 차례 탈북자 구출과 한국 내 탈북 여성을 대상으로 치유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UTD-KCC의 손인식 목사는 이날 “통일에 대한 지식보다 의식이 먼저이고 가족보다 민족이 먼저”라며 “그 때를 위해 부르짖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메릴랜드 지역 9개 한인교회 목회자들도 ‘한국 교회의 회개’ ‘북한의 지하 성도, 전쟁 없는 통일’ 등을 주제로 기도를 인도하며 메시지를 전하는 등 기도회는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졌습니다.
이날 기도회는 탈북자 구출에 필요한 기금을 마련하는 기금 모금의 자리이기도 했는데요, 많은 한인들이 참여했습니다. 50대 한인 남성입니다.
[50대 한인 남성] “지금까지 북한 동포들이 고통 받고 아파하는 모습이 오늘처럼 아프게 와 닿는 것은 처음입니다. 제 자신부터 출발선을 달리면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지 않을까 싶어서 했습니다.”
이날 참석한 한인 여성들도 기도회가 뜻 깊었다고 말했습니다.
[40대 한인 여성] “들을 때마다 그 분들의 사연에 가슴 아프죠. 이런 기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돼서 좋은 것 같아요.”
[50대 한인 여성] “여기 사는 아이들은 분단에 대해서도 남북한에 대해서도 관심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런걸 통해서 아이들한테도 다시 한번 이야기 할 수 있고 한국인이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UTD-KCC 통곡기도회는 지난 4월 미국 덴버를 시작으로 캐나다 벤쿠버, 미국 시애틀,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 이어 다음달 한국 대전과 서울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