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탈북자 출신 피아니스트가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에서 통일을 주제로 한 이야기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6.25한국전쟁 발발 66주년을 맞은 지난 주말 미 동북부 버지니아 주 한인교회.
탈북자 출신 음악가가 연주하는 ‘아리랑’이 울려퍼졌습니다.
[효과: 아리랑]
‘아리랑’을 연주한 음악가는 전세계 40여개 나라를 돌며 북한 음악을 소개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철웅 교수입니다.
김철웅 교수는 평양음악무용대학과 차이코프스키음악원을 졸업했고, 지난 2002년 탈북해 한국의 백제예술대학 음악과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이날 남북한이 한국전쟁 이후 너무 다르게 살아왔지만 전통민요’ 아리랑’을 함께 부른 한 민족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무대에 섰습니다.
김철웅 교수가 이날 연주한 곡들은 북한 음악가 전권이 편곡한 ‘아리랑’과 김 교수가 편곡한 ‘아리랑 소나타, ‘돈 돌라리’ 등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와 서양음악가의 ‘가을의 속삭임’ 등입니다.
[효과: ‘가을의 속삭임’ 연주]
김 교수는 ‘가을의 속삭임’이 자신이 북한을 탈출하게 만든 곡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금지곡인 서양음악을 연주했다는 이유로 보위부에 불려가 반성문을 썼고, 이후 예술가로서 북한체제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는 겁니다.
자신의 탈북기 등 사연과 함께 연주를 들려준 김 교수는 `VOA’에 이번 음악회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철웅] “제 스토리가 알려지면 인권이라던지 북한 현실이라던지 미래적인 방도 라던지.. 제 삶에 함축돼 있는 것을 느끼도록 하려니까..”
탈북자가 연주하는 북한음악이 갖고 있는 의미 즉, 탈북자인 자신을 보며 북한의 현실이 청중들에게 전달되고 한반도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김 교수는 남과 북의 상황이 다른 이유는 전쟁의 역사 때문이지 남북한 사람들이 달라서가 아니라며,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철웅] “흔히들 통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우리가 받은 교육은 우리가 얼마나 다른가를 배웠잖아요. 이제는 이질감보다는 동질감을 느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뿌리가 같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민요를 연주했죠. 음악의 힘을 통해서 공감을 얻는 거 같아요.”
음악의 힘으로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 교수는 통일 준비와 전세계 평화사절단 역할을 목적으로 자신이 설립한 한국 내 비영리단체 ‘아리랑 남북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소개했습니다.
이번 음악회는 이 오케스트라단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고, 탈북 청소년20명과 한국 청소년40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단이 현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가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날 음악회에 모인 200여 명의 한인들은 2 시간 동안 계속된 김 교수의 이야기와 연주에 감동을 받은 모습이었는데요. 50대 한인 여성입니다.
[녹취: 50대 한인 여성] “저희는 6.25를 안 겪어서 많은 기대를 안 했는데, 그 아리랑. 그리고 민요 돈 돌다리? 정말 가슴이 저릴 정도로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내가 피아노를 찾아서 자유를 찾아 나오셨는데, 영혼도 하나님께서 자유를 주셨고, 나만의 자유가 아닌 남북한, 2세대들과 함께 계획을 세운 게 너무 감동적이어서 기대하고 지켜보고 참여하는 것도 알아보려고 합니다.”
미국 내 북한인권단체 링크 활동을 돕고 있는 데이비드 최 씨는 남북한이 서로 다른 점을 극복하고 두 나라가 같음을 보여준 이번 음악회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20대인 자신과 친구들도 아리랑 연주에 슬픈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최] “ it cares about a Korea that has redeemed differences, North Koreans and south Koreans alike. I thought that was beautiful, and I came with another friend who is a second .."
이날 음악회에는 주미 한국대사관 구병삼 통일안보관이 참석해 한국 내 탈북자들의 상황과 한국 정부의 탈북자 지원정책 등을 소개했는데요, 6.25한국전쟁 기념일에 통일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고 `VOA’에 말했습니다.
[녹취:구병삼] “음악이라는 공통 소재로 해서 통일을 매개로 같이 이야기를 나누니까, 심금을 울리는 부분이 다 있지 않았을까.. 뜻깊은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 듭니다.”
음악회를 마친 김철웅 교수는 66년 전 남북한이 둘로 나뉘는 전쟁이 벌어졌지만 이제부터는 음악을 통해 전쟁 발발이 아닌 평화가 발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철웅] “6.25는 자유를 지켜내기 위한 싸움이라고 하지만 이념과 이념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이념이 뭐 그렇게 중요해서 수 백만이 죽고 ,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같이 노래를 불렀다면 최소한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도 됐었을 텐데, 탈북자로서 625 행사, 전쟁 발발이 아닌 평화의 발발, 그런 음악회가 됐기를 바랍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