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여부는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재의 악화된 한반도 정세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 ARF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라오스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6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북 핵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리 외무상은 회견에서 지금 정세가 악화될 수 있는 상태에 있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대북 `경제봉쇄' 시도가 정세 악화의 중요한 원인이고, 최근에는 인권 문제로 최고 존엄까지 모독함으로써 최대의 적대 행위를 감행하기에 이르렀다며, 이 모든 것들은 선전포고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대회에서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며, 한국에서 모든 무장 장비와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고 천명했다며, 북한으로서는 이것이 유일한 방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ARF회의 연설에서도 북한의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엿습니다.
리 외무상은 이어 북한의 추가 핵실험 여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핵무기와 관련한 입장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핵 보유국으로서 실질적 위협을 당하지 않는 한, 또 핵 보유국으로부터 침략 위협을 당하지 않는 한 함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 핵 6자회담에 대해서는, 6자회담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것인데 비핵화 자체가 미국에 의해서 하늘로 날아간 거나 같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또 주한미군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를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한반도에 미국의 핵전략 자산이 또 하나 들어오는 것이라며, 이에 대처해 준비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처럼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 제재에 대해서는, 핵실험과 무기실험이 위협이 된다면 안보리가 그런 실험을 한 모든 나라들을 취급해야 한다며, 유독 북한에 대해서만 이런 결의가 나온 것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느냐고 반발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한국에 여러 제안을 많이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며, 현 시점에서 한국이 그런 것을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리 외무상은 중국과의 회담 결과에 대해 묻는 질문에, 중국과의 정상적 의사소통의 일환으로 이번에 중국 외교부장과 만났고, 쌍무관계 문제를 기본적으로 토의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