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 전당대회가 월요일(25일) 개막했는데요. 첫날 연사로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최근 민주당 전국위원회 이메일이 공개된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이 나온 가운데,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 살펴봅니다. 이어서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역의 교역이 활성화 되면서 애리조나 주 지역 경제에도 혜택을 주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민주당 전당대회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네, 월요일(25일) 미국 동북부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공식적으로 개막했습니다.
[녹취: 롤링-블레이크 볼티모어 시장] “I hereby call…...”
기자) 네, 스테파니 롤링-블레이크 볼티모어 시장의 개막 선언과 함께 나흘간의 전당대회 일정이 시작됐는데요. 민주당 대의원들은 전당대회 첫날인 목요일(25일), 앞으로 4년 동안 당의 정책 목표가 될 정강을 공식적으로 채택했습니다. 어제는 특히 “함께 단합하자”란 주제로 진행됐는데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의 연설이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에 대한 환호가 대단했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샌더스 의원이 무대에 서자, 지지자들이 환호하면서 샌더스 의원의 이름을 외쳤는데요. 환호와 박수가 3분 이상 계속되면서, 샌더스 의원이 제대로 연설을 시작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어제 분위기 잠시 느껴보실까요?
[녹취: 현장음]
기자) 일부 지지자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샌더스 의원은 정치적 혁명을 시작할 수 있었던 데 대해서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녹취: 샌더스 상원의원] “I hope you take enormous pride…...”
기자) 역사적으로 큰 성취를 이뤘다면서, 자부심을 느끼길 바란다고 지지자들에게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들이 시작한 정치 혁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달 초에 클린턴 후보가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그리고 2주 전에 샌더스 의원이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클린턴 후보를 지지 못하겠다는 사람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더구나 민주당 지도부가 경선 과정에서 클린턴 후보를 선호했음을 보여주는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샌더스 지지자들이 크게 분노했습니다. 월요일(25일) 전당대회 개막에 앞서 샌더스 후보가 자신을 지지하는 대의원들을 모아놓고 연설했는데요. 클린턴 후보에게 투표하라고 촉구하자, 대의원들 사이에서 야유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 어제 성난 샌더스 지지자 수백 명이 전당대회장 밖에서 시위를 벌였는데요. 클린턴 후보를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녹취: 시위 현장음] “DNC, we won’t vote for Hillary…...”
기자)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는데요. 그러자 샌더스 의원은 전당대회장에서 야유를 보내지 말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편지를 지지자들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샌더스 의원이 연설에서 어느 정도나 강하게 클린턴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가 관심을 끌었는데요. 어땠나요?
기자) 샌더스 의원이 클린턴 후보를 전적으로 지지했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샌더스 의원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샌더스 상원의원] “By these matches…...”
기자) 객관적으로 클린턴 후보의 생각이나 지도력 등을 고려하면, 클린턴 후보가 미국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날 샌더스 의원의 연설이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만, 샌더스 의원 말고도 여러 연사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첫날 연사로 나왔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평생 국민을 위해 봉사한 사람이라면서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8년 전 민주당 경선에서 남편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했지만, 가만히 있지 않고 공익을 위해 다시 나섰다는 건데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으로 일한 점을 든 거죠. 그러면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은근히 비판했는데요. 오바마 여사의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미셸 오바마 여사] “Don’t let anyone ever tell you…...”
기자) 그 누구도 미국이 위대하지 않다거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자는 말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런 말을 했는데요. 지금 미국은 이미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라고 오바마 여사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선거 구호가 “Make America Great Again”인데요. 바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란 뜻 아니겠습니까? 트럼프 후보의 구호를 겨냥한 발언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누가 증오에 찬 발언을 하거나, 약자를 괴롭히는 말을 한다고 해서 같이 그 수준으로 내려가면 안 된다고 말했고요. 대통령이 맞닥뜨리게 될 문제들은 140자 이내로 요약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140자 이내 단문으로 표현하는 트위터를 애용하고, 막말이라고 할 정도로 거침없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그런 점을 둘러서 비판한 겁니다. 어제 오바마 여사의 연설이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진행자) 진보 세력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 역시 월요일(25일) 연설을 했는데요. 워런 의원은 무슨 얘기를 했나요?
기자) 네, 오바마 여사가 은근히 트럼프 후보를 비판했다면, 워런 의원은 직접적인 공격에 나섰습니다.
[녹취: 워런 상원의원] “When we turn on each other…...”
기자) 만약 민주당원들끼리 서로 반목한다면, 트럼프 후보 같은 부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세금을 줄일 것이다, 감세 정책을 펼 것이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그러면 교육이나 고속도로 지원 사업, 또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투자할 돈이 부족하게 된다면서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화요일(26일)에 민주당 전당대회가 이틀째 접어드는데요. 오늘 일정 잠시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각 주 대의원들이 차례로 나와서 경선 결과와 지지 후보를 밝히는 호명 투표가 진행되고요. 이에 따라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팀 케인 상원의원을 당의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하게 됩니다. 오늘 연사로는 2년 전 경찰 검거 중에 숨진 흑인 에릭 가너와 마이클 브라운의 어머니들이 나올 예정이고요. 클린턴 후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요 연사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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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어서 민주당 전국위원회 이메일 폭로 소식 살펴보죠. 지난 금요일(22일)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이메일 1만9천 건을 공개했는데요. 이들 이메일의 내용이 큰 논란이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이 공개된 건데요. 그동안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이 우려해온 점을 확인해주는 내용이었죠. 앞서 잠깐 말씀 드렸습니다만, DNC 지도부가 클린턴 후보를 선호했다는 겁니다. 논란이 커지자 데비 와서만 슐츠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이 사임한다고 밝혔고요. 원래 의장의 몫인 개막 선언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했습니다.
진행자) 이메일 내용도 내용이지만, 클린턴 후보 측의 반응이 또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이번 이메일 폭로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클린턴 선거운동본부의 로비 묵 본부장은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직전에 이메일이 공개된 점을 지적하면서, 우연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러시아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돕기 위해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러시아 해커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전산 시스템에 침입해서 이메일을 빼간 뒤, 위키리크스 측에 넘겼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직 확실한 증거는 없고요. 사실 증명하기도 힘들다고 합니다. 하지만 컴퓨터 전문가들은 러시아 해커들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는데요. 클린턴 후보 측 대변인인 브라이언 팰론 씨 역시 같은 방송과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후보가 밀접한 관계라고 생각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면에서 그렇다는 건가요?
기자) 클린턴 후보 측이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습니다만, 그동안 트럼프 후보와 러시아 정부가 가깝다는 의혹이 계속 나오긴 했었죠. 트럼프 후보와 푸틴 대통령이 서로 칭찬하는 말을 하기도 했고요. 트럼프 후보는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러시아의 신흥 부자세력과 사업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선거운동본부장인 폴 매너포트 씨가 친러시아 성향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의 홍보를 맡은 일도 있습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더라도 무조건 돕지는 않을 것이란 트럼프 후보의 발언 역시 이런 의혹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의혹에 연루된 당사자들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 측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라오스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에 관한 질문을 받고, “욕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습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FBI가 수사 중이라면서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결론을 내리는 건 성급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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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미국과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한 벽을 세워서 불법 이민자가 유입되는 걸 막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멕시코와의 국경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다뤄지고 있는데요. 멕시코 국경을 통해 불법 이민자들도 유입이 되지만 생각보다 많은 상업과 무역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청취자분들께서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문제가 좀 낯설게 느껴지실 텐데요. 북한과 중국의 국경 지역을 생각해보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것 같습니다. 북한의 경우 단동과 신의주를 통해 중국과의 비밀스러운 교역이 이뤄진다고 하는데요. 미국은 멕시코와 국경이 맞닿은 남부 주들의 일부 지역에서 멕시코와의 교역이 활발하다는 거죠. 특히 애리조나 주 노갈레스 지역에 있는 마리포사 입국장에는 멕시코에서 유입되는 상업 차량과 합법적인 비자를 가지고 입국하는 멕시코 사람들로 늘 붐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애리조나 주의 경제에도 큰 혜택을 주고 있다고 하네요.
진행자) 멕시코인들이 애리조나 주의 경제에 도움을 준다, 무슨 말인가요?
기자) 네, 멕시코는 미국에 비하면 주민들의 소득이 훨씬 낮고 빈곤층 인구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최근 중산층이 성장하는 추세인데요. 이렇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멕시코 중산층이 합법적인 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으로 일종의 쇼핑을 온다는 겁니다. 미국의 질 좋은 옷이나 가전제품 등을 구입하기 위해 북쪽의 국경을 넘어 미국에서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곤 다시 멕시코로 돌아가고요. 또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출퇴근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진행자) 그러니까 사람들이 미국 내 다른 주를 오가는 것처럼 국경을 자유롭게 오간다는 거군요? 물론 합법적인 형태로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이렇게 국경을 넘는 멕시코인 중에는 국경 지역인 노갈레스에서 100km 떨어진 대도시인 투산까지 와서 쇼핑을 즐기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요. 투산 시 상공회의소의 마이크 바니 소장은 저희 VOA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인들이 투산의 호텔에 투숙하고 또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면서 쓰고 가는 돈이 1년에 1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바니 소장은 특히 1994년에 공식 출범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영향으로 투산 지역 경제가 더 활성화됐다고 말했는데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3국이 NAFTA를 통해 관세를 낮추고 광범위한 자유무역을 추진하면서 미국과 멕시코 간의 무역 중심지로 투산이 떠올랐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투산의 현재 상황이 많이 바뀔 것 같은데요. 공화당은 국경 경비를 더 강화하고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입장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애리조나 주에서는 이와 관련해 더 많은 논쟁이 오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지역이 사실 애리조나 주에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캘리포니아 주의 샌디에이고와 텍사스 주의 엘 파소 지역 등도 입국장이 있지만, 미국 정부가 이들 지역의 보안을 강화하면서 애리조나 지역을 통해 더 많은 멕시코인이 유입됐는데요. 그렇다 보니 마약 불법거래나 불법이민자 문제 역시 더 민감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 사안에 대해 애리조나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기자) 우선, 멕시코와의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의 잰 브루어 애리조나 전 주지사는 국경을 강화해 불법 이민자를 차단하는 법을 추진했었고요. 애리조나 마리코파의 치안을 담당하는 조 아르파이오 셔리프 국장은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에 연설자로 참여해서 트럼프 후보의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지지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에 공약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애리조나 국경지대에 벽을 세우고 보안을 강화한다면 민간차원의 교역이 거의 차단될 것이고 결국엔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투산 상공회의소의 마이크 바니 소장은 따라서 보안과 자유로운 상업 거래 간의 균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불법 이민자와 또 이들이 들여오는 마약과 범죄는 차단하되 자유 교역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특히 정치와 경제, 외교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안인 만큼 멕시코와의 국경 관련 논란에 대해 언쟁만 하지 말고, 실제로 면밀한 조사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바니 소장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