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같은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오늘도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먼저 살펴봅니다. 이어서 미국 델라웨어 주 대법원이 사형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는 기사 전해 드리고요. 미국 정부가 민간 차원의 달 착륙 로봇을 최초로 승인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최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발언이 잇단 구설수를 낳았는데요.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가 같은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과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8월에 열리는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존 매케인 연방 상원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라이언 하원의장에 대해 “아직 지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는데요. 라이언 의장과 매케인 의원은 최근 트럼프 후보가 무슬림 전사자 가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자, 공화당의 입장이 아니라면서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직 지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데요. 바로 라이언 하원의장이 트럼프 후보에 대해서 한 말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뒤에도 라이언 의장이 아직 트럼프 후보를 지지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는 말을 했었죠. 결국, 라이언 의장이나 매케인 상원의원이나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고요. 라이언 의장은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 때 트럼프 후보 지지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 후보가 라이언 의장을 아직 지지할 수 없다고 했는데요. 라이언 의장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트럼프 후보에게 지지를 요청한 적인 없다고 일축했는데요.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번 예비선거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지만, 라이언 의장은 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마이크 펜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트럼프 후보와 달리, 라이언 의장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는데요. 펜스 후보는 앞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라이언 의장과 매우 돈독한 관계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11월 본 선거에 대비하려면, 같은 당원들끼리 똘똘 뭉치는 게 뭣보다 중요하지 않나 싶은데요. 계속 잡음이 끊이지 않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심지어 공화당원들 가운데 11월 본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아니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리처드 해나 연방 하원의원이 화요일(2일) 트럼프 후보에 대해 대통령 자격이 없다면서, 클린턴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진행자) 공화당 소속 연방 의원들 가운데 이런 입장을 밝힌 사람은 해나 의원이 처음이죠?
기자) 맞습니다. 참고로 해나 의원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은퇴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화당 지지자이자 후원가인 멕 휘트먼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 또한,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후보에 대해 선동가라고 비난하면서, 클린턴 후보를 위해 선거자금까지 모금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트럼프 후보가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도 설전을 주고 받았다고 하는데요. 무슨 내용인지 전해주시죠.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화요일(2일)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대해서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한 말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건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Yes, I think the Republican nominee is unfit…”
트럼프 후보 자신이 계속 이를 확인시켜 준다는 건데요. 최근 트럼프 후보가 미국을 위해 희생한 전사자 가족을 공격한 점을 예로 들었습니다. 또 트럼프 후보는 유럽이나 중동, 아시아 등 주요 쟁점들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다면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공화당 정치인들에게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 트럼프 후보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후보는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라고 응수했습니다. 또 폭스 뉴스 방송에 출연한 트럼프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 “유약하고 비효율적”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화요일(2일)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주에서 선거 유세를 했죠? 무슨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주로 경제와 테러 문제에 초점을 맞췄는데요. 그러면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Look, with Hillary, we gonna have four more years…”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4년 더 연장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이는 미국에 재앙이란 겁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2일) 버지니아 유세장에서 한 퇴역 군인으로부터 퍼플 하트(Purple Heart) 훈장을 받았는데요. 이를 둘러싸고 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퍼플 하트라면, 전투 중에 부상한 군인에게 수여하는 훈장 아닙니까? 상당히 영예로운 훈장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에 따르면, 이 퇴역 군인은 트럼프 후보에 대한 신뢰의 표시로 훈장을 선물했다고 하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항상 퍼플 하트 훈장을 갖고 싶었다”면서, “이렇게 받는 게 훨씬 쉬웠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트럼프 후보가 과거 징집을 기피했었다는 건데요. 트럼프 후보는 베트남 전쟁 당시 징병 대상이었지만, 건강 등을 이유로 계속 징집을 기피하다가 결국, 면제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군에 가지 않으려고 징집을 기피한 사람이 퍼플 하트 훈장을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퍼플 하트 수상자 단체 대변인 존 버처 씨는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퍼플 하트 훈장의 의미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고요. “자격 없는 사람이 퍼플 하트 훈장을 다는 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 트럼프 후보와 설전을 벌이고 있는 파키스탄계 미국인 키즈르 칸 씨 역시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가 징집을 기피한 일을 지적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칸 씨라면,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 때 연사로 나왔던 변호사죠?
기자) 그렇습니다. 칸 씨는 원래 주인에게 퍼플 하트 훈장을 돌려주라고 트럼프 후보에게 촉구했습니다. 칸 씨의 아들 후마윤 칸 대위 역시 퍼플 하트 훈장 수상자인데요. 칸 대위는 2004년 이라크 주둔 중에 자동차 테러로 숨졌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앞서 칸 씨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할 때 옆에 서 있던 부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무슬림, 이슬람교도 여성이기 때문에 말을 하는 게 허용되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겁니다. 이와 관련해서 무슬림을 비하하고, 미국을 위해 싸우다 숨진 영웅의 가족을 모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 하면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하죠. 숨기는 것 없이 솔직하게 다 말한다고 해서, 그런 점을 좋게 보는 사람도 있는데요. 하지만 무슬림이나 이민자, 또 여성 비하 발언으로 자주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또 여성 성희롱 문제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죠?
기자) 네, 최근 폭스 뉴스 회장이었던 로저 에일스 씨가 직장 내 성희롱 파문으로 사임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만약 자신의 딸이 성희롱을 당한다면, 회사를 옮기라고 조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성희롱 희생자의 입장을 헤아리지 않고, 오히려 희생자를 나무라는 발언이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최근 트럼프 후보가 계속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트럼프 후보 최대의 위기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지지율까지 클린턴 후보에게 뒤지는 가운데 트럼프 후보가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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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주가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델라웨어 주 대법원이 사형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델라웨어 주 대법원은 화요일(2일) 델라웨어 사형제도가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는 미국 헌법에 어긋난다면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번 결정은 지난 1월에 연방 대법원이 내린 결정에 따른 것인데요. 당시 연방 대법원은 델라웨어 주 법과 유사한 플로리다 주 사형법에 대해서 수정헌법 6조를 근거로 사형 선고는 판사 재판이 아니라, 배심원 재판에서 나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델라웨어 주는 판사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준다는 겁니다. 피고에게 사형을 선고하려면, “의심의 여지가 없이 유죄란 충분한 증거가 있다”는 데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하는데, 현 델라웨어 주 법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무효란 겁니다.
진행자) 그럼, 델라웨어 주에서는 이제 사형제도가 자동으로 폐지되는 건가요?
기자) 공식적으로는 아직 아닙니다. 델라웨어 주 정부가 연방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미 연방 대법원이 비슷한 플로리다 주 법에 대해서 위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상고해도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델라웨어 법무부는 현재 법원 결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법률 전문가들은 사실상 델라웨어 주에서 사형제도가 폐지됐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들을 보면, 주 의회 차원에서 사형제를 폐지하기도 하던데요.
기자) 네, 사실 델라웨어 주 의회도 올해 사형제도 폐지 문제를 논의하려고 했는데요. 하지만 주 대법원에서 결정이 나오길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현재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주는 31개 주입니다. 연방 정부 차원에서도 테러나 반역, 대규모 마약 거래 등의 혐의에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약물주사 방식의 처형에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인권단체들을 중심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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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민간 기업의 달 착륙 로봇을 승인했다고 하는데 무슨 내용인지 자세히 알아보죠?
기자) 네, 미국의 신생기업인 ‘문익스프레스(Moon Express)’가 수요일(3일)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달 탐사선 로봇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문익스프레스는 내년에 여행 가방 크기의 로봇을 달로 보내서 2주간의 우주탐사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민간기업이 우주 탐사 승인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탐사로봇을 보내는 것 자체는 처음이 아닙니다. 미국이나 중국 등 정부 차원에서 보낸 적은 있는데요. 하지만 민간 기업이 지구 궤도를 넘어서 우주선을 보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익스프레스는 민간 달 탐사를 추진하고 있는 신생기업인데요. 현재 달로 가는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에 승인을 받은 로봇은 본격적인 달 여행 시대를 여는 첫 시도가 될 것 같은데요. 앞서 달 착륙 로봇이 여행 가방만 하다고 했죠? 구체적으로 탐사선 안에 뭐가 들어가고 또 어떤 임무를 하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과학 실험 도구들과 함께 납골 등 일부 상업용 화물도 싣고 가게 됩니다. 또 달 착륙 로봇은 달 표면에서 2주간 머물면서 달 표면 사진과 영상을 지구로 전송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달 탐사 로봇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고 달로 가긴 하겠지만 사실 달의 소유권이 미국에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국제법상에 문제는 없을까요?
기자) 사실 우주사업과 관련해서 그 부분이 가장 민감하게 다뤄지고 있는데요. 현재 민간 우주 사업을 감독하는 권한을 가진 정부는 없습니다. 1967년에 발효된 국제연합(UN)의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에 의하면 우주 공간과 천체는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누구도 상업적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죠. 다만, 비정부 차원의 우주 비행에 대한 책임은 미국이 지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상업적인 목적으로 달에 가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미 연방항공국(FAA)은 우주조약을 준수하는 선에서 문익스프레스의 요청을 승인했다고 하는데요. 문익스프레스의 창업자인 밥 리처드 최고경영자는 FAA가 허용하는 틀 안에서 달 탐사 로봇 계획을 제안해야 했다며 승인을 받기까지의 과정이 험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합의 끝에 문익스프레스의 달 탐사 활동에 대해 NASA가 조언은 하되 규제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문익스프레스 외에도 민간 우주 사업을 구상 중인 기업이 더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민간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 역시 2018년에 화성에 민간 우주선을 보낸다는 계획이고요. 이외에도 소행성 채굴을 목적으로 우주선을 보내거나 실험 연구소 운영 또는 위성 사업을 위해 민간 우주 사업을 진행 중인 기업들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앞으로 우주 사업이 더 확대될 수 있겠군요?
기자) 네, 그렇다 보니 법적인 문제 외에 환경 문제 또한 커지고 있는데요. 인류의 민간 우주 사업이 활발해 지면서 자연히 지구의 미생물이 우주로 옮겨가게 되고 이에 따라 우주 환경이 오염되면서 우주 행성 고유의 환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문익스프레스의 달 착륙 로봇도 달에 처음으로 착륙한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흔적이나 다른 역사적 현장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승인을 받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