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폭염이 최고조를 찍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38.2도. 오늘은 39도까지 오른 곳이 있네요?
기자) 경북 영천의 낮 최고 기온 39도가 올 여름 최고기온으로 다시 경신됐습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응급상황이 오고 해열제를 급히 먹여 열을 내려야 하는 온도입니다. 인근 경산이 38.1도였고, 대구 37.8도, 어제 최고 기온을 기록했던 경주는 37.7도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39도 다음이 40도 아니겠습니까? 내일도 기온이 올라간다던데 폭염의 걱정이 클 것 같습니다.
기자) 오늘 영천지역에서는 2곳의 농장에서 돼지 10여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견딜 수 없는 더위 때문인데요. 특히 오늘 한국은 2008년 폭염특보제가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섬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주의보,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폭염의 도가니 속에 빠졌습니다. 폭염이 만들어내는 소리 잠시 모아봤습니다.
[녹취: 매미 소리]
진행자) 매미소리 아닙니까?
기자) 맨 살을 내어놓으면 금방이라고 익어버릴 것 같은 뙤약볕 보여드릴 수가 없어서 폭염 속에 소리를 더 높여가는 매미소리를 담아봤습니다. 이런 소리가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도 새벽에도 요란한데요. 도심 가로수에 공원에 조경을 해 놓은 주택가에도 이런 매미 소리가 진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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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리우올림픽 소식 들어보지요. 사격에서 짜릿한 역전극으로 금메달을 따냈다는 소식이 화제이군요.
기자) 한국의 금메달 기대주, 세계 랭킹 1위 진종오 선수가 권총 5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며칠전 권총 10m 부문에서 메달을 놓쳤던 진 선수가 올림픽 신기록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는데요. 한국 선수단에 4번째 금메달을 선사한 진종오 선수는 베이징과 런던에 이어 리우까지 사격부문에서 올림픽 3연패를 이룬 세계 최초의 인물이 됐습니다. 더욱이 탈락의 위기에서 극복하고 역전극으로 따낸 금메달 성취 과정이 화제 중의 화제입니다.
진행자) 이럴 때는 영상을 보여드리면서 설명을 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진종오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경기 북한에 동메달을 안겨준 김성국 선수도 함께 출전했지 않습니까? 조금 더 자세하게 경기 상황을 들었으면 좋겠네요.
기자) 권총 50m 개인전이었습니다. 8명의 선수가 각 20발의 총알을 쏘아 가장 낮은 점수를 쏜 출전자 한 명씩 탈락하는 방식의 결승전이었는데요. 9발째 진 선수가 6.6점을 쐈습니다. 세계 랭킹 1위 선수가7위로 내려 앉으며 탈락 위기에 처했었는데요. 이후 빠르게 침착함을 찾아간 진 선수 차곡 차곡 과녁 정중앙에 총알을 모으기 시작했고 총알 두 개만 남은 상황에서 2위였던 북한의 김성국 선수를 동메달로 밀어내고 공기권총 10m 금메달 리스트인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 선수와 0.2점 차이의 맞대결을 하게됐습니다. 그리고 19번째 격발에서 전세를 뒤집고 마지막 한발에서 금메달을 확정 지은 경기였습니다.
진행자) 올림픽 역사에도 대기록을 세운, 역전의 금메달이었군요.
기자) 한국 대표 선수단 전 종목에서도 올림픽 개인 종목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딴 것도 진종오 선수가 처음입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의 은메달을 시작으로 진종오 선수가 가지고 있는 올림픽 메달은 금4, 은2로 모두 6개인데요. 한국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인 진종오 선수, 스위스 총기회사(모리니)가 세계 최고의 명사수 진종오 선수만을 위해 제작해 선물했었다는 빨간색이 도드라지는 권총에는 자신이 세운 세계 신기록WR583를 새겨져 있었구요. 모자에 시계까지 빨간색으로 색맞춤을 한 진 선수의 패션감각도 다른 선수들과는 남달라 보였던 경기였습니다.
진행자) 한국-베트남-북한, 이렇게 세나라 국기가 올라간 시상식도 의미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국가의 이름은 서로 달랐지만 어떻게 보면 모두 한국-한반도로 하나로도 볼 수 있었던 시상식이었습니다. 은메달의 베트남 호앙 쑤안 빈 선수는 한국인 박충건 감독이 지도를 했구요. 북한의 김성국 선수 역시 한민족으로 ‘하나’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던 시상식이었다고 한국 언론이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김성국 선수의 발언이 한국에서 부각되고 있는데요. 진종오 선수와 나란히 앉아 기자회견을 했던 김성국 선수, 1위에 오르지 못한 건 아쉽다면서도 둘이 하나가 되면 더 큰 하나의 메달이 되는 것이 아닌가, 1등과 3등이 하나의 조선에서 나오면 더 큰 메달이 된다고 말한 내용에 한국 언론들은 북한 선수가 리우올림픽에서 ‘통일’을 의미하는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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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폭염에도 전기세 걱정 때문에 집에서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며칠 전에 전해드렸었는데요. 지금의 ‘전기세 누진제’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전기요금폭탄을 맞을까 봐 에어컨이 있어도 선풍기 바람만 쐬고 있는 많은 서민가정에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가정용 전기에만 누진세를 적용하고 있는 지금의 전기요금 체계는 전기회사에 부당이익을 주고 있다며 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드렸었는데요. 이례적인 폭염에 그런 걱정의 목소리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조만간 좋은 방안을 검토해 발표하겠다고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며칠 전에 한국 정부의 입장이 개편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지난 9일 산업부가 그런 내용의 발표를 했습니다. 가정용 전기의 누진제 개편은 전력대란에 대한 우려와 ‘부자감세’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었는데요. 이후 정부 발표에 조목조목 반대 이유를 지적하며 누진제 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더 구체화 되면서 이틀 만에 상황이 달라진 것입니다.
진행자) 전력대란 걱정은 이해가 가는데, ‘부자감세’ 문제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기자) 누진세 완화가 서민이 아닌 부자들에게 세금 혜택을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누진제는 전기를 적게 쓰는 쪽에는 싼 요금제를,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는 비싼 요금제를 매기는 것인데요. 요금을 전반적으로 조정하면 많이 쓰는 사람(부자)이 혜택을 받고 서민들이 오히려 부담이 늘 것이라는 것이 정부가 누진세를 개편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발표에 반발이 더 거세졌는데요. 1970년대 비산유국으로서 전기를 아껴야 했을 때 만들어진 전기세 체계와 용량 제한을 지금 시대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시대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론화 된 것입니다. 또 한국 전체 전기사용량의 13%에 불과한 가정용 전기 사용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전력대란으로 이어진다는 산업부의 우려는 가능성이 낮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기세 누진제 개편의 타당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로서는 무엇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민생문제가 되겠군요.
기자) 가정용 전기 누진세에 이어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도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이 더해졌습니다. 학사일정 문제로 조기 개학을 한 일부 고등학교들도 전기세 걱정 때문에 에어컨이나 TV모니터 등 교육용 전자기기를 충분히 가동하지 못해 수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인데요. 전교생 1700여명 월 전기료1천만원 이상이라는 어느 학교들이 개학하자 마자 휴업을 했고, 단축수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에 가정용 전기 누진세 뿐 아니라 한국의 전반적인 전기요금 체계를 현실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져 있습니다.
진행자) 여론의 힘이 정치권과 정부를 움직인 셈이네요.
기자)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 (리얼 미터 8.11)에서는 국민의 80.9%가 지금의 누진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여당 의원이 앞서 누진세 개편법안을 냈고, 야당 의원들도 대통령이 국민에게 누진세 폐지를 선물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언급한 ‘조만간’의 시기는 8월 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산업부 산하 전기위원회 회의에서 관련 논의와 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을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