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트럼프 상호 비방 가열...공군 조종사 부족 심각

힐러리 클린턴(왼쪽)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상대방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오늘도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미 공군이 심각한 전투기 조종사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소식, 또 합법화 논란이 일고 있는 마리화나에 대해 연방 마약단속국이 마리화나를 여전히 마약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정되지 않은 발언으로 늘 논란을 몰고 다닌다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이메일 문제로 계속 곤혹을 치르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화요일(9일) 보수 성향의 시민 단체 ‘사법감시 (Judicial Watch)’는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으로 일할 당시에 오간 이메일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클린턴 후보의 국무부 보좌관들과 클린턴 재단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인데요. 보수 세력은 클린턴 재단 후원가들이 국무부로부터 특혜를 받았음을 보여주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클린턴 후보 측은 이런 의혹이 나올 때마다 부인해왔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재단 후원가들이 국무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고 했는데, 어떤 식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건가요?

기자) 예를 들어서 당시 클린턴 재단 관계자였던 더글러스 밴드 씨가 당시 클린턴 국무장관의 보좌관에게 보낸 이메일을 보면, 특정인을 위해 국무부 내 일자리를 알아봐 달라고 청탁하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밴드 씨는 또 2009년에 클린턴 재단 후원가 가운데 한 사람을 국무부 내 레바논 담당자와 연결해 달라고 요청했는데요. 그러자 후마 애버딘 국무부 보좌관은 제프 펠트먼 당시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에게 얘기해 놓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펠트먼 대사는 수요일(10일)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당시 그런 사람을 소개 받은 일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 측은 이런 내용의 이메일이 공개된 데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이들 이메일은 클린턴 후보 자신이나 재단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는데요. 클린턴 후보의 보좌관들과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보좌관들 사이에 개인적으로 오간 내용일 뿐이란 겁니다. 하지만 수요일(10일) 버지니아 주에서 선거 유세에 나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이런 이메일 문제를 지적하면서 클린턴 후보를 공격했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A couple of very bad ones came out…”

트럼프 후보는 아주 좋지 않은 내용의 이메일이 몇 개 공개됐다고 말했는데요. 돈으로 특혜를 산 경우라면서, 사실이라면 불법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또 최근 자신의 발언이 폭력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는 것과 관련해서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고 편파적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논란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가 지난 화요일(9일) 연설에서 클린턴 후보가 미국인들의 총기 소지 권리를 훼손할지 모른다고 말했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서 자신의 성향에 맞는 사람을 연방 대법관 자리에 앉힌다면, 그때 가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수정헌법 2조 지지자들, 그러니까 총기 소지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뭔가 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뭔가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 발언을 트럼프 후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폭력을 조장하는 발언이다,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에게 해를 입히라는 발언으로 해석해서 논란이 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 측은 정치적인 운동을 의미했을 뿐이라며 반박했습니다. 총기 소지 옹호가들이 11월 선거에 꼭 참여해서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하자는 운동을 펼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클린턴 후보 지지자들은 이런 해명을 거부하고 있는데요. 클린턴 후보 역시 수요일(10일)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 후보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말입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Words matter my friends…”

클린턴 후보는 말이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대통령 후보나 미국 대통령이 하는 말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겁니다.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기질을 볼 때 미군 통수권자가 되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 최근 공화당 의원이나 공화당 행정부에서 일했던 전직 관리들 가운데 트럼프 후보 지지를 거부하고, 심지어 클린턴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사람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이들이 트럼프 후보에 맞서 일어서는 모습에 감명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월요일 (8일) 트럼프 후보가 경제 관련 정책을 설명하는 연설을 했는데요. 목요일(11일)은 클린턴 후보 차례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후보와 마찬가지로 오늘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시에서 경제 공약을 밝히는 연설을 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수요일(10일) 아이오와 유세에서도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췄는데요. 자신의 경제 계획을 통해 1천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기간산업 건설과 깨끗한 재생 에너지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이를 통해 상위 계층만이 아니라, 모든 미국인을 위한 경제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트럼프 후보는 기업에 대한 세금, 즉 법인세 세율을 크게 낮추고 여러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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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공군이 전투기 조종사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원래 필요한 전투기 조종사 수는 약 3천500명인데, 현재 500명 정도가 부족한 상황이고요. 올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 말까지 부족한 조종사 수가 약 700명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필요한 인원의 20% 이상이 부족한 상황이 되는 건데요. 데이비드 골드파인 공군 참모총장은 ‘위기’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그런가 하면, 데버러 제임스 미 공군 장관은 이런 상태라면 몇 년 내에 무려 1천 명이 부족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건가요?

기자) 네, 최근 민간 항공사들이 적극적으로 공군 출신 조종사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한 가지 요인이고요. 잦은 해외 배치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자, 이를 부담으로 느끼고 공군을 떠나는 경우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예산 삭감에 따른 훈련 부족도 문제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습니다. 골드파인 공군 참모총장은 1980년대 자신이 대위였을 때는 1년에 세 차례 대규모 공군 훈련과 한 차례 육군 훈련에 참여했는데, 요즘 조종사들이 받는 훈련은 그 절반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전투기 조종사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미 공군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조종사들이 공군에 오래 복무하도록 독려하기 위한 보너스 액수를 늘릴 계획입니다. 현재 공군 조종사들은 훈련 과정을 끝낸 뒤에 10년 동안 근무하게 돼 있는데요. 이후 근무를 연장하는 조종사들은 한 해 2만5천 달러의 보너스를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액수가 지난 1999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는 건데요. 공군은 이 보너스 액수를 한 해 4만8천 달러로 올리는 안을 의회에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연방 하원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공군이 제안한 액수를 더 올려서 한 해 6만 달러의 보너스를 제공하는 안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의회 역시 조종사 부족 현상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는 거죠.

진행자) 요즘 미군이 무인기도 많이 이용하는데요. 무인기 조종사는 어떻습니까?

기자) 무인기 조종사 역시 부족한 상황입니다. 현재 미 공군은 근무 연장을 신청하는 무인기 조종사들에게 1년에 2만5천 달러 보너스를 지급하는데요. 이를 3만5천 달러 수준으로 올리는 안을 고려 중입니다. 공군은 또 F-16 전투기 조종사들의 훈련을 위해서 새로 공군 기지 2곳을 마련하기 위해 부지를 물색 중인데요. 올해 말까지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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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마약의 일종인 마리화나, 흔히 대마초라고도 하죠? 이 마리화나의 합법화 논란이 미국에서 계속돼오고 있는데요.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마리화나를 마약으로 간주하는 결정을 내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 마약단속국(DEA)이 목요일(11일) 마리화나를 위험한 약물이자 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마약으로 분류해놓은 현행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연방법상 대마초를 사용하는 건 불법이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와 로드아일랜드 주의 전 주지사들이 마리화나를 마약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한지 검토해달라고 마약단속국에 요청했었는데요. 이 두 주는 현재 의료용 마리화나가 합법입니다. 이런 요청에 따라 마약단속국이 마리화나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던 건데요. 하지만 목요일(11일) 마리화나를 현행 그대로, 헤로인이나 코카인과 같은 마약으로 분류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마리화나 사용을 계속 불법으로 하겠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마약단속국은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 우선 남용할 우려가 있고 또 현재 미국에서 의료용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점을 꼽았는데요. 의료인의 지시에 따라 사용한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안전성이 받아들일 만한 수준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진행자) 연방법은 마리화나를 불법 마약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미국의 여러 주가 주 법으로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 워싱턴 D.C.와 25개 주가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을 법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50개 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의료용 마리화나를 인정하고 있는 셈이죠. 또 워싱턴 주와 오리건 주, 콜로라도 주, 아칸소 주와 워싱턴 D.C.는 오락용 마리화나를 인정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마리화나를 담배처럼 기호품으로 인정하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여러 주가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시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현재 연방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마약단속국이 마리화나 사용은 여전히 불법으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마리화나에 대한 연구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구를 위한 마리화나 재배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마약단속국이 연구용 마리화나 재배를 인정한 곳은 미시시피 대학 단 한 곳에 불과합니다. 지난 1968년부터 마리화나를 연구해오고 있는데요. 마약단속국은 앞으로 연구를 목적으로 한 마리화나 재배를 더 많이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약단속국은 따라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아래 연구를 위한 마리화나의 보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