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오늘(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당국에 핵 도발 위협을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또 북한 간부와 주민들에게 통일시대를 열어 가는데 동참하기를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북한 당국에 핵 개발과 도발 위협 중단 등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대남 도발 위협을 즉각 중단하기 바랍니다. 우리 국민을 위협하고 대한민국을 위협하기 위한 어떤 시도도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며, (그런 시도를) 하면 할수록 국제적 고립은 심화되고, 경제난만 가중될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 당국에 주민들이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영위할 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북한 주민들의 참상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사회에 혼란과 갈등을 야기하려는 시대착오적인 통일전선 차원의 시도도 멈추어야 할 것이며 북한 당국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나온다면 언제라도 평화와 공동번영으로 나아가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례적으로 북한 김정은 정권의 최고위층이 아닌 간부와 주민들에게 통일의 비전과 미래상을 제시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북한 당국의 간부들과 모든 북한 주민 여러분, 통일은 여러분 모두가 어떠한 차별과 불이익 없이 동등하게 대우받고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핵과 전쟁의 공포가 사라지고 인간의 존엄이 존중되는 새로운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는데 동참해 주기 바란다’고 북한 주민에게 직접 호소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북한 주민들에게 통일이 희망이 될 수 있는 만큼 변화에 동참해 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국민의 생명이 달려 있는 문제’라고 평가하고 ‘이는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자기비하와 비관, 불신과 증오는 결코 변화와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 그리고 ‘함께 가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지금의 어려운 과제들을 극복해 나가자"고 호소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광복절 71주년 경축사에 대해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그동안 남북관계에 대한 견해가 전체적으로 집약됐다고 평가하고 통일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의 역할에 대해 언급한 것은 특징적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동국대 북한학과]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개별적인 이야기들을 이번 경축사에서 전체적으로 집대성했다는 차원에서 의미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과 주민들을 분리해서 앞으로 남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차원의 상당히 특징적 언급이 있었습니다. 다만, 남북관계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구체적인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
한편 북한도 광복절을 맞아 ‘통일의 대통로’를 열어 나가야 한다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향한 충성을 강조했습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1면 사설에서 ‘조국이 해방된 지 70여 년이 됐지만 민족분열의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며 ‘통일은 민족 최대의 과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이어 ‘자강력 제일주의’를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을 수반으로하는 당 중앙위원회와 금수산태양궁전을 결사보위 해야 한다고 독려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