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터키 내 핵무기 루마니아 이전"…아베, 일본총리 첫 쿠바방문 계획

터키 인지를릭 기지에 배치된 A-10 '썬더볼트'(앞쪽) 전투기 등 미군 장비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터키 정부가 지난달 군사반란을 진압한 뒤 연루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작업을 진행하면서, 독재와 인권탄압 논란으로 미국과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데요. 미국이 터키에 배치했던 핵무기들을 루마니아로 이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마니아는 러시아의 ‘코앞’에 있는 국가여서,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현역 일본 총리 최초로 아베 신조 총리가 쿠바 방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대회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터키에 배치했던 핵무기들을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요?

기자) 미국이 터키 인지를릭 공군기지에 배치했던 전술 핵무기들을 루마니아의 데베셀루 공군기지로 이전하기 시작했다고 ‘유랙티브’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루마니아 언론들도 관련 보도를 잇따라 내놨습니다.

진행자) 핵무기를 옮긴다는 게 쉽지 않은 작업일 텐데, 왜 이런 일이 진행되는 걸까요?

기자) 터키의 인지를릭 공군기지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IL 격퇴전을 주도하고 있는 미군이, ISIL 근거지인 이웃나라 시리아와 이라크에 대한 공습작전을 위해 전투기들을 출격시키는 데 사용하는 곳입니다. 그만큼 미국의 중동지역 전략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시설인데요, 최근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사회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에 따라, 미국이 인지를릭 기지의 중요도를 덜어내기 위한 작업을 수행중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기자) 지난달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반대하는 일부 군부세력이 반란을 일으켰다가 진압됐는데요, 터키 정부 측은 반란 연루세력에 대한 대규모 숙청작업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에 따라 입법권 일부와 사법권을 포함해 주요 국가권력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집중되면서, 미국과 서방 측은 독재와 인권탄압을 우려하는 중입니다. 미국은 터키 정부가 반란 배후 인물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흘라흐 귈렌에 대한 추방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요, 터키는 당초 불편한 관계였던 러시아와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전면적인 관계 복원’을 선언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시 핵무기 이전 문제로 돌아가서요, 미국이 터키에 있는 인지를릭 기지의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달 군사반란 진압 당시 터키 당국은 ‘쿠데타 주도세력이 주둔한 곳’이라고 주장하면서 인지를릭 공군기지의 전기공급을 차단했습니다. 미군 소속 항공기의 이착륙을 금지시키는 조치도 단행했고요, 기지를 지휘하는 터키군 고위 장교를 체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인지를릭 기지의 운용 안전성이 저해된 상황에 대해, 미국과학자협회(FAS)의 핵무기 전문가 한스 크리스텐슨은 “터키와 인지를릭 기지의 보안 상황이 미국 핵무기를 비축할 안전기준에 더 이상 들어맞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터키에 있던 핵무기들을 루마니아로 옮긴다고요?

기자) 미국은 인지를릭 기지에 배치했던 B16 전술 핵폭탄 약 50기를 루마니아의 데베셀루 공군기지로 이전시키는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마니아 데베셀루 공군기지는 옛 소련 시절에 소련 당국이 대 서방 전략시설 가운데 하나로 건설한 곳입니다.

진행자) 소련이 전략 시설로 만들었던 곳에 미국이 핵무기를 들여놓는다면, 러시아에서 반발하겠군요?

기자) 네. 데베셀루 기지는 전통적으로 소련과 러시아의 세력권이었던 동유럽 한복판에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13년부터 이곳에 미사일방어 시스템 (MD) 구축을 위해 약 8억달러를 투입했는데요, SM-3 요격 미사일과 이지스 레이더 시스템 등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마니아의 데베셀루 공군기지가 이처럼 미국의 MD 체계에 포함되는 과정에 러시아가 극력 반발했었고요, 이번 핵무기 이전 작업이 완료되면 이 지역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관측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일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미국 정부는 핵무기 이전과 관련된 언급을 아직 내놓지 않았지만, 향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마니아 데베셀루 기지 운영과 관리의 실무작업을 담당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측은 “나토 동맹국은 미국의 핵폭탄이 안전하게 보관되도록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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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의 아베 총리가 쿠바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요?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달 쿠바 방문을 계획 중이라고 오늘(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을 비롯한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9월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한 뒤 귀국길에 쿠바에 들르는 일정인데요, 아베 총리는 재임 중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하는 일본 총리가 됩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의 쿠바 방문 목적이 뭔가요?

기자) 아베 총리는 일본 기업들이 쿠바에 진출하는데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을 비롯한 쿠바의 주요 실력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지난해 미국이 쿠바와 국교를 회복한 이후 쿠바 경제가 빠른 속도로 활성화되고 있는데요, 이를 틈타 일본 정부가 쿠바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양국 관계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일본기업들이 쿠바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오랫동안 미개발 상태로 보존돼온 쿠바 현지의 광물 자원 개발이나, 도로와 교량을 비롯한 사회 기반시설 건설 등에 일본 기업들의 참여 기회가 열릴 가능성을 일본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리카르도 카브리사스 루이스 쿠바 각료회의 부의장이 미국과의 국교회복 시점에 일본을 방문했었는데요, 도쿄에서 진행한 쿠바투자 설명회에 자원개발회사와 건설업체 등 200여개의 일본 기업이 참가했습니다. 아베 일본 총리는 루이스 부의장에게 쿠바 경제개발을 위한 무상협력 자금 제공을 검토하겠다고도 제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쿠바 공산혁명 이후에도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해왔다고요?

기자) 일본 정부는 미국이 쿠바와의 국교를 단절한 1959년 쿠바 혁명 후에도 쿠바와 외교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쿠바가 중남미 국가들과 아프리카에 일정 부분 영향력이 있기 때문인데요, 일본은 미국이 쿠바와 관계를 끊은 뒤 정치· 경제적인 교류는 삼가해왔지만, 문화와 체육 부문 등 민간이 중심이 된 분야에서는 적극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왔습니다. 최근 수년 동안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이 쿠바의 유명 선수들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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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소식 듣겠습니다.

기자) 어제(17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현지의 메인프레스센터, 세계 각국 기자들이 모여있는 종합 보도실에는 ‘22일까지 사물함 열쇠를 반납해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이제 대회가 종착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인데요, 날이 갈수록 열기가 더하면서 각국 선수들도 다양한 종목에서 보기드문 명승부를 펼치고 있습니다.

[녹취: 미국 여자 허들 100m 금은동 석권]

기자) 어제 진행된 여자 육상 100m 허들 결선 경기,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NBC 현장 중계로 들으셨는데요, 미국 대표단이 이 경기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휩쓸었습니다. 1972년 뮌헨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 된 여자 허들 100m에서 한 나라가 금, 은, 동메달을 모두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은 이날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한꺼번에 수확하면서 207개 참가국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진행자) 한국대표팀에서도 금메달이 나왔죠?

기자) 네. 이날 한국의 ‘메달 밭’이라고 할 수 있는 태권도에서 여자 49kg급의 김소희 선수가 정상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김소희 선수의 활약으로 닷새 만에 7번째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녹취: 김소희 여자 태권도 시상식]

기자) 김소희 선수 시상식 현장 중계 들으셨는데요, 한국은 태권도에서 남자 58kg급의 김태훈 선수가 동메달을 추가했습니다. 북한은 여자 레슬링에서 메달 획득이 기대됐던 김현경 선수가 자유형 48kg급 1회전에서 러시아 선수에 패해 탈락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각 종목 일정을 마친 선수들이 속속 귀국하는 중인데, 브라질 당국이 미국 선수들의 출국을 막은 일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브라질 경찰이 어제(17일) 밤 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에 탄 미국 수영대표 선수 잭 콩거와 군나르 벤츠를 연행했다고 미국 올림픽위원회가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 선수들이 리우에서 무장 강도를 당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이들 선수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게 브라질 당국의 판단입니다. 브라질 경찰은 이들 두 선수 외에 또 다른 미국 올림픽 대표선수 2명을 잡기 위해 선수촌을 급습했지만, 이들이 이미 선수촌을 떠난 뒤였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가 자칫 외교 문제로 발전할 것이 우려된다고요?

기자) 리우에서 강도을 당했다는 미국 선수들의 주장이 거짓으로 확인될 경우 무고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어서, 사실상 억류 상태인 이들 미국 올림픽 대표 선수들을 둘러싼 문제는 미국과 브라질 사이의 외교문제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브라질 법은 범죄를 거짓 신고하면 6개월의 구금과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각국 종합성적 순위 살펴보죠.

기자) 현지 시간으로 대회 13일째를 맞는 오늘(18일) 아침 현재 미국이 종합순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금메달 30개, 은메달 32개, 동메달 31개, 총 93개의 메달을 거둬들였고요, 이어 금메달 19개, 은메달 19개, 동메달 12개의 영국이 2위입니다. 중국은 금메달 수에서 영국과 같은 19개를 기록하면서 은메달 15개, 동메달 20개를 더한 총 메달 수는 영국보다 많지만 은메달 수에서 뒤져 3위를 달리는 중이고요, 한국은 금메달 7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로 1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날 성적 변화가 없었던 북한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21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