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서울인권사무소장 "평양 생존 확인 납북자 21명, 유엔서 다뤄지게 노력"

시나 폴슨 유엔 북한인권 서울사무소장. (자료사진)

한국 내 민간단체인 납북자가족모임은 한국전쟁 이후 북한에 납치된 한국인 21명이 평양에 생존해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유엔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시나 폴슨 유엔 북한인권 서울사무소장은 이 문제가 유엔에서 다뤄질 수 있도록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민간단체인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지난 2011년 210만 명 규모의 평양시민 명부를 입수한 뒤 자신이 갖고 있는 510여 명의 전후 납북자 명단과 대조작업을 벌여 이 가운데 21명이 평양에 생존해 있음이 밝혀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대표는 그 이후 5년이 지난 1일 서울에서 외신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평양시민 명부라며 명부에 있는 이들의 기록을 공개했습니다.

명부에는 이들의 고향과 거주지, 나이, 결혼 여부, 혈액형, 시민증 번호 등이 기록돼 있습니다.

최 대표가 생존하고 있다고 주장한 납북자 21명 가운데는 납북 어부 10명과 대한항공 KAL기 승무원 3명, 고교생 4명 등이 포함됐고 이들은 대부분 당 연락소와 같은 대남기관에 근무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를 들어 경기도 평택 출신으로 평양 만경대 구역에 거주하는 리민교 씨는 1989년부터 간첩교육기관인 노동당 112 연락소 지도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 씨는 1977년 친구와 홍도에 놀러 갔다가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됐습니다.

어부 문경식 씨와 KAL기 승무원 성경희 씨 등은 북한 노동당전략소에 배치돼 있습니다.

최 대표는 자신이 공개한 이 기록에 대해 한국 정부가 진본임을 확인했다며 증거가 분명한 사안인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유엔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성용 대표 / 납북자가족모임] “7월19일 국회 정보위에서 모 국회의원이 국가정보원장한테 이게 진본이냐 이렇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국가정보원장이 국가가 납북자 문제나 문서를 인정을 하지 않다가 이것은 진본이 맞다고 확인을 했는데…”

이에 대해 간담회에 참석한 시나 폴슨 유엔 북한인권 서울사무소장은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유엔에서 이 문제가 다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시나 폴슨 소장 / 유엔 북한인권 서울사무소] “One of the mechanisms that we do have in U.N. human rights office is WGEID…”

폴슨 소장은 유엔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WEGID)에 관련 정보를 제출하게 되면 북한 정권에 납북자들의 생사 여부 등을 알려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납북자 문제는 수 십 년 동안 끌어온 어려운 문제라며 북한으로부터 즉각적이고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전후 납북자 존재 자체를 부인해 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