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들이 건강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건강 기록을 공개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동부해안 그러니까 대서양 연안에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했다는 소식에 이어서, 미국에서 교사 부족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새 연구 보고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최근 대통령 후보들의 건강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폐렴으로 사흘 동안 선거운동 현장에서 잠시 떠나 있었는데요. 지난 일요일(11일) 9.11 테러 추모 행사장을 떠나면서 비틀거리는 모습의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그러자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 클린턴 후보 측이 수요일(14일) 주치의 소견서를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폐렴 외에 별 이상이 없다는 내용입니다. 클린턴 후보의 주치의 리사 바댁 박사는 컴퓨터 단층 촬영을 통해 클린턴 후보가 폐렴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는데요. 현재 클린턴 후보가 항생제를 복용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잘 회복되고 있고, 건강 진단 결과 나머지는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업무를 수행하기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건데요. 클린턴 후보는 목요일(15일) 오후 노스캐로라이나 주 유세를 시작으로 다시 선거운동에 나섭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 후보의 건강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는데요. 반응이 어떤가요?
기자) 여전히 의구심을 나타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수요일(14일) 오하이오 주 유세에서 한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I don’t know folks. You think Hillary would be able to…”
기자) 네, 클린턴 후보가 과연 1시간 동안 연단에 서 있을 수 있을지 의문이란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나왔는데요. 이에 따라서 트럼프 후보도 목요일(15일) 주치의 소견서를 공개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트럼프 후보는 190cm 키에 몸무게가 107kg으로 정상 체중보다 약간 많이 나가는 편이고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서 약을 복용 중이지만, 그 외에는 모두 정상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두 후보의 건강 문제 살펴봤는데요. 이번에는 두 후보의 재단을 둘러싼 문제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클린턴 일가가 세운 자선단체 클린턴 재단과 관련해서 논란이 일었죠?
기자) 네,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을 지낼 때, 재단 관계자들과 클린턴 후보 보좌관들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재단 후원가들이 국무부로부터 특별 대우를 받았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한동안 이 문제로 시끄러웠는데, 이번에는 트럼프 후보의 재단이 논란이 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2008년 이후 트럼프 재단에 한 푼도 기부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선재단 돈을 개인 용도에 썼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자선활동에 써야 할 재단 돈 2만 달러를 실물 크기 자신의 초상화를 구입하는 데 썼다는 건데요. 이 같은 보도에 따라서, 뉴욕 주 법무부가 트럼프 후보 가족 재단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재단 돈을 정치 후원금에 썼다는 의혹도 나왔죠?
기자) 네, 2013년에 트럼프 후보가 팸 본디 플로리다 주 법무장관 재선운동에 불법으로 2만5천 달러를 기부했다는 건데요. 트럼프 재단 같은 비영리 단체는 정치 후원금을 낼 수 없게 돼 있는데, 재단을 통해 돈이 전달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 측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후보 측은 실수였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본디 장관이 뉴욕의 트럼프 대학에 대한 수사에 동참할지 고려 중이었기 때문에 대가성이 아니었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에릭 슈나이더맨 뉴욕 주 법무장관은 트럼프 재단과 트럼프 대학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를 도우려는 편파적인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후보는 목요일(15일)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대통령이 되면 3.5% 경제 성장을 이루고, 앞으로 10년 동안 일자리 2천5백만 개를 새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선거가 이제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인데, 이번 수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두 후보의 지지율 상황 알아보고 넘어가죠.
기자) 트럼프 후보와 클린턴 후보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과 CBS 방송이 공동으로 시행한 최신 전국단위 여론조사 결과가 오늘(15일) 나왔는데요. 양자 대결의 경우, 클린턴 후보가 46% 대 44%, 근소한 차이로 앞섰습니다. 하지만 녹색당과 자유당 후보들을 포함한 4자 대결에서는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42%로 동률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훨씬 앞섰는데요. 이제 원점으로 돌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오히려 경합주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앞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CNN 방송과 여론조사 기관 ORC가 공동으로 벌인 조사 결과를 보면, 오하이오 주에서 트럼프 후보가 46% 대 41%로 앞섰고요. 플로리다 주에서도 47% 대 44%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 조사에서도 오하이오 주에서 트럼프 후보가 5%p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는데요. 전문가들은 클린턴 후보의 건강 문제, 또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을 “개탄스러운 집단”이라고 표현한 클린턴 후보의 발언 등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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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지난 달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하와이의 해양국가기념물을 확대하면서 세계 최대의 해양보호구역이 탄생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한 달 만에 또 다른 해양국가기념물을 지정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목요일(15일) 미 동북부 뉴잉글랜드 해안의 약 1만3천km2에 이르는 지역을 해양국가기념물로 지정했습니다. 새 해양보호구역은 ‘동북 협곡과 해산 해양국가기념물’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될 텐데요. 미국 역사상 미 동부 해안, 그러니까 대서양에 해양국가기념물이 지정되는 건 처음이라 더욱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네, 앞으로 이 지역에서는 연구 활동과 해저 케이블 설치를 제외한 모든 개발이 금지됩니다. 석유와 가스 등의 시추 활동이 금지되는 건 물론이고요. 여가를 위한 낚시는 가능하지만 상업적인 어업 활동은 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이 지역에서 활동해 온 게와 바닷가재 잡이 어선들은 앞으로 7년 안에 새로운 어획지를 찾아 떠나야 하는 겁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어렸을 때 하와이에서 자라서 그런지 바다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목요일(15일) 새 해양보호구역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개인적으로도 해양 보호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I grew up in Hawaii…”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는 바다가 멋지다면서 섬에서 자란 사람들은 일찍부터 바다의 고마움을 알게 된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멋진 바다를 후손에게 물려주지 못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해양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해양국립공원의 이름이 ‘동북 협곡과 해산 해양 국립기념물’이라고 하셨는데 이 지역의 해저 지형을 딴 이름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이 지역 해저에 미 서부의 거대 협곡인 그랜드캐년 보다 더 깊은 협곡이 3개나 있고 바닷속의 산이라고 일컬어지는 해산 역시 4군데나 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여기에서 희귀 산호초와 물고기, 고래와 거북이 등이 서식하고 있다며 이런 해양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해양국립기념물로 지정하게 됐다고 지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환경 문제, 자연 보호 문제에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많은 국가기념물을 지정한 대통령이기도 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퇴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새로 지정하거나 확대한 국가 기념물이 20곳이 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하와이에 있는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국가기념물의 면적을 현재의 4배인 150만km2로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세계 최대의 해양보호구역이 탄생하기도 했죠.
진행자) 올해가 미국 국립공원관리국이 설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 아닙니까? 그래서인지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이 더 의미가 있다는 반응인데요.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회가 될 때마다 국립공원이나 국가기념물을 찾아 연설하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곤 했는데요. 참고로 연방차원에서 관리하는 국립공원의 경우 연방 의회만이 지정할 수 있지만, 국가기념물의 경우 1906년에 제정된 국가 유물법에 근거해서 대통령 권한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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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교사가 부족하다는 얘기가 자주 나오는데요.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학습정책협회(LPI)가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교사 부족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부족한 교사 수가 6만 명에 달했는데요. 1990년대 이후 최악의 수준이라고 합니다. 2018년에 이르면, 10만 명 이상이 부족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조처가 시급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왜 이렇게 교사가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기자) 네, 교사 수요는 늘어난 반면에, 공급은 부족하기 때문이죠. 2008년 이후 경기 침체로 각급 학교가 여러 프로그램을 축소하면서 많은 교사가 교육 현장을 떠났는데요. 그 뒤 교직에 지원하는 사람이 줄고 있습니다. 2009년의 경우, 교사 양성 과정에 등록한 사람의 수는 69만 명이 넘었는데요. 2014년에는 약 3분의 1이 줄어든 45만 명에 그쳤습니다. 최근 경기가 회복되면서 학교들이 폐지했던 프로그램을 부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를 맡아줄 교사가 부족한 겁니다.
진행자) 이런 현상이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일인지요? 아니면 지역별로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네, 교육부에 따르면, 미국 내 모든 주에서 교사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일부 주의 경우, 더 심각한 상황이긴 합니다. 특히 빈곤 지역이나 소수계가 많은 학교의 경우, 교사를 구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과목별 차이도 있는데요. 수학과 과학, 특수교육 담당 교사, 또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교사가 특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교사들이 교직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직업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교사들의 이직율이 매우 높은 편인데요. 교직을 떠나는 교사들 가운데 약 3분의 2가 은퇴 연령이 되기 전에 그만 둡니다. 그래서 교사들의 직업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하면, 이런 교사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교사 보수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교사들의 보수는 다른 대학 졸업생들이 받는 연봉에 비해서 20% 정도 낮습니다. 그동안 수업 시간이 늘고 수업 준비 시간은 줄어드는 등 교사들에 대한 부담은 커졌지만, 1990년대 이후 교사 봉급 인상은 정체됐는데요. 보수 수준을 높이고 혜택을 늘린다면, 교직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