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주말 뉴욕과 뉴저지 주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사건의 용의자가 월요일(19일) 체포됐는데요. 국제 테러조직에 연계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 진행 상황 먼저 알아보고요. 이번 사건에 대한 대통령 후보들의 반응도 살펴봅니다. 또 오바마 행정부가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해 연방 정부 차원의 안전 지침을 마련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소개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 동북부 뉴욕과 뉴저지 주에서 폭탄이 터지고 폭발물이 발견되면서 많은 사람이 불안해 했는데요. 용의자가 월요일(19일) 검거됐죠?
기자) 네, 경찰이 월요일(19일) 28살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아흐마드 칸 라하미를 총격전 끝에 체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라하미와 경관 2명이 부상을 입었는데요. 부상 정도가 그렇게 심하지 않아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진행자) 당국이 어떻게 라하미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검거에 나섰는지, 그 과정 좀 전해주시죠.
기자) 네, 경찰은 감시 카메라에 찍힌 라하미의 모습과 폭발물에 남은 지문을 단서로 일찌감치 라하미를 용의자로 지목해 추적했습니다. 월요일(19일) 아침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라하미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한 뒤, 뉴저지 주 엘리자베스 시에 있는 라하미의 집을 급습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뉴저지 주 린덴의 한 술집 계단에 수상한 남자가 잠들어있다는 신고가 들어왔고요. 출동한 경관이 총격전 끝에 라하미를 검거한 겁니다. 라하미는 양 손을 위로 올리라는 경관의 말을 무시하고, 먼저 총을 쐈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에 뉴욕과 뉴저지 주 여러 곳에서 폭발물이 발견됐는데, 모두 라하미가 벌인 일인가요?
기자) 당국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토요일(17일) 뉴저지 주에서 마라톤 경기를 앞두고 폭발한 파이프 폭탄, 또 이날 밤 뉴욕 맨해튼 첼시 인근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일요일 밤(18일) 늦게 뉴저지 주 엘리자베스에서 발견된 폭발물 모두 라하미와 관계가 있다고 보고 수사 중입니다. 첼시 사건의 경우, 쓰레기통 속에서 압력밥솥을 이용해 만든 사제폭탄이 폭발해 29명이 다쳤는데요. 다른 곳에서는 인명피해가 없었습니다.
진행자) 말씀하신 대로 당국이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는데요. 혹시 국제 테러조직이 배후에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이른바 ‘외로운 늑대’라고 하는 개인의 단독 범행인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하는데요.
기자) 국제 테러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윌리엄 스위니 FBI 뉴욕지부 부소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스위니 부소장] “I have no indication…”
기자) 뉴욕 일대에 테러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는 정황은 없다는 건데요. 아직까지 용의자는 라하미 한 사람뿐입니다만, 당국은 라하미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입니다.
진행자) 현재 라하미에게 어떤 혐의가 적용되고 있습니까? 테러 혐의가 적용됐나요?
기자) 아직은 아닙니다. 라하미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기 때문에, 5 건의 살인 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라하미에게 정식으로 테러 혐의를 적용하려면, 좀 더 수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 미국을 놀라게 한 라하미,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말씀 드린 대로 올해 28살이고요.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서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 온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귀화 미국인입니다. 라하미의 가족은 뉴욕 교외인 뉴저지 주 엘리자베스에서 튀김닭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데요. 라하미는 대학을 중퇴한 뒤, 식당 일을 도우며, 이 식당 위에 있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왔습니다. 식당 손님들 가운데는 라하미가 평범한 사람이고 인상이 좋았다면서, 폭탄 테러 용의자로 밝혀진 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손님들에겐 평범한 사람이란 인상을 줬는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폭탄 테러를 꾸미게 됐을까요?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수사당국이 바로 그런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라하미는 아프가니스탄에 여러 차례 다녀왔고, 2011년에는 파키스탄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라하미의 친구는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라하미가 몇 년 전에 아프가니스탄에 다녀온 뒤, 이슬람교에 깊이 빠지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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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이번 폭탄 테러 사건이 미국 대통령 선거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공화당과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반응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번 사건에 따라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테러 방지와 이민 문제를 두고 공방전을 벌였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월요일(19일) 미국의 현행 이민제도를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위험한 인물을 충분히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Now we learned today…”
기자) 트럼프 후보는 이날(19일) 나온 국토안보부 자료를 근거로 위험한 지역 출신 이민자 858명이 추방 대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당국의 실수로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며 비판했습니다. 미국 이민제도에 구멍이 있다는 건데요. 이민 안보가 바로 국가 안보라고 강조하면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역사상 그 어느 대통령 후보보다도 더 개방적인 이민 정책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클린턴 후보 역시 이민자들에 대한 신원조회 과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잠재적인 테러분자들을 가려낼 수 있는 체계를 잘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We should also launch…”
기자) 정보 수집 능력을 강화해서 테러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방지해야 한다는 건데요. 또 실리콘 밸리의 첨단 기업들과 협력해서, 테러 조직의 선전 활동과 단원 모집 활동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클린턴 후보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강경한 반이민 발언이 오히려 테러조직을 돕는다고 비판했는데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 같은 테러 조직이 트럼프 후보의 발언을 선전에 이용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네, 이렇게 이민 문제에 대해서 두 후보가 상반된 입장을 보였는데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연방 의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현행 이민제도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중도 사퇴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 미국 정부가 이민수속 절차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습니다. 테러범들에게 시민권이나 난민 자격을 줘선 안 된다는 건데요. 그런가 하면 역시 공화당 소속인 제프 던컨 하원의원은 국무부가 테러 피난처로 규정한 나라에서 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모든 종류의 이민을 당분간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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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요즘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운전자 없이 자동으로 운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데 비해 규제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서 안전성 논란이 있었는데요. 드디어 오바마 행정부가 자율주행 자동차에 관한 안전 지침을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앤서니 폭스 미 연방교통부 장관이 월요일(19일) 운전자 없이 차량에 장착된 컴퓨터가 운행하는 차량 즉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한 안전 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폭스 장관은 성명을 통해 각 주는 자율주행 차량 등록제를 시행하고, 사고가 났을 때 법적 책임에 대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미국 정부가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안전 지침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법적인 규제는 아니고, 정부 차원에서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자율주행 차량이 도로를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안전 지침을 마련하게 된 이유를 밝혔는데요. 연방 교통부와 함께 안전 지침을 마련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의 제프리 진츠 국장은 성명을 통해 “미래에 여러분이 운전대에서 손을 놓은 채 운전하고, 출퇴근길이 지치고 짜증 나는 길이 아닌 편안하고 생산적인 길이 되기를 상상해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자율주행 차량으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생명을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자, 그럼 정부 지침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보죠.
기자) 네, 교통부가 발표한 안전 지침에는 자율주행 차량의 설계와 개발에 관한 15가지 항목이 포함돼 있습니다. 우선, 자율주행 차량의 개념과 기능에 대한 기준, 또 기술적 결함 시 관리 요령, 운행 자료 기록, 정보 공유 능력,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와 해킹으로부터의 보안 등의 내용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에 발표된 자율주행 차량 관련 지침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의사를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월요일(19일) 피츠버그 지역 신문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에 글을 기고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기고 글에서 지난해에만 미국에서 3만5천200명이 교통사고로 숨졌고 이 가운데 94%는 운전자의 실수나 선택에 의한 사고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자동차는 매년 수만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잠재성이 있고 특히 운전이 어려운 노인이나 장애인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며 교통 체증과 환경 오염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에 대한 기준이 우선 마련되어야 한다며 정부가 안전 지침을 내놓은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벌써 자율주행 차량이 시험운행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은 물론이고 첨단기술 업체들이 최근 앞다퉈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하고 있고요. 운전자가 탑승해 감독하는 상태에서 운행하는 자율주행 차량은 이미 미국의 일부 거리를 누비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에 플로리다에서 자율주행 차량에 탑승한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율운행 차량에 대한 안전성 논란과 함께 정부 차원의 규제 방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