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B-1B 폭격기 재출격, 군사분계선 부근 시위 비행

21일 괌에서 발진한 미 공군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2대가 군사분계선 주변을 비행한 후, 1대는 21일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B-1B가 한국에 착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오늘(21일) 태평양 괌에서 발진한 장거리 전략폭격기 2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하며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폭격기들은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에 인접한 상공으로 항로를 설정함으로써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이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군사적 대응 조치로 21일 장거리 전략폭격기인 B-1B ‘랜서’ 2대를 한반도 상공에 또다시 전개하며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에 나섰습니다.

B-1B ‘랜서’ 폭격기들은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채 군사분계선에서 30km 안팎 떨어진 경기도 포천의 미군 훈련장 상공을 거쳐 오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미 공군 폭격기가 분사분계선 인근까지 근접해 항로를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미군 전략폭격기가 이 같은 비행루트를 설정한 것은 이례적이며 이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한 것은 지난 13일에 이어 8일 만입니다.

미 공군 B-1B 2대는 21일 오후 1시 10분쯤 오산기지 상공에 도착해 앞뒤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저공비행을 하다 1대는 곧바로 괌 기지를 향해 떠났고 1대는 선회비행을 거쳐 오산기지에 착륙했습니다.

B-1B 전략폭격기의 한국 착륙은 이례적인 일로 이 폭격기는 한시적으로 오산기지에 머물며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1일 괌에서 출격한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2대(가운데)가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 상공에서 미군 F-16 전투기 2대(위), 한국군 F-15K 전투기 2대(아래)와 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제7공군 사령관 토마스 버거슨 중장은 보도자료에서 ‘대한민국과 미국의 유대는 철통같이 굳건하며 이 공약의 힘은 북한의 공격적인 행동에 의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버거슨 중장은 이와 함께 B-1B 전략폭격기의 한국 상공 전개와 착륙은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선택사항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빈센트 브룩스 미-한 연합사령관은 ‘미국은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브룩스 미-한 연합사령관입니다.

[녹취: 빈센트 브룩스/ 미-한 연합사령관] “ Today’s demonstration provides just one example of the whole range of military capabilities available to this alliance”

브룩스 사령관은 지난 13일 보여준 항공력은 모든 범주에 걸친 미-한동맹의 많은 군사력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B-1B 전략폭격기를 시작으로 미국의 전략무기를 순차적으로 한반도에 투입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됐습니다.

초음속 폭격기인 B-1B는 최대 속도가 음속 2배로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 가운데 가장 빠릅니다. 또 재래식 무기 탑재 능력도 가장 커 다량의 폭탄으로 적지를 융단 폭격할 수 있습니다.

B-1B는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무기 감축 협정에 따라 핵폭탄 탑재 장치를 제거했지만 합동직격탄을 포함한 위력적인 재래식 폭탄을 장착하고 레이더 회피 기능인 스텔스 성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B-1B는 최대 속도로 비행하면 태평양 괌 기지에서 출격한 지 두 시간 만에 평양을 폭격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