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총격사망 샬럿에 비상사태 선포...클린턴-트럼프 '경합주' 공략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에 사망한 직후 항의 시위가 격화되자, 21일 진압장비를 갖춘 경찰 병력이 최루 가스를 터뜨리며 시위대에 맞서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동남부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 비상사태가 선포됐습니다. 최근 경찰 총격으로 흑인 남성이 사망하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되면서 일어난 일인데요.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경합주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클린턴 후보는 장애인 등 소수계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이를 비롯한 선거 관련 소식 알아본 뒤, 흡연이 사람의 DNA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 비상사태가 선포됐군요.

기자) 네, 팻 매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수요일(22일) 밤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배치했습니다. 며칠 전에 경찰 총격으로 흑인 남성이 사망한 데 항의하는 시위가 폭력 사태로 치달았기 때문인데요. 어제 시위 과정에서 총격이 있었고, 1명이 총상을 입은 겁니다. 샬럿 시 당국이 처음에는 사망자가 1명 발생했다고 했다가, 나중에 부상자라고 정정했는데요. 하지만 매우 위중한 상태로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총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졌습니까?

기자)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민간인이 쏜 총에 민간인이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현지 흑인 사회는 경찰 발표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진행자)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시위가 격화됐나요?

기자) 네, 수요일(21일) 시위가 이틀째였는데요. 처음에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시위대 속에서 총성이 울렸고, 이에 흥분한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한 건데요. 시위자들이 주변 상가의 유리창을 깨고 경찰에 돌을 던졌고요. 폭동진압 복장을 한 경찰은 최루탄으로 맞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나왔는데요. 일부 경찰과 기자도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다쳤습니다. 팻 매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배치하면서, “시민이나 경찰에 대한 어떤 폭력이나 기물 파괴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긴장이 고조되면서,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 비상사태까지 선포된 상황인데요. 여기서 이번 시위가 일어난 배경을 좀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지난 화요일(20일) 키스 라몬트 스콧이란 이름의 40대 흑인 남성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지면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 남성의 사망 경위와 관련해서 경찰과 유족 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다른 사건 때문에 한 아파트 단지에 출동한 경찰이 스콧 씨가 차에서 총을 들고 내리는 걸 봤다고 합니다. 경찰이 스콧 씨에게 총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했지만, 스콧 씨가 이를 듣지 않았고요. 결국, 위협을 느낀 경관이 총을 쐈다는 건데요. 하지만 유족의 얘기는 다릅니다.

진행자) 유족 측은 뭐라고 얘기하고 있습니까?

기자) 스콧 씨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총이 아니라 책을 들고 있었다는 건데요. 하지만 커 퍼트니 경찰국장은 현장에서 총만 발견됐고, 책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총을 쏜 경관과 러트니 경찰국장 역시 흑인입니다.

진행자) 양 측의 얘기가 다른 건데,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은 없나요?

기자) 있습니다만,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경관 3명이 옷에 소형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었고, 경찰차에도 카메라가 달려있었다고 하는데요. 제니퍼 로버츠 샬럿 시장에게 동영상을 볼 예정이지만, 현재로써는 일반에게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위대는 동영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수요일(21일) 시위에 참여한 한 남성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 시위자] “Why don’t you tell the police chief…”

기자) 왜 경찰국장에게 동영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하지 않느냐는 건데요. 경찰이 시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다며 분개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몇 년 동안 경찰 총격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도 샬럿 사건 말고 비슷한 일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샬럿 사건을 포함해 지난 1주일 동안 3건입니다. 오하이오 주에서 13살 난 소년이 허리춤에 차고 있던 BB 총을 꺼내다, 이를 진짜 총으로 오해한 경관의 총에 맞아 숨졌고요. 오클라호마 주 털사에서는 테렌스 크럿처란 이름의 남성이 역시 경찰 총격으로 숨졌습니다. 경찰은 크럿처 씨가 자동차에서 총을 꺼내려고 해 위협을 느껴 총을 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크럿처 씨의 유족은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 창문이 닫혀 있었다면서, 총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 자동차에 손을 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흑인 연방 하원의원 모임인 ‘블랙코커스’ 소속의 흑인 의원 10여명이 목요일(22일) 법무부 건물을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 의원은 경찰 총격으로 무고한 흑인이 또 희생됐다고 주장하면서 연방 법무부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고요. 또한,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의회 차원에서 행동을 취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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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번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와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가 있는데요. 이런 주들과는 달리, 선거 때마다 지지 정당이 바뀌는 주들을 경합주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후보들이 보통 이들 경합주에 초점을 두고 선거운동을 벌이죠?

기자) 맞습니다. 경합주라고 하면 펜실베이니아 주와 오하이오 주, 플로리다 주 등이 포함되는데요. 수요일(21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오하이오 주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플로리다 주에서 선거운동을 벌였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특히 도시에 거주하는 흑인 유권자들과 노동자 계층, 클린턴 후보는 장애인 유권자 등 소수계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진행자)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후보의 지지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8월에 나온 폭스 뉴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흑인들 가운데 1%만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는데요. 클린턴 후보 지지율 85%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것이죠. 최근 들어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긴 한데요. 트럼프 후보는 수요일(21일) 오하이오 주 털리도에서 클린턴 후보에 대해 워싱턴을 장악하고 있는 이익단체의 일부라며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They all support the same ideology…”

기자) 클린턴 후보를 포함해 모두 글로벌리즘, 세계 통합주의를 지지한다면서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외국으로 보내면서 자신들의 부를 늘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은 세계의 대통령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면서 지지를 호소했고요. 대통령에 당선되면, 쿠바와의 외교 관계 정상화 등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업적으로 꼽히는 일들을 철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클린턴 후보는 장애인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장애인들은 선거 때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요. 최근 트럼프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장애인들에게도 손을 내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클린턴 후보가 수요일(21일)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연설했는데요. 클린턴 후보의 말입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I am going to fight to give more Americans…”

기자) 장애를 가진 미국인들이 장애가 없는 사람들과 나란히 일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싸우겠다는 겁니다. 지난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 5명 가운데 1명이 어떤 종류든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여기서 두 후보의 지지율 상황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최근 NBC 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실시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가 수요일(21일) 나왔는데요. 자유당과 녹색당 후보까지 포함한 4자 대결에서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43% 대 37%로 트럼프 후보를 6%p 차이로 앞섰습니다. 하지만 전날 나온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 조사에서는 39% 대 37%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2%p 더 높게 나왔습니다. 클린턴 다음 주 월요일(26일)에 대통령 후보 1차 토론회가 열리는데요. 이번 토론회에서 얼마나 좋은 모습을 모이느냐에 따라서 또 지지율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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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흡연이 몸에 좋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겁니다. 흡연으로 인한 질병도 많이 알려져 있고요. 그런데 흡연이 사람의 유전인자 즉 DNA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흡연이 사람의 DNA에 장기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에 참여한 하버드 의과대학 산하기관인 ‘히브루 노화 연구소’의 로비 조한슨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흡연이 DNA의 손상을 주고 그 영향이 30년 이후까지 지속된다는 분명한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결과를 근거로 증거를 찾게 됐다는 걸까요?

기자) 네, 연구진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1만6천 명의 혈액 표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흡연을 한 사람의 경우 인간이 가진 전체 유전자의 약 1/3에 해당하는 약 7천 개 유전자에서 갖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형태의 DNA 메틸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DNA 메틸화란 유전자 형질을 조절하는 화학적인 변형의 일종인데요. 이를 통해 암이나 각종 질병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렇게 흡연으로 손상된 유전자가 평생 회복되지 않는 겁니까?

기자) 그렇지는 않다고 합니다. 담배를 끊고 5년이 지나면 DNA의 메틸화 현상이 담배를 피우기 전의 상태로 대부분 돌아간다고 합니다. 사람의 몸이 흡연의 해로운 영향으로부터 스스로 회복을 한다는 거죠. 하지만 일부 유전자의 경우 30년이 지나도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저자인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의 스테파니 런던 박사는 담배가 DNA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는 것도 중요한 발견이지만 담배를 끊고 난 이후까지 DNA에 흡연의 영향이 남아 있다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유전자의 형질은 다음 세대로 유전이 되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흡연의 악영향이 세대를 이어갈 수도 있는 건데요. 이미 흡연으로 인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매년 약 48만 명의 미국인이 흡연으로 인한 질병을 앓고 있거나 이로 인해 사망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흡연으로 인한 암이나 심장질환, 폐 질환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의 숫자도 매년 6백만 명에 달한다고 하네요. 다행히 흡연율이 줄고 있는 나라들도 꽤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북한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2014년 현재 약 44%로 2년 전에 비해 8.4% 감소했다고 하더라고요. 미국도 흡연율이 많이 떨어져서 현재 미국 성인 인구의 흡연율은 15%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