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물자 거래를 지원한 중국의 훙샹그룹을 직접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조치를 계기로 북한과 거래하는 다른 국가들과 개인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27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중국 훙샹그룹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한 미국의 조치는 강력한 대북제재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한국)정부는 현지시간 9월 26일 월요일 미국이 행정명령 13382호에 따라 중국의 단둥홍샹산업개발공사 및 관계자들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한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강력한 대북제재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와 진정한 변화로 이끌어나간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조 대변인은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대북 거래에 대한 위험성을 부각시켜 중국뿐 아니라 북한과 거래하는 다른 국가와 단체 등에 경각심을 고취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이행을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강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대변인은 아울러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을 포함한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가 미국의 중국 훙샹그룹 제재와 관련해 신속하게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 사안에 미-중 간 협력적 성격이 있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이 단둥훙샹실업발전을 비롯한 랴오닝훙샹그룹에 대해 자체 수사에 착수하고 뒤이어 미국이 제재 조치를 발표한 것은 중국의 체면을 어느 정도 세워주기 위한 미-중 양국 간 조율의 결과라는 해석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안보리 제재의 구체적인 실천단계에서 미-중 간 협력의 기초가 시작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조치가 제3자 제재인 ‘세컨더리 보이콧’보다 더 강한 제재라면서 미국의 대북제재가 강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은 강경하다는 점 그리고 명확하게 탐지가 된 홍상그룹 같은 경우에는 물론 이번에는 세컨더리 보이콧은 아니고 더 강한 거죠. 직접적으로 북한의 핵무기를 만드는데 기여를 할 수 있는 물품을 수입, 수출한 거니까. 중국 기업을 제재했다는 면에서 미국으로서는 상당히 강한 정책이라 보여지고…”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배정호 박사 역시 이번 훙샹그룹에 대한 제재 조치는 북한 핵개발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한국 내 핵 무장론과 미국 핵우산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확산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훙샹그룹의 25개 은행계좌를 몰수하는 등 제재에 나선 것은 한국에 신뢰를 줄 수 있는 조치라는 분석입니다.
배정호 박사는 이러한 조치들이 확산된다면 그에 따른 파급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배정호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이게 첫 번째, 두 번째 나가게 되면 확산되는 거죠. 조금 더 강도 높은 대북제재, 또 지금 북한 핵에 대한 미국의 유용성에 대한 인식이 구체화되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신호라고 봅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도 홍샹그룹과 같은 대북거래 기업들에 대한 제재와 거래 차단 그리고 그 파급효과를 확산시켜 나간다면 북한에 대한 압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현지시간 26일 단둥훙샹실업발전과 랴오닝훙샹그룹 마샤오훙 총재 등 회사 관계자 4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제재 근거로 이들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광선은행을 대리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주체를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