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작황조사 무산...식량사정 3년째 파악못해"

작황과 식량안보 조사를 위해 북한에 파견된 유엔 식량농업기구 실사단. (자료사진)

유엔의 북한 내 작황 조사가 올해도 무산됐습니다. 3년째 북한 주민들의 정확한 식량 사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올해도 유엔에 작황 조사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 '세계정보, 조기경보국'의 크리스티나 코슬렛 아시아 지역 담당관이 밝혔습니다.

[녹취: 코슬렛 담당관] “No, we have not received any request, I don’t think it will take place mission, it’s too late to organize one….”

코슬렛 담당관은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요청을 받는다 해도 실사단을 파견하기에는 이미 늦어 사실상 올해 작황 조사를 실시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작황 조사를 위해 북한에 실사단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작황 조사는 일반적으로 본격적인 추수 직전이나 추수 시기에 실시되는데 올해의 경우 9월 말에서 10월 초가 적기였다는 게 코슬렛 담당관의 설명입니다.

코슬렛 담당관은 9월 말 현재까지 북한 당국의 공식 요청이 없어 사실상 올해 작황 조사를 실시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지난 1995년부터 세계식량계획 WFP와 함께 매년 한 두 차례 실사단을 북한에 파견해 작황과 식량안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방북 조사는 이후 2000년대 들어 4차례 중단되기도 했지만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3년 연속 조사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2014년과 지난해에는 북한당국의 요청이 없어 무산됐습니다.

유엔의 작황 조사는 실사단이 현지 관리들과 협동농장 관계자들을 만나고, 수확 또는 재배 중인 곡식을 점검해 수확량과 식량 부족분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또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의 식량 상황을 조사합니다. 식량 사정이 취약한 지역을 선정해 병원과 개별 가구 등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주민들의 식량 섭취량과 확보 경로, 영양 상태 등을 파악합니다.

코슬렛 담당관은 작황 조사 없이도 북한 농작물 수확량은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지만, 주민들의 식량 사정을 파악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코슬렛 담당관] “We can pretty well estimate the yields without CFSAM, but without entering the county, we can’t assess remotely food security situation in DPRK… ”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과 계층, 부족 식량 종류와 지원 품목 등 북한 주민들의 전체적 식량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코슬렛 담당관은 기부자들도 북한 주민들의 정확한 식량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게 돼 지원을 결정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식량농업기구는 올해 북한의 쌀 생산량을 240만 t으로 예상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최근 공개한 ‘국가보고서’에서 북한의 올해 쌀 생산량이 가뭄 피해가 심했던 지난해보다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올해 옥수수 수확량도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