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는 공화당 정치인이 늘고 있다는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고객들의 정보를 도용해 허위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난 웰스파고 은행의 최고경영자가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는 소식에 이어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비용이 주립대학 등록금보다 비싸다는 보고서 내용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도 먼저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공화당 정치인들 가운데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늘고 있군요.
기자) 네, 수요일(28일) 자로 한 명이 더 늘었습니다. 존 워너 전 연방 상원의원이 클린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겁니다. 워너 전 상원의원은 공화당 소속으로 1979년부터 2009년까지 다섯 차례 버지니아 주를 대표했는데요.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버지니아 주가 지역구였다는 점에서, 클린턴 후보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워너 전 의원은 수요일(28일) 버지니아 주에서 열린 클린턴 후보 지지 집회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하는 말을 듣고 크게 걱정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상원 군사위원장을 지낸 워너 전 의원은 트럼프 후보가 군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워너 전 의원 말고도 공화당 정치인들 가운데 클린턴 후보 지지를 밝힌 사람이 꽤 있죠?
기자) 네, 래리 프레슬러 전 사우스다코다 주지사, 안 카슨 전 미네소타 주지사, 리처드 해나 연방 하원의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 씨 등이 있고요. 대변인이 공식 확인한 건 아니지만,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도 클린턴 후보에게 투표할 계획이란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을 보여온 ‘애리조나 리퍼블릭’이 수요일(28일) 클린턴 후보 지지를 선언했는데요. 앞서 ‘댈러스 모닝 뉴스’와 ‘휴스턴 크로니클’ 등 다른 보수 언론 역시 올해 대선에서는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언론사는 없습니까?
기자) 트럼프 후보는 아직 주요 언론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보수 언론은 트럼프 후보 대신에 자유당의 게리 존슨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클린턴 후보는 수요일(28일) 동북부 뉴햄프셔 주에서 민주당 경선 과정의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과 함께 선거 유세를 벌였는데요. 유세장에 모인 학생들에게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투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The next 40 days will determine…”
기자) 앞으로 40일 동안이 다음 40년을 결정한다는 건데요. 어린이들과 미국인 가정을 위해 싸우는 것이 그동안 삶의 이유였다면서, 대통령이 돼도 이를 사명으로 삼고 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최근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 기반이었던 젊은 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 소식 알아봤고요. 트럼프 후보 쪽 소식도 볼까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같은 날(28일)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폴란드계 미국인 모임에서 연설했는데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은 폴란드의 진정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에 선거운동을 연결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후보] “And now they’re calling me ‘Mr. Brexit’…”
기자) 트럼프 후보는 ‘미스터 브렉시트’, ‘브렉시트 씨’란 별명을 얻었다면서, 독립과 자유를 되찾길 바라고,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지 않으며,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브렉시트’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정치 전문가들과 미국 언론은 지난 월요일(26일) 대선 후보 1차 토론회에서 클린턴 후보가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내렸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세금 보고서 공개를 거부하는 점, 트럼프 후보의 여성 비하 발언 등을 클린턴 후보가 효과적으로 공략했다는 반응이죠?
기자) 맞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특히 세금 보고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후보가 숨기고 싶은 게 있어서 세금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공격했는데요.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거나 트럼프 후보가 말하는 것처럼 부자가 아닐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그동안 재산이 1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말해왔는데요.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수요일(28일) 발표한 기사를 보면, 트럼프 후보의 재산은 이에 훨씬 못 미칩니다.
진행자) 훨씬 못 미친다니,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네, 포브스는 트럼프 후보의 재산 가치를 37억 달러로 추산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주장하는 100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인데요. 특히 포브스는 2015년 이후 트럼프 후보의 개인 재산이 8억 달러 줄었다고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1년에 8억 달러가 줄어든 이유는요?
기자) 네, 뉴욕 부동산 시장이 둔화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후보 하면 ‘부동산 재벌’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지 않습니까? 트럼프 후보는 호텔과 카지노 등 부동산 사업으로 돈을 벌었는데요. 최근 트럼프 후보가 소유하고 있는 28개 건물 가운데 18개 건물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개인 재산 가치도 줄었다는 겁니다. 트럼프 후보는 그동안 자신이 돈이 매우 많다고 자랑하면서, 경영 능력을 갖춘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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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번에는 경제 관련 뉴스 보겠습니다. 최근 웰스파고 은행 직원들이 고객들의 동의 없이 허위 계좌를 연 사실이 밝혀져서 큰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하원 청문회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스텀프 웰스파고 은행 최고경영자(CEO)가 목요일(29일)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웰스파고 사태와 관련해 스텀프 최고경영자를 강하게 질책했는데요. 스텀프 씨는 논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크게 뉘우치고 있다면서, 지난 2009년 자료부터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스텀프 최고 경영자가 앞서 상원 청문회에도 출석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민주, 공화 양 당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는데요. 스텀프 최고경영자는 상원 청문회에서도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스텀프 최고경영자는 목요일(29일) 하원 청문회에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면서, 소액거래 업무 담당자들을 교체하고,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는 판매 목표를 폐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웰스파고 은행의 허위계좌 파문이 처음 불거진 게 이달 초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웰스파고 은행의 직원들이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고객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정보를 도용해 허위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난 건데요. 허위 계좌가 최대 200만 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은행은 고객의 예금계좌에서 일부 자금을 허위 계좌로 이체하면서 수수료나 이체금을 거둬들이기도 했고 또 이렇게 허위로 계좌를 만든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성과급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정부 차원에서 이미 웰스파고 은행에 대한 징계도 취해졌죠?
기자) 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웰스파고 은행에 1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고요.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연방통화감독청(OCC)에 3천500만 달러와 로스앤젤레스 시 당국에 5천만 달러의 벌금을 명령했습니다. 웰스파고 은행 측에서는 자체적으로 관련 직원 5천300여 명을 해고했고요. 하원 청문회를 앞두고 스텀프 최고경영자에게 주기로 한 주식지급분 4천100만 달러를 몰수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스텀프 최고 경영자의 하원 청문회에 하루 앞서 연방준비제도의 재닛 옐런 의장도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역시 수요일(28일) 하원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의원들은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대형 은행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데 대해 질타했는데요. 이에 대해 옐런 의장은 대형은행의 법규준수 여부에 대해 포괄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날 청문회에서는 연준이 정치적으로 편파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형은행들과 월가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 미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 은행의 이 같은 부정행위가 드러나면서 더 논란이 되는 겁니다.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옐런 의장이 정치적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을 돕기 위해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이날 청문회에서도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연준의 독립성의 의구심을 제기했는데요. 옐런 의장은 이런 의혹에 대해 부인하며 원칙대로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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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대학 등록금 문제가 올해 대통령 선거의 화두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버니 샌더스 후보가 공립대학 무료 등록금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해서 젊은 층의 많은 지지를 받지 않았습니까? 그만큼 대학 등록금이 비싸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아이를 돌봐주는 어린이집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주에서는 주립대학 등록금보다 비싸다고 합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연구 기관 ‘뉴아메리카’가 어제(28일) 어린이집 비용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4살 이하 자녀를 온종일 어린이집에 맡길 경우 드는 비용이 주립대학 등록금 평균보다 더 높게 나왔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1만5천 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미 인구조사국 자료, 또 어린이와 노인 등을 돕는 온라인 기업 케어닷컴(Care.com)의 자산 자료 등을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린이집 비용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자녀 1명당 약 9천600 달러가 든다고 하는데요. 중간 소득 가정의 수입 5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합니다. 참고로 미국 주립대학 등록금 평균은 9천410달러입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의 수는 대충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현재 5살 이하 미국 어린이들 가운데 약 1천200만 명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어린이집 말고 집에서 보모에게 맡기면 돈이 더 든다고 하던데요. 어느 정도나 드나요?
기자) 네, 그럴 경우, 연간 평균이 2만8천 달러로 나왔습니다. 어린이집에 보내는 비용의 두 배가 넘는 거죠. 주에 따라서 좀 차이가 있었습니다. 중서부 위스콘신 주 같은 경우, 한 해 평균 2만8천 달러가 드는 것으로 나왔지만, 워싱턴 DC의 경우에는 3만3천 달러로 훨씬 높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생활비가 비싼 대도시 지역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것 같네요. 비용도 비용입니다만, 뭣보다도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어야 할 텐데요. 질적인 면에서는 어떤가요?
기자) 질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공인된 어린이집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또 자녀를 둔 부모가 져야 하는 재정적인 부담은 큰 반면에, 어린이집 교사들의 보수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거의 빈곤선에 가까울 정도의 보수만 받고 있어서, 교사들이 오래 일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저희 VOA 직원 가운데도 가끔 아이 봐줄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할 수 없이 회사에 데려오는 경우가 있는데요. 어린이집의 높은 비용이나 질적인 문제가 미국 노동시장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마땅히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부모 중 한 사람이 일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집에서 일하는 식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아예 일을 그만두고, 아이 돌보기에 전념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럴 경우, 미국 노동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그런지, 올해 대통령 후보들도 자녀 보육 문제를 중요한 문제로 꼽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2주 전에 보육 공약을 발표했는데요. 임산부에게 6주간의 유급 출산휴가를 보장하고, 자녀 양육비에 대해 세금공제 혜택을 준다는 게 골자였습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12주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소득의 10% 선까지 세금공제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