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홍수 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주민들의 열악한 식량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이미 자연재해 후유증을 겪고 있던 농지인데다 비축 식량까지 물에 잠겨 극심한 식량난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8월 말 홍수로 인한 함경북도 지역의 식량 위기를 거듭 지적했습니다.
[녹취: 코슬렛 담당관] “The impact was very severe. Again, second consecutive year, flood destroyed what they had food stock even small animal, they were already vulnerable. Food security situation was already very bad and the flood made situation deteriorated…
식량농업기구 산하 ‘세계정보, 조기경보국’의 크리스티나 코슬렛 아시아 지역 담당관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특히 2년 연속 홍수가 겹쳐 텃밭과 가축 피해는 물론 그나마 비축해놨던 식량과 종자 마저 파괴됐다고 전했습니다.
코슬렛 담당관은 이번 홍수로 함경북도 농경지 2만 7천 헥타르가 훼손됐고, 주로 쌀과 옥수수가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해 농지가 전체 북한 농지의 2%에 불과하지만 함경북도 주민들은 이미 지난해 홍수와 가뭄으로 인해 곡물 생산량 감소로 식량 부족을 겪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식량 손실도 주민들에게는 엄청난 타격이라는 설명입니다.
코슬렛 담당관은 북한 주민들이 주로 친인척에 식량을 지원받거나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밥을 물에 불려 먹는 방법을 통해 식량부족을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함경북도 수재민들은 식량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물물교환에 더욱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식량농업기구는 올해 쌀과 옥수수, 콩, 감자 등 가을 작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홍수 피해 지역의 열악한 상황과 대조됩니다.
코슬렛 담당관은 이날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올해 전반적으로 날씨가 좋고 물 사정도 양호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식량 부족분은 외부 지원이나 수입으로 충당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동북아연구원장도 30일 ‘VOA’에 홍수 피해는 지역적 문제로, 전반적인 올해 가을 작황 전망은 밝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금년도 작황이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함경도 피해 자체는 굉장히 지역적 문제이기 때문에 전체 재배 면적의 2%를 넘지 않거든요.”
권 원장은 만약 가을 작황이 안 좋으면 곡물 가격이 흔들릴 텐데 현재까지 북한 곡물 수급이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