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이재민 200명 육박...쌀값 잡으려 정부 전량 수매

6일 오후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관계자들이 발전소 인근 마을에서 태풍피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고리원자력본부 제공)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태풍 ‘차바’로 인한 피해가 더 늘어난 것 같군요?

기자) 예상보다 피해가 심각한 상태입니다. 사망 7명 실종 3명, 주택 600여채가 피해를 입었고, 이재민은 198명, 농경지는 7700ha가 침수됐으며 불어난 강물에 넘치는 파도에 4천여대의 자동차가 파손됐다고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계했는데요. 침수됐던 도로는 대부분 통행이 재개 됐고, 전기가 끊겼던 22만8천가구에도 다시 전기가 공급되고 있습니다. 침수지역의 물이 빠지면서 추가 사망자가 발견되는 등 예상보다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태풍이 휩쓸고 간 지역이 제주도와 부산 울산 여수 등 한반도 남해안 동해안 길목에 집중돼 있더군요.

기자) 태풍이 상륙했던 부산과 울산 경주 지역에 사망자가 났습니다. 강한 바람에 큰 비가 쏟아지면서 파도에 폭우 피해까지 겹쳐진 것이 피해가 컸던 이유였습니다. 부산 해운대 바닷가 인근에는 80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마린시티라는 지역이 있는데요. 이곳에는 방파제를 넘는 파도가 주거지역까지 밀려들어와 쓰나미가 몰려온 듯한 공포를 줬고, 울산, 경주, 포항지역에서는 불어난 강물에 주거상가지역이 물에 잠기고 주차해 있던 자동차들이 물 위에 떠다니는 등 속수무책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울산 지역에 있는 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 460여채의 주택이 침수된 울산입니다. 공장과 상가도 피해갈 수 없었는데요. 한국 최대의 자동차 산업단지를 이루고 있는 현대자동차 생산 공장과 협력업체가 밀집했던 지역도 물이 들어차 생산을 멈췄습니다. 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를 하고 있는 자동차들은 긴급 이동을 시켰습니다만 상당량의 새 자동차가 침수됐고, 아직 물이 빠지지 않은 건물과 아파트 지하주차장도 많아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ㅅ븝니다. 울산 지역의 물 피해는 지진 피해를 입었던 인근의 경주와 포항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진행자) 피해 복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기자) 민.관,군이 함께 나서고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는 복구도 많지만 일단 안전을 위한 응급복구가 우선입니다.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에게는 임시거처가 마련됐고, 대한적십자사 봉사자들이 응급구호생필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 국방부는 이번 복구에 1200명의 병력과 장비를 지원하기로 했는데요. 오늘부터 접수받고 있는 사유재산 피해신고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설상가상으로 내일(7일) 오후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과 충청도지역까지 30~120mm의 비 소식이 있어서 태풍으로 인한 피해 복구도 더뎌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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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한국 정부가 떨어지는 쌀값을 잡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군요.

기자) 풍년에 쌀은 넘쳐나고 소비량은 줄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수입 쌀에 생존권을 주장하는 농민들의 요구에 대한 대책입니다.. 쌀값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올해 생산되는 쌀 중에 수요를 초과하는 쌀은 모두 정부가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장관입니다.

1006 Seoul report ACTS 2 (Rice) [녹취: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쌀값 안정 및 불안심리 해소를 위해 금년 쌀 생산량 중에서 신곡 수요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정부가 금년 내에 시장 격리를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장격리곡 등 정부 양곡은 앞으로 쌀 수급이 불안해지거나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 한 ~”

진행자) 한국 정부가 남는 쌀을 사서 우선 쌀값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이군요

기자) 더불어 쌀 수확기 동안은 밥 짓는데 쓰이는 수입쌀은 시장에 내놓지 않거나 줄이고, 한국산 쌀과 수입 쌀을 섞어 파는 곳에 대한 특별단속도 한다고 발표했구요. 산지 쌀 값은 지난해에 비해 16%가 떨어졌지만 정부 수매가는 더 보다 높은 18만8000원에 보존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올해 한국의 쌀 예상 수확량은 420만톤으로 30톤 정도의 쌀이 남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구요. 8월말까지 한국정부의 쌀 재고량은 175만톤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농민들의 요구가 정부 수매 쌀값을 높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구요.

기자) 어제도 전국에서 상경한 농민들이 벼30여톤을 싣고 청와대로 향하다가 한강 진입로 인근에서 경찰과 밤새 대치했습니다. 벼30톤은 집회신고 물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서울 진입이 거부된 것인데요.21시간만인 오늘 오후에 자진 해산한 농민들은 쌀값을 올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식량주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가 내놓은 남는 쌀 수매와 절대농지를 해제하는 정책은 과거의 정책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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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늘부터 시작이군요.

기자) 해마다 10월초, ‘영화의 바다에 빠지다’라는 구호로 시작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늘 밤 개막식으로 열흘간의 영화축제를 시작했습니다. 부산 해운대에 자리한 영화의 전당과 해운대 지역과 전통의 영화관거리인 중구 남포동 일대의 영화복합상영관에서 세계 69개국 301편의 영화가 선보이는 영화축제로 시작해 올해로 21번째를 맞았습니다.

진행자) 해운대지역도 태풍 피해가 컸는데, 영화제는 그대로 진행되는군요?

기자) 해운대 바다를 배경으로 진행되던 각종행사가 실내 행사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제작해 놓은 야외무대 ‘비프빌리지’ 가 태풍에 찢기고 부서지면서 감독과 배우와의 만남, 인터뷰 등 각종행사가 실내시설로 옮겨 진행됩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미 여러 해 태풍을 경험해 본 적이 있어서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는데요. 생각보다 피해가 큰 태풍에 해운대 일대가 직격탄을 맞아 대회에 차질이 생길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영화제 중에 탈북자 소재의 영화가 소개된다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입니까?

기자) 한국의 김기덕감독이 최근에시사회을 열어 공개한 영화 ‘그물’이 영화제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한국 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에 상영됩니다. 영화 ‘그물’은 북한의 한 어부가 그물을 회수하기 위해 임진강으로 나섰다가 배가 남한으로 떠밀려오게 되는데요.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이 걱정돼 불안에 떠는 어부는 집으로 보내달라고 요구를 하고, 간첩으로 의심하는 조사관과 귀순을 유도하는 한국 정보국, 북한 사람들을 구제하고 싶어하는 또 다른 인물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용이 114분동안 펼쳐지는 영화이구요. 한국의 일반 영화관에서도 오늘부터 상영을 시작했습니다. 한편,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장률 감독의 ‘춘몽(A quiet time)’이 폐막작으로는 이라크의 후세인 하산 감독의 ‘검은바람(The Dark wind)’가 선정됐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을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