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단체들 "북한 수해로 아이들 고통 심각...추가지원 시급"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학산리에서 홍수와 산사태로 파괴된 마을에 한 아이가 서있다. 유니세프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북한 수해 실태 보도자료에 실린 사진이다.

북한 함경북도 지역의 홍수 피해로 수 천 명의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국제 구호단체가 밝혔습니다. 추가 지원이 없으면 고통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겁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8월 말에서 9월 초 함경북도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수 만 명의 아이들이 피해를 입었으며, 겨울이 닥치면 ‘2차 재난’이 일어날 수 있다고 국제 구호단체가 밝혔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과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는 7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홍수로 7만여 명이 집을 잃고 60만 명이 직접 피해를 입었다며, 특히 아이들의 고통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의 파올로 파토리 북한사무소장은 “10월 말이면 홍수 피해 지역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이 지역의 겨울은 특히 길고 혹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피해 규모도 지난 수 십 년 이래 최악 수준”이라며 긴급 추가 지원 없이는 아이들이 더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긴급 구호활동을 위한 지원을 늘려야 하며, 조금도 지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니세프의 오윤제이한 덴데브노로브(Oyunsaihan Dendevnorov) 북한사무소 대표도 “수 천 명의 북한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한 지원을 늘리지 않으면 곧 다가올 겨울은 2차 재난을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덴데브노로브 대표는 “수해 지역 주민들은 식수와 식량, 의약품, 거처 등 모든 것을 잃었다”며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아이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앞서 태풍 ‘라이언록’으로 인한 폭우로 두만강이 범람하면서 함경북도 지역에서 발생한 수해로 적어도 138명이 숨지고 400명이 실종됐습니다.

유엔은 수재민 지원을 위해 미화 2천820만 달러가 긴급히 필요하다며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국제적십자사도 지난달 1천55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지만 현재까지 모금된 금액은 11% 수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