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000년대 이후 개인의 존엄성·자유권 침해 급증"

지난 5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에서 군인들이 압록강변을 순찰하고 있다. (자료사진)

1990년대와 비교했을 때 2000년대 북한에서 개인의 존엄성이나 자유권 침해 등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북한 내 인권 침해는 보위부와 단련대 등 구금시설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인권백서 발간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지난 10년 간 누적된 북한 인권 침해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1990년대와 비교했을 때 2000년대 들어 북한에서 개인의 존엄성, 자유권 침해가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016년 8월 기준 센터 측에 기록된 누적조사 건수 10만 3천 600여 건 가운데 개인의 존엄성과 자유건 침해 사건이 전체의 60%를 넘는 3만 9천 7백여 건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 침해 사례는 1990년대와 비교해 2000년대에 6배, 개인의 존엄성과 자유권 침해는 4배, 신념이나 표현의 권리 침해는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아울러 여성이 임신이나 출산을 스스로 결정하는 재생산권이나 이주권, 주거권 분야도 2000년대 들어 침해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기본적인 생존권에 대한 침해는 1990년대 천 600여 건이 보고됐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300여 건에 그치는 등 상당 부분 사례 보고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센터 측은 또 건강권이나 교육권, 생명권도 2000년대 이후 그 침해 사례가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반적으로 북한의 경제 사정이 호전되고 시장을 통한 생필품 구입이 쉬워지면서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 등 사회권 분야는 개선됐지만 시민적, 정치적 권리 등 자유권 침해는 여전히 심각하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에서 인권 침해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로는 보위부와 안전부의 구류시설이 22%, 단련대와 집결소가 각각 6%, 정치범 수용소 8% 등 전체의 48%를 차지해 북한 구금시설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임순희 실장의 발표 내용입니다.

[녹취: 임순희 실장 / 북한인권정보센터] “구금시설에서 일어나는 인권 피해가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 구금시설만 조금 더 개선하고 현대화함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북한인권 피해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거죠.”

임순희 실장은 이어 2016 북한인권백서에 포함된 3만 8천여 명의 인물 가운데 피해자는 3만 3천여 명으로 전체의 87%를 차지했다며 향후 보다 효과적인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 정보까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윤여상 소장은 향후 10년 간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감시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여상 소장은 북한은 당국 자체가 인권 문제를 일으키는 가해자라는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의 지원이나 압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 소장은 이어 북한 감시기구는 인권의 심각성과 긴급성, 피해 규모, 해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정례적 감시와 보고 뿐아니라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유도하는 정책제언자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지난 2007년 북한인권백서를 처음 발간했으며 당시 6천 900여 건이던 데이터베이스 내 인권 침해 사건과 인물 정보는 올해 10만 3천 600여 건으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