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마약, 필리핀 대형 교도소 내 유통"

필리핀 마닐라 외곽에 위치한 뉴빌리비드 교도소 입구. (자료사진)

필리핀의 한 대형 교도소 안에서 유통되는 마약 가운데 일부가 북한산이라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사고 파는 북한산 마약은 중국인 조직을 통해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필리핀 뉴빌리비드 교도소 안에서 유통되는 마약 가운데 일부가 북한산이라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뉴빌리비드 교도소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에 위치해 있으며, 주로 마약사범들이 수감돼 있습니다.

지난 10일 필리핀 하원이 개최한 청문회에 나온 제이비 세바스찬 씨는 뉴빌리비드 교도소 안에서 사고 팔리는 마약의 원산지를 밝혔습니다.

지난 10일 필리핀 하원 청문회에서 뉴빌리비드 교도소 재소자 출신 제이비 세바스찬 씨(왼쪽)가 교도소 내 북한산 마약 유통에 관해 증언하고 있다.

[녹취: 청문회 질의응답 장면] “타갈로그어"

세바스찬 씨는 교도소 안에서 불법 유통되는 마약이 어디에서 온 것이냐는 로버트 바버스 의원의 추궁에, 중국과 북한이라고 답했습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세바스찬 씨는 뉴빌리비드 교도서에 수감된 장기수로, 교도소 내에서 마약 유통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바스찬 씨는 청문회에서 한때 뉴빌리비드 교도소에 들어오던 마약의 60%에서 70%가 북한에서 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증언에 따르면 교도소 내 중국인 범죄조직이 외부 중국 조직과 연계해 마약을 교도소 안에 들여와 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문회에서는 또 북한과 중국산 마약을 판 돈 일부가 현직 상원의원에게 건네졌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현재 필리핀의 두테르테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범죄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 내 마약 사용이 확산하면서 북한산 마약이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로 밀수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한 영국인이 북한산 필로폰 100kg을 태국과 필리핀을 거쳐 미국으로 반입하려다 적발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가 직접 마약 밀수출에 관여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미 국무부가 올해 초 발표한 ‘2016 국제마약통제전략보고서(INCSR 2016)'에 따르면 지난 1970년대부터 2004년까지 북한 관리들이 마약 밀매에 관여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그 이후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현재 북한에서는 관리들을 매수한 범죄조직이 소규모 공장에서 마약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과 주변국들의 협력이 가능하지 않아 북한산 마약의 밀수출을 추적할 길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