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이메일 추가 발견, 기밀 포함 여부 재수사...'연방건물 6주점거' 무죄 평결

미국 대선에 출마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연방수사국(FBI)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문제와 관련해 재수사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11일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올해 초에 오리건 주에서 연방 건물을 점거했던 민병대 지도자들이 무죄 평결을 받았다는 소식, 또 지난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9% 상승하면서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소식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과거 국무장관 시절에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일이 선거 기간 내내 클린턴 후보를 괴롭혔는데요. 대통령 선거를 11일 앞둔 시점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메일 관련 수사를 재개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금요일(28일) 연방 의회 지도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클린턴 후보가 개인 이메일 서버로 주고받은 이메일을 추가로 발견했으며, 혹시 기밀 정보가 들어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시 수사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새 이메일이 어디서 발견됐나요?

기자)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코미 FBI 국장은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가 추가로 이메일을 발견했다고 밝혔는데요. 수사가 얼마나 걸릴지, 또 얼마나 중요한 내용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11월 8일 대통령 선거 전에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거죠. 코미 국장은 목요일(27일)에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새로 발견된 이메일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FBI는 이메일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클린턴 후보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이메일 사용과 관련해 매우 부주의하긴 했지만, 기소할 만한 사안은 아니란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말씀하셨지만,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에 정부 공식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지 않고, 뉴욕 자택에 설치한 개인 컴퓨터 서버와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일이 계속 클린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개인 이메일은 아무래도 보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가 기밀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클린턴 후보는 개인 이메일로 기밀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는데요. 하지만 FBI는 1급 비밀을 포함한 기밀 정보가 오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 측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아직 공식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즉각 클린턴 후보를 공격하는 기회로 삼았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금요일(28일) 뉴햄프셔 주 선거 유세에서 클린턴 후보는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사람이며 대통령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못 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또 “이제야 정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면서, FBI와 법무부가 앞서 실수를 바로잡을 용기를 낸 데 존경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FBI 수사가 지난 7월에 종료되긴 했지만, 그동안 공화당은 계속 이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뜻을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문제와 관련해 특별검사를 임명하겠다고 말했고요. 의회 공화당 의원들 역시, 몇 년에 걸쳐 조사할 정보가 있다며, 조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문제도 있지만, 민주당이 다른 이메일 문제로도 골치를 앓고 있는데요. 인터넷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해커들에게서 입수한 민주당 인사들의 이메일을 계속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위키리크스가 존 포데스타 선거대책본부장이 측근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계속 공개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새로 공개된 이메일에는 클린턴 재단과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고액의 강연료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측근인 더글러스 밴드 씨가 부유한 기업인들에게 클린턴 재단에 기부하라고 설득하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을 연사로 초청해 고액의 강연료를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강연료로 수천만 달러를 벌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긴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연방 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CNN 방송이 집계한 데 따르면, 클린턴 부부는 2001년에서 2016년에 이르는 기간에 강연료로 받은 금액은 총 1억5천만 달러가 넘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에 따르면, 밴드 씨가 이런 고액의 강연을 주선했고요. 또 기업인들에게 클린턴 가족의 휴가 경비 등을 대줄 것을 권유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밴드 씨가 한 일이 불법인가요?

기자) 불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좋게 보이는 일은 아니죠. 클린턴 후보 측은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으로 일할 때, 클린턴 재단 기부자들이 특별 대우를 받은 일이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클린턴 후보 측은 이런 이메일 내용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고요. 이메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문제가 또 불거졌는데요. 앞으로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여기서 후보들의 지지율 상황 살펴보고 갈까요?

기자) 네, 전국단위 조사에서는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평균 5%p 더 높고요.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평균 3%p, 오하이오 주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평균 1%p 앞서고 있는데요. 하지만 여론조사 기관 레밍턴 리서치 조사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트럼프 후보가 3%p 앞서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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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올해 초에 미국 서북부 오리건 주에서 무장한 시위대가 연방 건물을 점거한 일이 있었는데요. 6주 동안 버티다가 당국에 체포됐는데, 재판에서 무죄 평결을 받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리건 주 배심원이 목요일(27일) 시위 주도자 애먼 번디 씨를 포함한 7명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이들은 지난 1월 2일부터 6주 동안 연방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인 사건과 관련해 모의와 총기 관련 혐의를 받았는데, 이에 대해 무죄 평결을 받은 겁니다.

진행자) 당시 이들이 왜 연방 건물을 점거했는지, 당시 상황을 돌이켜볼까요?

기자) 네, 이들은 연방 정부의 간섭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는데요. 연방 정부는 공유지 사용 문제로 서부 목장주들과 자주 마찰을 빚어왔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오리건 목장주 드와이트 해먼드 부자에 대한 연방 법원의 판결이었습니다. 해먼드 부자는 연방 정부 소유지에 불을 지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형을 살았는데, 지난해 연방 항소 법원이 복역 기간이 너무 짧았다면서 재수감을 명한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무장한 시위대가 해먼드 부자에 대한 재수감 명령이 부당하다고 항의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작 해먼드 부자는 법원 명령을 따르겠다고 밝히고, 순순히 교도소에 들어갔는데요. 네바다 주에서 온 번디 형제가 이끄는 무장한 시위대가 오리건 주에 있는 멀루어 국립야생보호구역에서 들어가서 본부 건물을 점거한 겁니다. 이들이 들어간 날이 마침 쉬는 날이어서 현지 직원들과 충돌은 없었습니다. 시위대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몇 년이고 시위를 벌이겠다고 했는데요. 마을에 가기 위해 잠깐 보호구역에서 나왔다가 도로를 막고 검문 중이던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1명이 사살됐죠.

진행자) 이번 배심원 평결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예상 밖이란 반응이 많습니다. 검찰 측은 배심원이 내린 무죄 평결에 실망을 표시했는데요. 담당 판사는 배심원 평결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무죄 평결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 풀려나는 것은 아닌데요. 무장 시위를 주도한 애먼 번디 씨의 경우, 네바다 주에서 일어난 다른 사건에 대한 혐의도 받고 있기 때문에 풀려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번디 씨는 그렇지만, 오리건 주 연방 건물 점거 사건과 관련해서는 재판이 다 끝난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 당시 26명이 체포됐는데요. 이 가운데 11명은 이미 유죄를 시인했고요. 내년 2월에 다른 시위자 7명에 대한 재판이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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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경제가 지난 3분기에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총생산이 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 상무부가 금요일(28일) 올해 3/4분기 그러니까 7월에서 9월 사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했는데요. GDP가 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출과 기업활동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평가했는데요. 이 수치는 잠정치로 수정치는 오는 11월 29일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잠정치이긴 하지만, 금융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을 약 2.5%로 예상했었는데요. 0.4%p 더 높게 나온 겁니다. 또 앞선 2분기의 경제성장률 1.4%보다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2014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이 상승한 것이 수출과 기업활동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수치를 좀 볼까요?

기자) 네, 지난 3분기 전체 수출은 10% 증가했는데요. 2013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보인 겁니다. 특히 콩류의 수출이 크게 늘면서 3분기 무역적자 폭을 줄였는데요. GDP 성장률에 약 0.8%p 기여한 셈이 됩니다. 또한, 기업들 역시 재고 투자를 늘리면서 3분기 기업 재고는 126억 달러로 늘었는데요. GDP 증가에 약 0.6%p 기여한 겁니다.

진행자) GDP 성장률을 이렇게 호조를 보였지만, 지난 3분기의 소비지출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경제활동에서 2/3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2.1% 늘었는데요. 2분기에 4.3%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둔화한 겁니다. 하지만 소비지출 둔화 추세가 장기화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최근 노동시장이 개선되고 있는데요. 따라서 임금이 오르고 있고 또 가계의 재정 상황이 좋아지면서 4분기에는 소비 지출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수치가 대선을 10여 일 남겨놓고 나온 것 아닙니까? 대선에는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기자) 대선을 앞두고 경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 집권당의 후보에게 유리합니다. 그러니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건데요. 현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난 3분기의 경제성장률이 반짝 오른 것을 가지고 미국 경제가 완전히 개선됐다고는 보기 어렵기 때문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꼭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리고 경제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데요.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안정적인 노동시장과 물가상승률 2%인데요. 지난 3분기의 물가지수 상승률은 1.7%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설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경기악화로 7년간 0%대를 유지해왔던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는데요. 그러면서 앞으로 3년 동안 1%포인트 정도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 번도 추가 인상을 하지 않고 있는데요. 최근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많이 발표되면서 연준이 올해 말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