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 검찰행...시민 수만명 '대통령 하야' 요구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모자와 안경을 쓰고 도착했다(오른쪽 사진). 시위하는 시민과 기자단을 거쳐 검찰 청사 안에 들어선 최 씨의 안경과 모자가 보이지 않는다(왼쪽 사진). 신발 한 짝이 벗겨지기도 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정부의 숨은 실세라는 의혹을 받고 있고, 한국 사회를 일대 혼돈에 빠뜨린 ‘최순실 사태’의 핵심인물 최순실씨가 검찰 소환됐다는 소식이 오늘 한국의 가장 큰 뉴스 같군요?

기자) 어제 아침 영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최순실씨. 모처에 숨어 지내다가 오늘 오후 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검찰청 입구는 수 백명의 취재진과 시민들로 인파를 이뤘고, 최순실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취재진과 시위대가 뒤엉켜 일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그 동안 최순실씨는 자신이 관련된 여러가지 의혹을 부인하기도 했지만 쏟아지는 취재진의 물음에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하고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이른바 ‘최순실 사태’를 수사하기 위해서 검찰 특수수사본부가 꾸려져 있지요? 소환된 최씨는 어떤 조사를 받게 됩니까?

기자) 최순실씨 관련 혐의는 10여 개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의혹에 휩싸인 재단 설립의 자금 조달 방법과 자금유용, 대통령기록물 외부 반출 혐의 등에 횡령과 배임, 탈세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범죄 교사혐의와 내란죄도 적용 가능하다는 언론의 분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청와대 중요 인사들이 대거 사퇴를 했네요. 인적 쇄신이 시작된 것인가요?

기자) 국민들과 정치권의 공통적인 요구 중의 하나가 청와대 참모진의 사퇴였습니다. 민정수석과 정책조정수석 등은 박대통령의 사표 제출 지시를 받았고, 최순실씨와 연관된 인물로 대통령의 수족이라고 불렸던 인사들도 자리에서 모두 물러나 모두 검찰에 소환돼 조사 받고 있고 해외로 도피했던 인물들도 속속 귀국해 검찰 조사에 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이후 여러 상황들이 빨리 진행되고 있는 것 같군요.

정치권은 어떤 분위기입니까? 특검 방법을 둘러싼 정치권의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군요?

진행자) 특검 도입의 큰 그림에는 찬성했지만 특검 도입 방식을 둘러싼 합의는 팽팽한 신경전 속에 오늘도 결렬상태입니다. 여당에서는 정부인사들로 구성되고 국회가 추천 인사가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상설 특검’을 주장하고 있지만 특검법에 의한 새로운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던 야당은 대통령의 탈당과 진상규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서 오늘 논의는 시작도 되기 전에 파행되는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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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반 국민들의 반응도 살펴보지요. 지난 주말에 예고 된 대규모 시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촛불로 뒤 덮인 사진이 외신에서도 화제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민심을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할까요?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 모인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기자) 지난 토요일 깜깜한 서울 시내에 촛불의 행렬이 가득했습니다 서울의 중심 세종로 광화문광장과 청계광장 일대에 수만 명의 시민들이 운집했는데요. 60~70대 장년층부터 교복 입은 중고등학생에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어린 아이들까지 촛불을 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시위현장의 소리를 담아봤습니다.

[녹취: 촛불 집회현장음] “ 최순실을 구속하라. 박근혜는 하야하라 . 박근혜는 하야하라. 최순실을 구속하라.”

진행자) 사태의 중심인물인 최순실씨에 대한 처벌과 박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군요.

기자) 이번 사태가 빚어진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 뒤에서 보이지 않는 세력이 국정을 좌지우지 했다는 사실에 대통령은 사태의 책임을 지고 하야 해야 마땅하다는 내용의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의 자유발언대에 올랐고 시민시위대들이 호응했습니다. 촛불집회 상황은 아프리카 TV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됐구요. 중계영상을 보면서 댓글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10만명이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구요. 시민들이 과격한 행동을 보이지 않고 질서 있게 거리를 행진하며 청와대를 향해 애국가를 부르면서 경찰과의 마찰을 자제하는 분위기였고, 경찰도 시위대를 향해 성숙한 시민의식 발휘해달라며 평화적 시위를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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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 사태에 ‘시민 수사대’ ‘네티즌 수사대’ 활약이 크다는 제목의 보도 기사도 눈길을 끌고 있던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국민들의 분노와 요구에는 흡족하지 못한 검찰의 움직임에 답답했던 시민들이 인터넷상에서 수사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사건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언론사 기자들도 할 수 없었던 크고 작은 단서를 찾아 SNS에 올리고 있고, 그 소식이 일파만파로 전달되고 있는 것인데요. 독일 모처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는 최순실씨의 인터뷰 사진 한 장에서 찾아낸 전기 콘센트의 모양새와 위치로 독일이 아닌 덴마크에 있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 했고, 검찰이 압수수색한 미르재단 압수품상자가 빈 것 같다는 네티즌의 의혹 제기, 최순실씨가 귀국이 언제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언론과 검찰을 대신해 이른 아침 공항 입국장에서 사진을 찍어 올려 최씨의 귀국을 알린 시민 제보 사진이 화제가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언론만이 할 수 있었던 역할이지만 SNS시대에는 시민 누구나가 언론이 될 수 있다며 지난 주말 촛불 집회와 네티즌 수사대의 역할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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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늘 서울통신 마지막 소식으로 갑자기 추워진 날씨 이야기를 해 보지요. 가을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가을의 절정 이야기가 나오고 있네요.

기자) 오늘 한국의 날씨는 세상 소식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웠습니다. 서울은 가을단풍을 즐기기도 전에 영하의 날씨가 찾아온다는 소식에 잔뜩 움츠러든 하루였는데요. 내일은 추위가 절정에 달해 서울 아침 기온이 영하 2도까지 떨어진다는 예보입니다.

진행자) 북한 지역 날씨도 한국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기자) 오늘 북한지역의 기온이 영하 8도에서 영상14도라는한국 기상청 예보가 있었는데, 군사분계선 남쪽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서울은 내일 영하의 기온이 예고돼 있지만 속초나 고성 양양 등 강원도 산간지역은 올 가을 들어 첫 한파주의보가 내려졌고, 내일 아침은 영하 10도까지도 내려간다고 합니다.

진행자) 갑자기 이렇게 추워진 이유가 중국 대륙에서 만들어진 고기압 때문이라구요.?

기자) 몽골의 찬 대륙 고기압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오늘 중국 북부지역을 지났고 모레는 북한을 거쳐 그 기운이 남쪽으로 내려오게 되는데요. 바람도 더해져 체감 추위는 더 떨어진다고 합니다. 한 달 가까이 빠른 추위에 겨울 외투를 챙겨 입은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번 추위는 목요일 낮부터 다시 예년 기온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