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트럼프 '초박빙'...페이스북 '인디언 돕기' 활발

도널드 트럼프(왼쪽)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음 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공화 양 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후보들이 상대방을 강하게 비판하며 막판 표심 모으기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먼저 정리해 드립니다. 노스다코타 송유관 건설에 항의하는 미국 원주민 인디언들을 돕기 위한 운동이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 페이스북상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고요. 이어서 미국과 멕시코와의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멕시코 인들은 줄었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은 더 늘어났다는 정부 발표 내용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도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선거일이 이제 엿새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두 후보가 아주 근소한 차이로 선두를 다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 폴리틱스 수치를 보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1.7%p 격차로 앞서고 있습니다. 1주일 전만 해도 클린턴 후보가 평균 6%p 정도 앞섰는데, 그새 두 후보 간의 격차가 많이 좁혀진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역전했다고 나타난 경우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1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ABC 방송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가 46%를 기록하며 45%를 얻은 클린턴 후보를 1%p 차이로 앞섰는데요. 오늘(2일)은 두 후보가 같은 조사에서 46%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어제, 오늘 나온 조사 결과는 지난주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후보의 개인 이메일 관련 수사를 재개한다고 밝힌 이후가 반영된 겁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FBI 발표가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국무장관 시절에 개인 이메일 계정과 서버를 사용한 문제로 선거운동 기간 내내 곤혹을 치렀는데요. 유권자들에게 정직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준 겁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ABC 방송이 이번 설문조사에서 후보들의 정직성에 대해서도 물었는데요. 정직성과 신뢰도 면에서 트럼프 후보가 46% 대 38%, 8%p 격차로 클린턴 후보를 앞섰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초박빙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두 후보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서로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사실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는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선거운동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고 하는데요. FBI 발표로 지지율이 떨어지자, 선거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클린턴 후보는 어제(1일) 동남부 플로리다 주 유세에서 트럼프 후보에 대해 여성을 괴롭히는 사람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번 여성을 비하하고 모욕했다는 건데요. 클린턴 후보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He doesn’t see us as a full human being…”

기자) 트럼프 후보는 여성을 개개인의 꿈과 목적, 능력을 갖춘 하나의 완전한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고 클린턴 후보는 말했는데요. 하지만 그런 트럼프 후보의 생각은 잘못됐다면서, 선거일에 우리가 누구인지, 여성의 힘을 보여주자고 클린턴 후보는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후보가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의 말을 하는 과거 녹음파일이 앞서 공개되면서 큰 논란이 일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나왔고요. 또 전 미인대회 우승자 알리시아 마차도 씨가 트럼프 후보에게 뚱뚱하다는 비난을 받고, 식이장애로 고생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마차도 씨가 어제(2일) 클린턴 후보의 플로리다 유세에 동참했는데요. 마차도 씨의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마차도 씨] “He just judges us on our looks…”

기자) 트럼프 후보는 여성을 외모로만 판단한다고 마차도 씨는 말했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위험한 생각에 충격을 받은 미국의 모든 여성과 중남미계를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트럼프 후보에게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자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네, 이렇게 클린턴 후보 측에서 트럼프 후보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 측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어제(1일) 동북부 펜실베이니아 주 유세에서 오바마케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마침 어제가 오바마케어 새 등록 기간 첫날이었는데요. 일부 주에서는 보험료가 25%까지 올랐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오바마케어는 실패했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를 폐지하겠다고 거듭 다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입니다

[녹취: 트럼프 후보] “I will ask Congress…”

기자)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다른 계획으로 대체하기 위해 연방 의회에 특별 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청하겠다는 건데요. 오바마케어는 재앙 수준이라면서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트럼프 후보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주 화요일(8일)에 전국적으로 일제히 선거가 실시됩니다만, 이미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곳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주 등에서 조기 투표가 진행되고 있죠.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후보가 이미 투표한 사람들에게 지지 후보를 바꾸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하는데,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네, 트럼프 후보가 어젯밤(1일) 중서부 위스콘신 주 유세에서 그런 얘기를 했는데요. 일부 주에서는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This is a good time…”

기자) 트럼프 후보는 중요한 발표를 하겠다면서, 위스콘신 주와 펜실베이니아, 미네소타, 미시간 주, 이렇게 4개 주에서는 조기 투표를 한 뒤에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민주당 지자들 가운데 이미 클린턴 후보에게 투표하고 후회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자신에게 투표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동안 미 전역에서 조기 투표에 참여한 사람의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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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중북부 노스다코타 주에서 미국 원주민 인디언들이 송유관 건설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 며칠 전에 전해 드렸는데요. 온라인상에서 이들을 지지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페이스북을 이용한 운동인데요. 이 페이스북에 ‘첵인(Check-In)’이란 기능이 있습니다. 지금 어디에 있다는 걸 알려주는 기능인데요. 최근 100만 명 이상이 원주민 인디언들이 시위를 벌이는 ‘스탠딩 락 인디언 보호구역’에 있다고 첵인한 겁니다.

진행자) 그 많은 사람이 실제로 그곳에 있는 건 아니죠?

기자) 아닙니다. 다른 곳에 있지만, 시위 장소에 있는 것처럼 페이스북에 표시하는 건데요. 이런 운동을 누가 시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위 장소에 가능한 많은 사람이 모여있는 것처럼 보여서 경찰에게 혼란을 주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운동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경찰에게 혼란을 준다니,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경찰이 페이스북의 첵인 상황을 보고, 시위자가 몇 명이나 모여 있는지 판단한다는 건데요. 하지만 현지 경찰 당국자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헛소문이 퍼졌다는 건데요. 이런 페이스북 자료는 정보 가치가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 참고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전에도 이런 식으로 페이스북을 시위에 이용한 경우가 있었나요?

기자) 있었습니다. 시위에 참여하고 싶지만, 여러 이유로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첵인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합니다. 시위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해도 어떤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노스다코타 주의 원주민 인디언들이 시위하는 이유, 다시 들어볼까요?

기자) 네, 노스다코타 주의 ‘스탠딩 락 수’ 원주민 보호지구 인근에 건설되는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이 쟁점입니다. 노스다코타 주에서 일리노이 주까지, 길이가 총 1천900km에 달하는 이 송유관이 완공되면, 하루 최고 57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찬성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들은 환경을 해치고, 송유관이 자신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지역을 지난다며 반대해 왔습니다.

진행자) 특히 식수원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송유관이 ‘스탠딩 락 수’ 원주민 인디언들의 주요 식수원인 미주리강 아래를 지나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 원주민들은 이에 항의해서 3개월 이상 연방 정부 소유지를 점령하고 항의 시위를 벌여왔습니다. 지난 목요일(27일) 당국이 시위자들을 강제 해산하면서 약 150명이 체포됐는데요. 시위자들은 자신들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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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미국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에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런데 트럼프 후보가 비판해야 대상은 따로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일자리가 해외로 다 빼앗겨서 미국에서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사실 문제는, 미국의 공장들이 더는 그렇게 많은 근로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데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공장들이 자동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따라서 멕시코와 중국이 아니라 로봇 탓을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일자리가 해외로 많이 이전하고 있는 건 사실 아닙니까? 수치상으로 봐도 그렇고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트럼프 후보의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닙니다. 미국에서 제조업이 전성기에 달했던 1979년 이후 지금까지 7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특히 중국이 2001년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미국과의 무역이 쉬워지면서 미국의 일자리가 타격을 입은 것도 사실이고요. 특히 섬유나 가구 같은 노동집약적인 공장들은 임금이 싼 해외 국가들로 많이 옮겨 갔습니다. 미국의 섬유 산업의 경우 2000년 이후 46%나 생산이 감소했고요. 같은 기간 미국 관련 일자리는 전체의 62%에 해당하는 36만 6천 개가 사라졌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 수치상으로 나오는데 왜 로봇 탓을 하라는 겁니까?

기자) 공장들이 자동화되면서 사라진 일자리가 해외에 뺏긴 일자리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볼 주립대학의 경영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무역으로 인한 일자리 손실은 13%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공장의 자동화와 그 외 국내 상황으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는 8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면서,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도 과거처럼 많은 사람의 손이 필요하지 않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예를 들어보면, 1970년대 60만 명에 달했던 미국 내 근로자는 현재 3분의 1도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승용차와 트럭을 생산해 내고 있는데요. 바로 제조 공정이 상당 부분 자동화가 됐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각종 기능을 갖춘 로봇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미국에서 사라지는 일자리는 앞으로 많아지지 않을까요?

기자)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예측합니다. 미국의 유명 경영자문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세계 최대 25개 수출국에서 로봇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년 10%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매년 2~ 3% 늘어나는 것보다 훨씬 속도가 빨라진다는 거죠.

진행자) 이렇게 자동화 빨라지는 이유, 물론 기술의 발달도 있겠지만, 이유도 있겠죠?

기자) 물로 있습니다. 로봇을 도입할 경우 제조 공정이 훨씬 빠르고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사람이 아닌 용접 로봇을 도입할 경우 지난 2005년엔 평균 비용이 18만 달러 정도 들었는데, 2014년엔 13만 달러로 떨어졌고요. 2025년엔 10만 달러 선에서 로봇을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설명입니다.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로봇을 가동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의 인건비는 22% 줄어들고, 한국의 경우 인건비가 33%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의 제조업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로봇이 아니다. 세계화 때문이다. 이런 목소리를 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화로 인해 국가 간의 무역이 활발해 지면서 수입상품을 찾는 미국인과 미국 기업들이 더 많아졌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아졌다는 거죠. 또한, 낮은 인건비와 세금 혜택 때문에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미국의 제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세계화 탓으로 돌리는 전문가들도 여전히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