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클린턴 불기소 결정 유지...캘리포니아 등 대마초 합법화, 총기규제 확대 주민투표

힐러리 클린턴(왼쪽)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격돌하는 대선 투표일(8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연방수사국(FBI)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이메일 수사와 관련해 또다시 아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를 비롯한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정리해 드립니다. 캘리포니아 주 등 일부 주가 화요일(7일) 선거에서 대마초 합법화 문제와 총기 규제 문제 등을 주민투표에 부친다는 소식 또 미국 최초의 여성 법무장관이었던 재닛 리노 전 장관이 파킨슨병 합병증으로 타계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먼저 보겠습니다. 지난달 말에 미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문제를 재수사한다고 밝혀서 큰 파문이 일었는데요. FBI가 아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어제(6일) 연방 의회 지도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수사와 관련해 지난 7월에 내린 결론에서 입장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FBI는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으로 일할 때 개인 이메일 계정과 서버로 기밀 정보를 주고받는 등 매우 부주의했지만, 고의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기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달 28일에 FBI가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수사를 재개한다고 하자, 전 세계 증권시장이 출렁거렸고요. 언론이 ‘10월의 폭탄’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요.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성추행 논란이 벌어지면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졌고요. 클린턴 후보가 지지율 격차를 벌리며 승리를 확정 짓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FBI가 이메일 수사를 재개한다고 알려진 뒤,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현재 두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인 상황입니다.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한 리얼클리어 폴리틱스 수치를 보면, 전국 단위 조사에서 클린턴 후보가 평균 1.9%p 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FBI 발표가 나온 건데요.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클린턴 후보 측은 당연히 환영했습니다. 제니퍼 팔미에리 클린턴 후보 측 공보관은 FBI가 불기소 결정을 내릴 것으로 자신했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돼 기쁘다고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 측은 FBI를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8일 안에 65만 개에 달하는 이메일을 모두 검토할 수 없다는 겁니다. 트럼프 후보는 선거일에 정의를 실현하자고 유권자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생각보다 FBI 조사가 일찍 끝났죠?

기자) 네, FBI는 수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24시간 강행군을 했다고 하는데요. 조사 결과, 대부분의 이메일이 사적인 내용이거나, 앞서 이미 조사한 이메일로 드러났다고 합니다. FBI는 앤서니 위너 전 연방 하원의원이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내용이 담긴 문자를 보낸 것과 관련해 수사하다가 다량의 이메일을 발견했는데요. 위너 전 의원은 클린턴 후보의 최측근 보좌관인 후마 애버딘 씨의 남편이죠. 하지만 현재 두 사람은 별거 중입니다.

진행자) 어쨌든 이렇게 해서 FBI의 이메일 수사가 마무리됐는데요. 이제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 아닙니까? 여기서 후보들이 어떻게 선거운동을 마무리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주로 경합주를 중심으로 막바지 선거운동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요. 하루에 여러 주를 도는 등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열기가 뜨거운지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트럼프 후보] “Are you ready to vote on…”

기자) 투표할 준비가 됐느냐며 투표를 독려하는 클린턴 후보의 목소리, 공화당이 백악관을 다시 차지할 것이란 트럼프 후보의 목소리 이어서 들으셨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가수 케이티 페리에서부터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여러 연예인과 정치인들의 도움을 받아 선거운동 열기를 고조시켰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말입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We are all working our hearts out…”

기자) 클린턴 후보는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전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미국을 매우 암울하고 분열된 사회로 묘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희망을 잃지 않고 단결되고 포용적인 나라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오늘(7일) 노스캐롤라이나 주와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할 예정입니다. 미시간 주 같은 경우, 클린턴 후보가 우세를 보였던 곳인데, 최근 트럼프 후보가 바짝 추격하면서 결과를 점치기 힘든 상황이 됐죠.

진행자) 트럼프 후보는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후보는 어제(6일) 하루 5개 주를 도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번에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공화당이 연방 의회 상, 하원을 모두 장악한다면, 마침내 미국인들에게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클린턴 후보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녹취: 트럼프 후보] “Hillary Clinton will be under investigation…”

기자)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후보가 미국과 미국인, 미국 민주주의를 해친 혐의로 오랫동안 수사를 받게 될 것이고, 형사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제도가 조작됐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오늘(7일) 플로리다 주와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뉴햄프셔, 미시간 주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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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내일(8일) 가장 중요한 선거는 다음 4년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 것입니다만, 대통령 선거 말고도 여러 선거가 내일 실시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하원의원 435명을 새로 뽑고요.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3분의 1을 내일 새로 뽑습니다. 특히 이번에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자리를 다시 차지할 수 있을까, 이게 큰 관심사죠. 그런가 하면 각 주나 지방자치 단체별로 주 의원이나 시 의원을 새로 선출하고요. 여러 문제를 결정하기 위한 주민투표도 실시됩니다.

진행자) 내일(8일) 실시되는 주민투표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 몇 가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주민발의안 64호에 관심이 집중되는데요. 21세 이상 성인들의 기호용 마리화나, 그러니까 기호용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하자는 법안입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이미 의료용 대마초 사용이 합법인데요. 이제는 의료 목적이 아니라, 보통 담배처럼 즐기기 위해서 대마초를 생산하고 판매하거나 소지, 사용하는 것도 합법으로 하자는 안이죠.

진행자) 이 발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가요?

기자) 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안에 찬성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주민발의안 64호가 통과되면, 앞으로 대마초 관련 사업이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플로리다 주와 다른 3개 주는 대마초의 의료용 사용을 합법화하는 문제를 고려 중입니다. 현재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의료용 대마초 사용을 허용하고 있는데요. 알래스카 주와 콜로라도, 워싱턴, 오리건, 워싱턴 DC에서는 기호용 대마초 사용 역시 합법입니다. 하지만 연방 정부는 대마초 판매와 사용을 금하고 있죠.

진행자) 일부 주에서는 총기 관련 주민투표도 실시된다고요?

기자) 네, 동북부 메인 주와 서부 네바다 주는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회를 확대하는 내용의 주민발의안을 투표에 부칩니다. 현재 총기 판매점에서 총기를 살 때는 신원조회를 거치게 돼 있는데요. 앞으로는 개인으로부터 총기를 살 때도 신원조회 과정을 거치게 하자는 내용입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탄약 구매자에 대해서도 신원조회를 의무화하고, 고성능 대용량 탄창 판매를 제한하는 문제를 주민투표에 부칩니다.

진행자) 그밖에 또 어떤 문제가 내일(6일) 주민투표에 부쳐지나요?

기자) 캘리포니아 주는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주민발의안 62호 역시 찬반투표에 부칩니다. 또 사형제도를 유지하되, 절차를 더 효율적으로 하는 내용의 주민발의안도 있습니다.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워싱턴 DC와 20개 주는 이미 사형제도를 폐지했는데요. 사형제도가 소수계에 불리하고, 무고한 사람이 잘못 유죄판결을 받아서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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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가리켜 여성의 사회적 차별에 도전한, 유리 천장에 금이 가게 한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수년 전,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미 연방 법무장관 자리에 올랐던 역사적인 인물이 타계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군요?

기자) 네, 미국의 첫 여성법무장관이었던 재닛 리노 전 장관이 월요일(7일) 78세를 일기로 타계했습니다. 파킨슨병에 따른 합병증이 사망 원인이라고 유가족이 밝혔는데요. 리노 전 장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지난 1993년부터 2001년까지 8년간 미 법무부의 수장으로 있으면서 여러 굵직한 사안들을 처리했었습니다.

진행자) 리노 장관은 법무장관이 되기 이전에 다른최초의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었다고요?

기자) 네, 변호사 출신인 리노 전 장관은 최초의 플로리다 주 여성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뒤 15년간 재직했었습니다. 그리고 첫 여성 법무장관에서 퇴임한 후인 2002년에는 플로리다의 첫 여성 주지사에 도전했었는데요. 주지사 선거에서는 고배를 마셨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리노 장관, 어떤 배경을 가진 여성인지 궁금하군요?

기자) 리노 전 장관은 1938년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태어났는데요. 부모는 모두 신문 기자였습니다. 리노 전 장관은 명문 코넬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한 후 하버드 로스쿨, 법률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됐는데요. 리노 전 장관이 졸업한 해인 1963년에 여학생은 16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리노 전 장관은 180cm가 넘는 장신에, 변호사가 된 이유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시키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라고 답할 정도로 강한 성격이었다고 하는데요. 법무장관에 오른 이후에도 엄격하고 직설적인 자세로 각종 논란이 되는 사건들을 처리했습니다.

진행자) 대표적으로 어떤 사건들이 있을까요?

기자) 54살의 나이에 법무장관에 오른 리노 전 장관은 취임 첫해인 1993년 미 남부 텍사스 주 웨이코에서 발생한 이단 종교 ‘다윗파’ 관련 사건을 처리하게 됩니다. 다윗파의 광신도들이 인질을 잡고 경찰과 50여 일 동안 대치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리노 전 장관이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을 투입해 대치 상황을 진압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정부 요원과 신도 등 80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리노 장관이 무리하게 진압작전을 지시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사건도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994년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연루된 일명 ‘화이트워터’ 부동산 사기 사건을 처리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과 당시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 추문 등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탄핵 위기를 겪게 됐죠. 그런가 하면, 지난 2000년에는 어머니와 함께 쿠바를 탈출했다가 타고 있던 배가 침몰하면서 홀로 생존한 6살 소년, 엘리안 곤잘레스 군을 쿠바의 아버지에게 강제송환해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강경한 자세를 보인 리노 전 장관, 하지만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건강에 이상을 보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노 전 장관은 법무장관이 되고 2년 후인 1995년에 파킨슨병 증상으로 수전증을 보였는데요. 이 사실을 주간 기자회견에서 공개했었습니다. 파킨슨병으로 업무에 지장 받지 않는다고 말했던 리노 전 장관은 20년이 넘는 투병 끝에 결국 파킨슨병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