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45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가 8일 시작됐습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면면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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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힐러리 클린턴 인터뷰]
미국의 42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의 안주인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한 인터뷰에서, ‘20년 안에 미국에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의 말을 실천해 옮기듯,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고,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꾸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부인인 퍼스트레이디와 연방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거쳐 미 역사상 최초로 주요 정당의 여성 대통령 후보까지 된 힐러리 클린턴. 화려한 수식어를 가졌지만, 사실은 평범한 가정 출신입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1947년 미 중서부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태어났습니다.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어머니, 그리고 두 남동생과 함께 성장한 클린턴은 유명 사립 여자대학인 웰즐리 대학교를 졸업한 후 예일대 법률전문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죠. 그리고 여기서 이후 남편이 되는 빌 클린턴을 만나게 됩니다. 1975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결혼한 힐러리 클린턴은 남편의 고향인 아칸소 주에 정착해 아칸소 법률대학원 교수로, 또 유명 법률회사에서 변호사로 일하게 됩니다.
[녹취: 힐러리 클린턴 여성 발언]
힐러리 클린턴은 변호사로 활동할 때부터 특히 여성과 어린이 문제에 관심을 보였는데 바로 어머니의 영향 때문이라고 합니다. 클린턴은 자신이 얼마나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를 대선 홍보 영상에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녹취] 도로시 클린턴 회상 영상
클린턴의 어머니 도로시 로댐 여사는 8살 때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14살 때 다른 사람 집에 식모로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집주인 가정을 통해 처음으로 따뜻한 가정이 어떤 것인가를 보게 됐고 어머니 역시 그런 가정을 꿈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이후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쏟아부으며 클린턴이 여성으로 또 정치인으로 성공을 이루는 데 있어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녹취: 클린턴 아칸소 주지사 당선]
197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로 당선되면서 힐러리 클린턴의 공직생활도 시작됩니다. 클린턴은 12년 동안 아칸소 주의 퍼스트레이디, 주지사 부인 역할을 했고 이때 클린턴의 외동딸인 첼시 클린턴이 태어납니다. 그리고 1993년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국의 42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클린턴은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되는데요. 전국민 건강보험 개혁 업무를 도맡아 진행할 정도로 적극적인 정치 활동을 펼쳤습니다.
당시 클린턴은 이전 대통령 부인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는데요. 하지만 시련도 있었습니다. 1998년에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녹취: 빌 클린턴 대통령 기자회견]
논란은 점차 커졌고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까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은 결혼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며 가정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당시 미국인은 힐러리 클린턴의 결단력과 강인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높은 지지를 보였습니다.
[녹취: 힐러리 클린턴 기자회견]
대통령 부인으로서 늘 화제에 중심에 있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이후에 직접 선출직에 출마하게 되는데요. 남편의 대통령 임기 말인 2000년에 뉴욕 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미국 대통령 부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선출직 고위 공직에 올랐습니다. 2006년 재선에 성공한 클린턴은 더 큰 꿈을 꿉니다. 2008년에 대통령 선거에 도전한 건데요. 하지만 당시 바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받지 못하고 대통령의 꿈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당시 클린턴은 패배를 시인하는 연설을 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죠.
[녹취: 2008년 대선 클린턴 연설]
"가장 높고 또 견고한 유리 천장을 이번엔 깨지 못했지만, 유리 천장을 통해 섬광이 비치는 걸 목격했고 앞으로 가는 길은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여성의 사회 진출을 제약하는 ‘유리 천장’을 두드렸다가 실패했지만, 언젠가 이를 깰 수 있으리란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거였습니다.
2008년 대선에서 클린턴은 대통령의 꿈을 접어야 했지만, 이후 사람들의 예상을 깨는 대범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경쟁자였던 오바마 대통령이 국무장관직을 맡아달라고 하자 이를 수용한 겁니다. 클린턴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무장관으로 활동했고, 잠시 공직에서 물러나 있던 클린턴은 지난해 4월 12일, 올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녹취: 클린턴 출마 선언]
클린턴은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서 미국인들은 대변자를 필요로 하며, 자신이 바로 그 대변자가 되고 싶다면서, 민주당 후보 경선에 도전한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말,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았는데요. 드디어 유리 천장에 큰 금이 가게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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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도널드 트럼프 You’re fired]
사업가를 꿈꾸는 사람을 앞에 두고 “You’re fired. 당신은 해고됐어.” 라고 매몰차게 말하는 텔레비전 방송 진행자. 부동산 사업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업가. 세 번의 결혼을 그 누구보다도 화려하게 치른 사교계의 유명 인사. 도널드 트럼프는 늘 이렇게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그랬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히자 많은 사람이 비웃었습니다. 부동산 재벌의 무모한 도전이다, 텔레비전을 통해 이름을 알린 사업가가 또 한 번의 유명세를 떨치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죠. 하지만 트럼프의 지지율은 치솟았고, 결국 공화당의 공식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도널드 존 트럼프는 1946년 6월 14일, 뉴욕 퀸스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인 프레드릭 트럼프는 건축가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였죠. 트럼프의 부모는 어릴 때부터 활력이 넘치고 한편으로 제 멋대로였던 트럼프를 뉴욕 군사학교에 보내게 됩니다. 당시 나이 13살이었던 트럼프는 군사 학교에 잘 적응했고 절제를 배우면서 학교 육상 대표 선수에 학생 임원까지 지내게 됐습니다.
1964년 군사학교를 졸업한 트럼프는 이후 포드햄 대학에서 2년을 공부한 뒤 명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 스쿨로 편입해 경제와 사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인터뷰]
부동산 개발업자인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도널드 트럼프. 하지만 그의 꿈과 야망은 아버지보다 훨씬 컸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학 졸업 후 3년이 지난 1971년부터 뉴욕의 심장부인 맨해튼에서 수익성이 높은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1980년에는 파산한 호텔을 인수해 완전히 새로운 호텔로 바꿔 문을 열면서 이름을 떨치게 되죠. 그리고 1983년, 자신의 이름을 딴 트럼프 타워(Trump Tower)의 문을 열게 됩니다.
[녹취: 트럼프 타워 준공식]
당시 뉴욕에서 가장 높은 주상복합 건물이자 고급스러운 외형을 갖춘 트럼프 타워는 준공 당시 큰 화제를 모았고, 이후 트럼프는 사업을 확장해 나가게 되는데요. 현재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의 회장이며 트럼프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를 설립해 전 세계에 호텔과 골프장을 짓는 등 부동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미모의 모델들과 세 차례 결혼을 통해 3남2녀를 두고 있는데요. 장성한 자녀들이 트럼프 후보의 사업을 돕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부동산 업계의 성공을 발판 삼아 다양한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 1996년엔 세계 최고의 미녀를 뽑는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를 사들여 매해 미인대회를 열었습니다.
또한, 2004년부터 미국 NBC 방송의 유명 프로그램인 ‘견습생’(The Apprentice)의 공동 제작자와 진행자 역할을 해왔는데요. 트럼프는 바로 이 방송에서 “You're fired!” “당신은 해고됐어!”라는 독설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이처럼 부동산 재벌이자 방송인으로 이름을 알렸던 도널드 트럼프. 지난해 6월 16일,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에 뛰어듭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출마선언]
트럼프는 자신의 이름을 딴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겠다고 밝혔죠. 트럼프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표어를 내걸었습니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하지만 그의 독설은 유세 현장에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장벽을 쌓겠다고말하는가 하면,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뭐냐는 유권자의 질문에 자신의 유행어인 “You’re fired!” “오바마 대통령, 당신은 해고됐습니다!” 이렇게 답하기도 했죠.
[녹취: 도널드 트럼프]
이처럼 트럼프는 대통령은 물론이고 그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과격한 표현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멕시코 이민자 비하 발언으로 인해 자신이 진행하던 방송에서 해고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런 면은 일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게 됩니다.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피로와 실망이 쌓였던 일부 유권자는 때로는 과격하지만 참신한 트럼프의 모습에 열광했습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의 경제를 살리고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 겁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16명에 달했던 경선 후보들을 물리치고,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의 공식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습니다.
[녹취: 트럼프 후보] “Together we will lead our party……”
트럼프는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을 안전과 번영, 평화로 이끌 것이라며, 미국은 법과 질서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랜 정치 경험으로 안정을 추구했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에 맞서 아웃사이더(outsider) 즉 ‘외부자’로 워싱턴 정계에 변화를 이끌어 오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정치 초년생 트럼프의 도전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