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경장벽 비용 못내"…한국 검찰, '박 대통령 독대' 재벌총수 조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9일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통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어제(9일) 확정된 선거결과, 예상을 뒤엎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다음 대통령으로 뽑혔는데요, 세계 각국이 앞다퉈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그동안 적대적인 발언을 이어왔던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미국의 차기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신속하게 밝혔습니다. 한국에서는 재벌총수들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살펴보고요. 중국의 연중 최대 세일 기간, 다시 말해 가장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는 때인 ‘광군제’가 오늘(10일) 자정부터 시작되는데요, 약 200억달러의 사상 최대 매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각국 기업들이 특집상품을 내놓으면서 특수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를 거둔데 대해 세계 각국이 당혹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어제(9일) 결과가 확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초 세계 각국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이길 것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같은 민주당 소속인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었는데요. 하지만 예측과는 달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가 확인되자, 세계 각국은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기존 미국의 안보· 정치· 경제적 국제협력 관계를 대부분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말하면서, 극단적인 정책 전환을 예고했기 때문인데요.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나라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어떤 나라들을 적대적으로 대해왔나요?

기자) 대표적으로 이웃나라 멕시코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을 통해 멕시코 이민자들을 사실상 범죄자로 간주하는 발언을 거듭한데다, 대통령이 되면 멕시코와의 국경에 멕시코 측의 비용부담으로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해 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 쪽에 유리하게 재협상하지 않으면 폐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미국에 들여오는 멕시코 생산품에 관세 35%를 부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대미 교역이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멕시코의 수출은 큰 타격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멕시코 대통령이 발빠르게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어제(9일)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하고 빠른 시일 내에 회담을 열자고 합의한 것으로 AFP 통신이 전했습니다. 니에토 대통령은 가능하면 하루라도 빨리, “취임 전 정권 인수기간에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나는 낙관하고 있다. 미국의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양국 관계에 새로운 국면이 열리겠지만, 이것이 훌륭한 기회가 될 것으로 여긴다”고 강조했습니다. 니에토 대통령은 또 인터넷 사회관계망에도 글을 올려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이끌 미국의 새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장벽을 설치하는 게 현안이 될텐데, 멕시코 측은 비용을 못내겠다고 했다고요?

기자) 네. 클라우디아 루이스 마시에우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어제 현지 방송 ‘텔레비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비용을 낸다는 것은, 통합을 그리는 우리의 생각과 맞지 않다”면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마시에우 장관은 이어서 “미국에는 3천350만 명의 멕시코 출신 이민자와 그 후손들이 살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들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8%를 차지”하는 등 미국 경제와 사회의 저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민자들을 차별하지 않는 통합의 정신을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적대적으로 대해왔던 나라 중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칭하거나, 부당하게 무역 이익과 일자리를 미국에서 빼앗아가는 나라로 설명하면서 “제 몫을 찾게 해줘야한다”고 말했는데요. 중국 정부도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관계를 원만하게 가져가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였습니다. 오늘(10일) 중국어권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서 “양강 경제국가로서 세계 발전과 번영을 증진하는 책무를 함께 해나가자”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도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가까운 시일에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했고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다음달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회담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데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첫날을 보낸 어제(9일) 미국 다우존스와 나스닥, S&P500 등 주요 증시는 크게 요동쳤습니다. 하지만 이내 안정을 찾으며 오히려 반등, 일제히 상승 마감했는데요. 전날 미국 대선결과로 인한 불확실성이 반영돼 일본과 한국,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급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겁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연설을 통해 밝힌 화합추구 기조로 시장의 우려가 일부 해소된 점 등을 미국 증시가 상승한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이에 앞서 유럽 증시도 트럼프 당선소식에 출렁이다 상승세를 보이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법인세 감면 정책 등으로 기업들의 수익이 늘어나고, 강력한 확장 재정 정책으로 경기 부양 효과가 클 것이라는 데 주식 시장이 더 주목했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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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한국의 재벌 총수들이 검찰에 불려가 수사를 받을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최근 한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최순실씨가 2개의 민간재단을 통한 대기업들의 모금에 관여해 관련 자금을 자기 개인회사로 빼돌리려했고, 이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주를 이루는, 이른바 ‘최순실 사태’가 사회 전반을 휩쓸고 있는데요. 대기업들이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돈을 내는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피기 위해 검찰이 조만간 대기업 총수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입니다.

진행자) 조사 내용은 어떤 부분에 초점이 맞춰집니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비공개 면담’을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는데요. 이들 재벌 기업들에게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돈을 내라고 독려하는 역할을 맡았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비서관이 얼마전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 일이다”라고 진술하면서, 실제로 박대통령이 재단 모금 과정에 관여했는지를 알아봐야할 필요가 생긴겁니다. 한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박 대통령이 “한류를 확산하는 취지에서 대기업들이 재단을 지원했으면 좋겠다”며 사실상 재단 지원을 직접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통령과 재벌총수간 면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내용을 파악하는데 검찰이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대기업들이 재단에 돈을 내고, 대가를 받아간 정황도 파악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재벌총수들의 입장에서는 면담 자리를 마련하기 어려운 대통령을 만나는 김에 경영 상황에 관한 민원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수사당국은 파악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당시 한국의 대기업들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수사와 수감중인 SK와 CJ그룹 총수의 사면과 복권, 그리고 삼성그룹의 후계자 승계 문제 대한 법적절차 처리 등 각각 사정이 급한 ‘민원 사항’이 쌓여있던 때이고, 최근 이들 문제들 일부가 쉽사리 풀린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한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의혹들과 관련해서 시민들이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을 고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측근 최순실씨, 그리고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고발하면서 ‘제3자 뇌물공여죄’로 처벌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측근 최순실씨가 대기업들의 재단 모금을 강요하고 자금 사유화를 시도한 정황 말고도 다양한 국정 현안에 개입한 의혹이 확산되면서, 야당과 시민사회의 퇴진 요구가 가중되는 등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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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의 연중 최대 세일 기간이 오늘 시작되는군요?

기자) 미국에서는 연중 가장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때로 ‘블랙프라이데이’를 꼽는데요, 추수감사절 다음날로서, 이제 일주일 남았습니다. 중국에서 이 블랙프라이데이에 견줄 만한 시기가 ‘광군제’인데요, 오늘(10일) 자정부터 이 광군제 행사가 일제히 시작됩니다. 참여하는 업체 수나 매출을 비롯한 양적 규모로 따지면 오히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앞서는 세계최대 세일 행사입니다.

진행자) 올해는 매출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광군제 매출이 143억 달러 정도였는데요, 올해는 이보다 40%가량 늘어나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중국 언론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중국 택배업계는 한 달 전부터 배달원과 수송차량을 대폭 늘려 광군제 물류 대목 준비에 나섰습니다. 중국 우정국은 올해 광군제 하루 동안 발생하는 택배 물량이 7억6천만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업체들도 대목을 노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뷰티 한류’라고 해서 한국식 화장법과 한국산 화장품이 중국 본토는 물론, 홍콩과 타이완, 마카오 등지에서도 큰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급증하는 중인데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한국 유명 화장품 업체들은 ‘광군제 기획세트’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저희 VOA와의 통화에서 “웨이보와 웨이신 등을 비롯한 중국 인터넷 사회연결망을 통해 광군제 기획상품을 집중 홍보하고 있는데, 예약판매 주문이 몰리는 등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고 밝히고, 매출 확대는 물론, 할인 행사와 적립금 확대 등을 통해 올해 광군제를 고정고객 확보 기회로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