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서울] 남북한 청년 시민단체 ‘통일의 별’ 송년회

남북한 청년들이 모여서 만든 시민단체 ‘통일의 별’이 지난 16일 송년의 밤 행사를 열었다.

이번 주 서울에서는 한반도 통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모여 조금 이른 송년회를 열었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탈북민들과 관련한 한국 내 움직임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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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서울 오디오] ‘통일의 별’ 송년회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공간. 조금은 이른 송년회가 열렸습니다. 남북한 청년들이 모여서 만든 ‘통일의 별’이 지난 1년을 돌아보며 마련한 자리인데요, ‘통일의 별’의 박현우 대표입니다.

[녹취: 박현우, 통일의 별 대표] “통일의 별은 남북한 석박사 친구들이 주축이 돼서, 통일의 공감대 확산을 위해 모였고요, 1년이 아직 안됐지만, 통일 공감대와 통일의 실질적 준비가 과연 무엇일까, 공부만 하기 보다는 공부도 하면서 실천적인 대안을 찾아보자고 시작을 했고요, 문화예술적으로 통일을 어떻게 그려나갈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통일을 디자인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있는 청년통일단체입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는데요, 그동안 `통일의 별'에서 마련한 여러 행사에 힘을 보탰던 사람들도 함께 했습니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겸임교수인 허민재 교수는 수업 시간 중 탈북민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을 어떻게 미술 작품에 녹여낼 수 있을지, 그리고 그런 작품들을 어떻게 실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학생들과 함께 고민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그 결과물을 전시하는 자리도 가졌는데요, 허민재 교수입니다.

[녹취: 허민재,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겸임교수] “탈북민과 함께 하는 사회라고 해서요, 탈북민들을 학교 수업에 초대해서, 학생들을 조를 만들어, 한 조에 한 명의 탈북민을 배정해서, 그 분들의 삶에 대해서 좀 더 들여다보고, 지금 한국사회에서 사는 삶이 어떤가, 어떻게 하면, 디자인이 그 분들의 삶을 향상시켜줄 수 있을까, 이것을 통해서 각자 받은 영감을 어떻게 디자인이나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서 작업을 해 볼 수 있게 수업 구성을 해봤어요. 학생들이 저한테 와서 한 얘기가, ‘교수님, 저희와 똑같아요, 다를 게 하나도 없고.” 한 조는 차림표를 가지고 하는 캠페인이었어요. 북한에서는 영어를 거의 안 쓰고, 다 한국말로 번역해서 사용을 하잖아요. 그래서 북한 사람들이 한국에 왔을 때, 찻집에 가서 주문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예를 들어 찻집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할 때, ‘달콤한 물 탄 커피 한 잔 주세요.’ 라고 말을 하면, 어떤 보상을 한다거나, 아니면 설문조사를 해서, 이 음료를 한국말로 바꾼다면 어떤 게 가장 적합할까, 이런 것을 연구한 학생들도 있었고요.”

[녹취: 현장음]

먹고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속에, 조금 더 의미 있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얼마 전 남북하나재단 주최로 열린 대학생 발표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시너지 팀은 지난 대회에서 발표했던 내용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정리했습니다.

[녹취: 이현수, 연세대 신학과3] “통일 준비 발표 경진대회다 보니까, 우리가 통일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 통일 후에 남북한 사회의 통합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것이 대회의 주제였는데, 저희는 생각해 봤을 때, 통일이 된 후에, 혹은 통일을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되는 게, 우리가 북한 문화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우리 또래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이, 북한 문화는 촌스럽고 세련되지 못하고, 선전적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만약에 우리가 통일이 됐을 때, 여전히 그런 생각만 가지고 있으면, 과연 바람직한 통합이 이뤄질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된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통합을 위해서라도 북한 문화가 가진 특유의 장점을 우리가 남한 사회에 소개를 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해서, 그런 장점을 소개하는 문화요소들을 만들고, 그것을 소개하는 방안을 소개 한 게 저희 발표 주제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젊은 가수의 노래들 들어보면, 흥겨운데 아무런 뜻도 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리고 외래어가 많이 섞여있어서,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 듣겠고, 그런 경우가 많은데, 북한 노래들은 가사들이 순 우리말들로 이뤄져 있다 보니까, 아름다운 우리말을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있고, 북한 곡들이 구성이 단조롭다 보니까, 우리 또래 친구들은 안 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북한의 노랫말을 그대로 살리되, 남한의 우리 또래 친구들도 충분히 잘 들을 수 있게 편곡을 시도했어요.”

[녹취: 현장음]

올해를 정리하는 자리였을 뿐아니라 내년을 계획하는 자리이기도 했는데요, 내달 말부터 정기모임을 진행할 예정인 너나들이 독서모임 회원들도 함께 했습니다.

[녹취: 김철, 탈북민 대학원생] “독서모임은 남북한 청년들이 같이 모여서, 고전, 정치,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한 달에 한 번씩 읽을 거예요. 그리고 기간은 6개월 정도의 단기간으로 활동할 거고, 우리 청년들의 내재돼 있는 어떤 장벽들을 허무는 소통의 장, 서로를 이해하는 장, 책이라는 것은 서로를 만나는 기제가 될 수 있어서, 만나서 알아가는 거죠.”

통일의 별은 내년에도 남북의 대학생들이 함께 소통하며, 통일을 준비해 나갈 텐데요, 통일의 별 박현우 대표입니다.

[녹취: 박현우, 통일의 별 대표] “외형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키우는 게 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작은 모임들, 실질적인 소통을 위한 공간들, 그래서 남북 청년들이 실제로 어울리면서 고민하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찾아내는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녹취: 현장음]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