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미군 유해감식 또 신기록…1년 동안 69명 신원 확인

하와이에 있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에서 북한으로부터 받은 미군 유해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 제공: 제니 진 K208 팀장.

6.25 한국전쟁에서 숨진 미군의 유해 감식을 전담하는 미 국방부 산하기구가 올해 역대 최고 성과를 거뒀습니다. 과거 20년에 걸쳐 이뤄내던 결과를 1년 만에 초과 달성하며 매년 기록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국방 당국이 지난 9월 끝난 2016년 회계연도에 6.25전쟁에서 숨진 미군 69명의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992년부터 2011년까지 신원을 밝혀 낸 유해가 61구에 머문 사실을 고려할 때 지난 1년 동안 무려 20년에 걸친 작업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겁니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에서 6.25 참전 미군 유해 감식을 전담하고 있는 제니 진 박사는 1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새 기록을 세우면서 현재 신원이 확인된 6.25참전 미군 유해가 총 395구로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제니 진 박사] “한국전 실종 미군 유해 감식을 전담하는 저희 K208 팀이 출범한 뒤 5년이 됐는데요. 매 년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돼서 기쁩니다. 유족들에겐 단순히 유해 감식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에서 실종된 가족을 60여년 만에 만나는 거니까요.”

수십 년을 이어온 6.25참전 미군의 유해 감식 작업은 2011년 9월 DPAA가 6.25전쟁 참전 미군의 유해 감식을 전담하는 ‘K208 프로젝트 팀’을 출범시킨 뒤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인류학자 제니 진 박사가 이끄는 ‘K208 팀’은 1990~1994년 북한으로부터 넘겨 받은 400구 가량의 미군 유해의 감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012년 회계연도에 처음으로 미군 유골 28구의 신원을 밝혀 낸 데 이어 2013년 26구, 2014년 23구, 그리고 지난해 29구를 식별함으로써 반세기 넘게 가족의 흔적을 찾으려는 6.25참전 미군의 유족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에서 6.25참전 미군 유해 감식을 전담하고 있는 제니 진 박사

이 같은 성과를 주도한 진 박사는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첨단 유전자 감식 기법에 공을 돌렸습니다.

[녹취: 제니 진 박사] “유해가 정확히 어디서 발굴된 것인지를 추적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자료가 많이 모이면 향후 감식에 큰 도움이 되거든요. 또한 핵 DNA 분석 기술의 눈부신 발달 덕분에 어느 때보다 효율적으로 감식 작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DPAA는 ‘K208’외에도 ‘JRO’와 ‘펀치볼’ 등 6.25 전사자 신원을 확인하는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JRO (Joint Recovery Operation)’는 1996~2005년 미국이 북한에서 진행한 유해 발굴작업을 통해 확보한 2백여 구에 대한 검사를 담당하고, ‘펀치볼’은 1954년 하와이 호놀룰루의 전쟁 기념묘지에 묻힌 6.25전사자 유해를 다시 파내 신원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모두 진 박사의 분석을 거치는 ‘K208’과 ‘JRO’ 프로젝트는 지난 1년 동안 신원이 확인된 69구 가운데 약 70%인 47구를 감식해 매년 기록을 갱신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DPAA는 당초 ‘K208’과 ‘JRO’가 분석한 유해를 따로 명시했으나 지난해부터 두 프로젝트의 성과를 합쳐 집계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미군 유해를 미리 발굴해 놨다가 미국의 발굴 작업에 맞춰 다시 파묻으면서 한 사람의 뼈가 마치 다른 사람의 것처럼 두 프로젝트로 나뉘는 혼란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DPAA가 올해 감식에 성공한 유해에는 이밖에 ‘펀치볼’ 프로젝트에서 확인된 20구, 그리고 강원도 양구에서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발굴해 송환한 유해 2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한반도에는 아직도 7천797명의 6.25 참전 미군 유해가 흩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