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폐막, 보호무역주의 배격...한국 검찰 "박 대통령 최순실 게이트 공모" 입건 조사

20일 페루 리마에서 폐막한 APEC 정상회의에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남미 국가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린 제24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현지 시각으로 일요일(20일) 오후 폐막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고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국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의 공모자로 보고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야권은 본격적인 탄핵 추진에 들어갔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내년 9월에 있을 총선에서 4선에 도전한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페루 수도 리마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린 제24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일요일(20일) 막을 내렸는데요. 폐막식에서 21개국 정상들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고, 지속적이면서 균형적이고 포괄적인 성장을 위해 회원국 모두 포함하는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거세게 불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흐름과는 역행하는 선언문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각국 정상들도 공동 선언문에서 그 점을 지적했는데요. 이들 정상은 최근 세계화와 그 과정에 대한 의구심이 점증하면서 보호무역주의 대두라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러나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각 회원국은 사회 전 분야에서 자유무역의 혜택을 더 잘 설명하고, 그 혜택들이 널리 분배되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이번 공동선언문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기조에 맞서 역내 자유무역과 투자를 계속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에 다른 나라들과 체결한 자유무역 협정 때문에 미국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뺏기고, 미국의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역설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특히 중국 같은 나라는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조금 지원 정책을 펼치고,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평가 절하하고 있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취임하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말해왔는데요. APEC 지도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경쟁적인 목적으로 환율을 설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세계 경제 발전과 회복을 늦추는 보호무역적이고 왜곡적인 무역 조치를 철회하고 다자간 무역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자칫 폐기될지도 모를 운명에 처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 내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무역 정책이죠.대표적인 다자간 자유무역체제인데요.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하면 이를 전면 철회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폐기될 운명에 처해있습니다. 이번 APEC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들은 그러나 다자무역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 약칭 FTAAP 구축 가능성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는 중국이 앞장서서 추진하고 있는 자유무역체제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 때문에 중국이 TPP가 사실상 폐기될 위기에 처한 틈을 적극적인 기회로 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의 첫날 기조연설에서 보호무역주의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FTAAP'와 함께,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자유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적극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8년간 TPP 체결에 공을 들여왔는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세계 무역에서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동반자들은 TPP, 그리고 미국과 함께 전진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노동자들이 보호받고 환경 기준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교역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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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는 한국 소식 보겠습니다. 한국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게 됐다고요.

기자) 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한국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일요일(20일) 최순실 게이트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최순실 씨 등의 범행과 관련해 상당 부분 공모관계가 있다며 박 대통령의 공모관계를 공소장에 적시하고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대로 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가 포착돼 수사기관에 이름을 올려 수사를 받는 건 68년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최순실 게이트'가 뭔지 잠깐 설명을 듣고 갈까요?

기자) 네, 최순실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물로,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불법재단을 설립하고, 재벌들에게 강제로 기금을 모금하는가 하면, 대통령의 국정에까지 개입하고, 친인척들까지 엄청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지금 한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진행자) 최순실 씨는 구속기소 됐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검찰은 일요일(20일) 최순실 씨를 직권남용과 강요, 강요미수, 사기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직권남용과 강요, 강요미수 혐의로, 정호성 전 비서관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 했습니다. 검찰은 이들 3명을 구속기소 하면서 이들의 범죄 사실과 관련해 박대통령이 상당 부분이 공모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박 대통령의 신분은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뀌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도 기소될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한국 헌법은 84조에 현직 대통령의 불 소추 특권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 임기 중에는 이런 문제로 기소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퇴임 후에 기소될 수 있습니다. 한국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 등 8건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고, 최 씨에게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박 대통령 측은 검찰의 발표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박 대통령 변호를 맡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는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기재한 부분을 어느 하나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혀 향후 치열한 법정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 정의당 등 한국 3개 야당은 월요일 (21일) 최순실 게이트의 법적 책임을 물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로 당론을 각각 확정하고, 탄핵 절차 돌입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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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드디어 4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군요.

기자) 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내년 9월에 있을 총선에 출마합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05년부터 내리 3선에 성공해 지금 11년째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만일 또다시 성공하면 네 번째 연임이자 헬무트 콜 총리와 함께 16년 독일 총리를 지내는 최장수 총리가 됩니다.

진행자) 독일 정가에서는 그간 메르켈 총리의 4선 도전설이 줄곧 나오곤 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 본인은 총리 4선 도전에 대해 말을 아껴왔는데요. 메르켈 총리는 일요일(20일) 기독민주당 지도부 회의 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4선 도전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메르켈 총리는 독일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아온 지도자죠?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인들 사이에는 '어머니 메르켈'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릴 만큼 국민적 인기가 높은 지도자입니다. 국제사회에서는 메르켈 총리를 유럽 사회의 통합과 개방, 서구식 민주주의를 이행할 유능한 지도자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지난 17일 임기 마지막 해외 순방길에 독일을 찾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내가 독일인이라면 메르켈을 지지할 것"이라는 덕담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에는 메르켈 총리의 4선 도전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메르켈 총리 자신도 총리 도전을 공식 선포하면서 지금 독일 사회가 심각한 양극화에 처해 있다면서,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특히 난민 위기, 시리아 내전, 미국 대통령선거 등에서 보여지는 반세계화, 고립주의를 지적하면서 이런 국제사회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바로 이웃 나라인 프랑스에서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프랑스 제1야당인 중도 우파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 1차 투표가 일요일(20일) 치러졌는데요. 경선에 나선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3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이날 경선의 승자는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고요. 2위를 기록한 알랭 쥐페 전 총리와 오는 27일 2차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됩니다. 이날 선출되는 공화당 후보는 향후 대선에서 프랑스 극우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 펜 대표와 경쟁할 전망입니다. 한편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정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