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각각 추수감사절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미국인들의 화합을 강조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트럼프 당선인이 여성 2명을 장관급에 지명하는 등 새 행정부의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는 소식, 또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선거기간 내세웠던 강경한 선거공약들을 다소 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들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오늘은 미국의 추수감사절입니다. 미국인들은 매년 11월 넷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기념하는데요. 남북한 명절로 치면, 추석 같은 날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족, 친지들이 함께 모여서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는 날인데요. 한국에서 명절 때면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것처럼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요일(23일) 로스앤젤레스 상공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앞뒤로 차가 꽉 막혀서 자동차 불빛이 마치 강물처럼 흐르는 듯이 찍힌 사진입니다. 이번 추수감사절 기간에 자동차와 기차, 항공기 등으로 이동하는 미국인 수는 무려 5천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만큼 미국인들에게 중요한 명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추수감사절을 맞아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각각 미국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는 첫 대국민 추수감사절 메시지,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임기 중 마지막 추수감사절 메시지가 될 텐데요. 두 사람 모두 화합을 강조했습니다. 먼저 트럼프 당선인의 메시지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당선인] “It is my prayer, that on this Thanksgiving…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에서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미국인들이 분열을 치유하고, 공동의 목표와 결의로 강화된 하나의 국가로 전진하길 기도한다고 말했습니다. 19세기 중반에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선포하면서 “하나의 목소리와 하나의 마음”을 강조했는데, 바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네, 지난 8일에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여러 주에서 개표가 계속 진행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일반투표에서 더 많은 표를 받은 후보가 승리하는 게 아니라,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하는 후보가 이기는 간접선거 제도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인단 수에서 앞서면서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일반투표에서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뒤졌습니다. 현재 클린턴 후보가 200만 표 이상 더 많은 표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패배한 것으로 나온 경합주에서 재검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클린턴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네, 그러면서 선거인단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만약에 처음부터 일반투표 결과로 결정하는 방식이었다고 해도 반드시 클린턴 후보가 승리했으리란 보장도 없는 거죠. 그랬으면 두 후보의 선거운동 방식이 달랐을 테니까요.
기자) 맞습니다. 어쨌든 선거가 끝난 지 2주가 넘었지만, 아직 선거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도 이 점을 인정했습니다. 길고 치열했던 선거운동이 이제 막 끝났다면서, 사람들의 감정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제 워싱턴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고 도시 안전과 지역사회 번영을 이루는 등, 함께 역사에 남을 일을 할 기회가 왔다면서, 미국인들이 단합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추수감사절 메시지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 역시 화합을 강조했는데요.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추수감사절은 미국이 가진 힘의 원천을 상기할 수 있는 날이란 건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Thanksgiving is also a reminder of the source of…”
기자) 인종이나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공통된 신념에 따라서 미국인들은 하나라는 건데요.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다양한 사회를 이루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분열시키는 것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면서, 전 세계에 미국의 관대함을 보여주자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구이를 주로 먹는데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대통령이 칠면조를 사면하는 행사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수요일(23일) 백악관에서 칠면조 사면식이 있었는데요. 올해는 테이터와 탓이란 이름의 칠면조 두 마리가 사면을 받았습니다. 이 두 마리는 앞으로 사람들 식탁에 오를 일 없이, 천수를 누릴 수 있게 된 거죠. 그동안 칠면조 사면 행사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두 딸, 사샤와 말리아 양이 함께 했었는데요. 올해는 6살, 4살 난 오바마 대통령의 어린 조카들이 대신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두 딸이 처음 백악관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어린 꼬마들이었는데요. 그동안 숙녀가 됐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샤 양은 15살, 말리아 양은 18살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두 딸이 아버지가 하는 썰렁한 농담을 더는 견딜 수 없어서 이번 행사에 불참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추수감사절 기간을 어디서 보내나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고요. 트럼프 당선인은 동남부 플로리다 주에 있는 트럼프 일가 소유 휴양지에서 추수감사절을 지내는데요. 이곳에서도 쉬지 않고 여러 인사를 만나며, 새 정부 인선 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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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당선인이 수요일(23일) 각료급 인사 두 명을 새로 발표했는데요. 모두 여성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유엔 주재 미국 대사, 교육 운동가이자 정치 후원가인 벳시 디보스 씨를 교육 장관에 지명했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두 사람 다 여성이고요. 특히 헤일리 주지사는 인도 이민자의 딸입니다.
진행자) 헤일리 주지사에 대해 공화당의 떠오르는 별이다, 이런 표현을 쓰던데요.
기자) 네, 헤일리 주지사는 지난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청사 앞에 있던 남부연합기 철거 과정에서 전국에 얼굴을 알렸는데요. 남부연합기가 인종 차별을 상징한다고 해서 철거 운동이 벌어졌는데, 헤일리 주지사가 이 운동에 앞장 섰습니다. 헤일리 주지사는 사실 외교 경험은 전혀 없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헤일리 주지사에 대해 합의를 끌어내는 협상가로 알려져 있다면서, 국제 무대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이전에 지명한 사람들은 모두 백인 남성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동안 지명한 사람들을 돌아보면요.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 겸 고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모두 백인 남성입니다. 그래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왔는데요. 이에 따른 조처로 해석됩니다. 은퇴한 신경외과 의사로 지난 공화당 경선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벤 카슨 박사가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으로 유력하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카슨 박사는 흑인입니다.
진행자) 여기서 새로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벳시 디보스 씨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디보스 씨는 어린이를 위한 미국인 연맹(American Federation for Children)이라는 단체의 대표로 일하고 있는데요. 교육 당국의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학교인 ‘차터스쿨’ 옹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수요일(23일) 디보스 씨에 대해 아주 뛰어나고 열정적인 교육 운동가라고 평가했는데요. 디보스 씨는 자선사업가이자 정치 후원가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헤일리 주지사나 디보스 씨나 선거운동 기간에는 트럼프 당선인을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헤일리 주지사는 마르코 루비오 후보를 지지했다가, 루비오 후보가 사퇴하자, 테드 크루즈 후보를 지지했고요. 디보스 씨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진정한 공화당원이 아니라면서 ‘침입자’라고 공격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앞서 정치적으로 반대 입장에 있던 사람들까지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을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상무장관 인선이 마무리 단계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죠?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이 억만장자 투자자 윌버 로스 씨를 상무장관으로 지명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로스 씨는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자문 역할을 해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동안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을 파기하거나 미국에 유리하게 재협상해야 한다는 뜻을 보여왔는데요. 로스 씨 역시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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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강경한 정책들을 내놓았습니다. 거친 발언도 서슴지 않았고요. 그런데 막상 대통령에 당선되자 일부 공약들에 대해 한결 완화된 자세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치 전문가들은 대통령 후보들이 선거운동 기간엔 강경한 발언을 하더라도 일단 대통령에 당선돼 현실과 맞닥뜨리게 되면 어느 정도 타협을 하거나 한결 유화된 자세로 바뀌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하면,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떠올리실 분 많을 텐데요.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일부 지역에는 장벽이 아니라, 울타리를 설치할 수도 있다고 말했고요. 취임 후 100일간 할 일을 밝힌 동영상에서도 장벽을 전혀 언급하지도 않았습니다.
진행자) 불법 이민자 추방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이 되면 불법 이민자 1천100만 명을 추방하겠다고 다짐했는데요. 하지만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이런 강경정책에서 한발 물러서는 듯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불법 이민자들 가운데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약 200만에서 300만 명으로 추산하면서 이들을 미국에서 추방하거나 감옥에 투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정책 가운에 하나였던 건강보험제도, 일명 ‘오바마케어’ 역시 폐지하겠다고 주장해왔는데 여기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 직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다른 제도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태도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환자의 건강상태를 이유로 보험회사가 보험적용을 거부할 수 없게 하는 조항, 또 부모가 가입한 보험으로 자녀가 추가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조항, 이렇게 2개 조항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말한 겁니다.
진행자) 그리고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고문도 옹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고문은 효과가 있다며 물고문보다 훨씬 더 센 고문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는데요.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과의 면담을 한 후 생각이 바뀌었다며 고문이 결코 유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매티스 장군의 생각에 동의하는 자세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그 외에 또 어떤 공약들이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지구온난화에 대해 중국이 지어낸 허구일 뿐이라고 일축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했는데요. 대통령에 당선된 후 뉴욕타임스 기자들에게 이제는 이 협정을 열린 마음으로 자세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본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특별검사를 임명해 이메일 문제를 계속 조사하게 할 것이고, 클린턴 전 장관을 교도소로 보낼 거라고 주장했는데요. 역시 뉴욕타임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문제에 대한 조사를 계속 추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