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10월 대북식량지원 3600t...올들어 최대

북한 남포항에서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지원받은 식량을 하역하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가 북한 주민에게 분배한 식량 규모가 전달보다 30% 이상 증가했습니다. 올들어 최고 수준인데요,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최근 발표한 북한 국가보고서에서 지난달 북한 취약계층 82만4천여 명에게 3천567t의 식량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최고 수준으로, 전 달인 9월 취약 계층 73만여 명에게 2천728t의 식량을 지원했던 것에 비해서 31% 증가한 규모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은 특히 지난달 함경북도 무산군과 연사군, 회령시 수재민 3만1천여 명에게 영양 지원을 했으며, 수해 복구 작업에 동참한 주민 14만 3천여 명에게도 식량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또 지난달 북한 내 9개 도 20개 시 군에서 69차례 분배 감시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어린이 병원과 탁아소, 유치원, 고아원 등을 방문했으며 수해 지역 5곳도 방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주민의 식량안보와 영양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양강도 주민의 식량 상황이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분배 감시 활동을 위해 양강도 지역을 방문했을 때 현지 당국자들로부터 올해 감자 수확이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에 비해 20~30%가량 감소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겁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양강도 지역 내 식량 사정이 안 좋은 상황에서 곡물 수확량까지 감소해 주민들의 영양 상황이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앞서 발표한 ‘북한 지원사업 보고서’에서 북한 8개 도 가운데 양강도 내 어린이 영양실조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구의 지원을 받는 양강도 내 탁아소 어린이 32% 즉 3명 중 1명이 발육부진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는 북한 내 최고 비율이라고 밝혔습니다.

양강도에 이어 함경남도 (27.1%), 평안북도 (26.3%), 황해북도 (25.7%), 함경북도 (25.5%), 강원도 (24.4%), 황해남도 (22.4%) 순이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지원을 받는 북한 전역의 탁아소 어린이 영양실조 비율은 25.4%로 조사됐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또 북한 당국이 지난달 주민 한 명당 하루 380g의 식량을 배급했다며 이는 전달인 9월 300g을 배급했던 것에 비해 27%가량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식량 배급량은 유엔의 1인당 하루 최소 권장량 600g은 물론, 북한 당국이 목표로 하는 573g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세계식량계획은 덧붙였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7월부터 2년 6개월 동안 북한 주민 170만 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영양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새 사업은 취약계층을 위한 영양 지원과 함께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양 지원사업은 최대 10개에 달하는 현지 식품공장에서 8만9천t의 영양 과자와 ‘수퍼씨리얼 플러스’로 불리는 혼합영양 강화식품을 생산해 취약계층에 제공하는 겁니다.

‘수퍼씨리얼 플러스’는 생후 6개월에서 5세 미만 어린이들의 영양실조를 예방하고, 2세 미만 영유아의 발육 부진을 예방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식품으로, 탁아소와 고아원, 유치원, 병원 등을 통해 분배됩니다.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식량 사업' (Food for Disaster Risk Reduction)은 자연재해에 취약한 지역 주민 88만여 명에게 곡물과 콩, 식용유 등을 지원하고 재난관리 교육 등을 실시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은 2018년 12월까지 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1억2천9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28일 현재 모금된 금액은 2천1백만 달러로 목표액의 16.4% 수준입니다. 올해 세계식량계획의 대북 지원 사업에 동참한 나라는 캐나다와 인도, 러시아, 스위스,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 등입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