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톰 프라이스 연방 하원의원을 보건후생부 장관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차기 국무장관 후보로 떠올랐는데요. 트럼프 행정부 인선 작업에 관한 소식부터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나 여러 명이 다친 가운데 당국이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란 소식 알아보고요. 화제의 뮤지컬 ‘해밀턴’의 주간 수입이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차기 행정부에서 보건후생부를 이끌 장관 지명자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오늘(29일) 아침 트럼프 당선인 측이 톰 프라이스 연방 하원의원을 보건후생부 장관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프라이스 의원은 조지아 주 출신으로 2005년부터 하원의원으로 활동해왔고, 2015년부터는 하원 예산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인 전국민 건강보험제도 ‘오바마케어’를 강력히 비판해 온 인물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그동안 대통령에 취임하면,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겠다고 말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를 폐지하고 다른 제도로 대체하겠다고 했는데요. 최근에는 오바마케어 가운데 일부 조항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프라이스 의원은 그동안 ‘오바마케어’ 폐지를 주장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대체할 법안도 꾸준히 발의해왔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조금 전에 발표한 성명에서 프라이스 의원에 대해 “지칠 줄 모르는 문제 해결사”이며, “건강보험 정책 전문가”라고 칭찬했고요. 오바마케어 폐지와 대체 과정을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보건후생부 장관 인선이 끝났는데요. 하지만 요즘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건 국무장관 자리 아닙니까? 트럼프 당선인이 과연 누구를 국무장관으로 낙점할까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데요.
기자) 네, 국무장관은 행정부 각료 15명 가운데 가장 서열이 높은 자리이고, 또 대외적으로 미국을 대표해 협상에 나서는 자리이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으로 국무장관 자리를 강력히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과 함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밥 코커 연방 상원의원 등이 고려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어제(28일)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을 만났다고요?
기자) 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도전과 기회 등 전 세계 여러 문제를 트럼프 당선인이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을 만난 뒤,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이 어떤 인물인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육군 4성 장군 출신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과 아프가니스탄 주둔 연합군 사령관을 지냈습니다. 지난 2011년에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CIA 국장으로 임명됐는데요.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인 2012년 11월, 자신의 전기를 집필하던 여성 작가와 불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임했습니다. 또 이 여성 작가에게 국가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았고요. 결국, 유죄를 시인하고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진행자) 앞서 국무장관 후보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하지만 내부 반대가 만만치 않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롬니 전 주지사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반트럼프 운동의 선봉에 섰던 인물이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켈리앤 콘웨이 씨는 롬니 전 주지사가 트럼프 당선인에게 투표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며 반발했습니다. 국무장관은 대통령에게 충성해야 하는데, 롬니 전 주지사가 그럴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겁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이런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당선인이 롬니 전 주지사를 여전히 국무장관 후보로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오늘(29일) 롬니 전 주지사를 다시 한 번 만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여기서 지난 선거를 둘러싼 문제, 잠시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위스콘신 주가 곧 재검표에 들어간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주 중에 재검표를 시작합니다. 지난 8일 대통령 선거에 녹색당 후보로 나섰던 질 스타인 후보가 선거의 온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재검표가 필요하다면서 지난주에 기금모금 운동을 벌였는데요. 기부금이 쏟아지면서, 며칠 만에 3개 경합주 재검표에 필요한 비용을 거의 확보했습니다. 스타인 후보 측은 펜실베이니아 주에도 재검표를 신청했고요. 미시간 주에도 곧 신청할 계획입니다. 미시간 주 당국은 어제(28일) 지난 8일 선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누르고 승리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위스콘신 주와 미시간 주, 펜실베이니아 주는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주인데요. 이 3개 주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긴 했지만, 표 차이가 얼마 안 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시간 주 같은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불과 1만여 표 차이로 승리했는데요. 최근 컴퓨터 전문 교수 등 전문가들이 통계학적인 문제를 지적하면서, 3개 주에서 재검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투표 기계가 해킹 당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선거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스타인 후보가 재검표를 신청하자, 클린턴 전 장관 측도 재검표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대선의 승자가 바뀌려면, 3개 주에서 모두 클린턴 전 장관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오히려 캘리포니아 주와 버지니아 주, 뉴햄프셔 주에서 선거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는데요. 백악관과 이들 주 선거 당국은 근거 없는 얘기라며 일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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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어제(28일) 오하이오 주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나 여러 명이 다쳤는데요. 이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처음에는 총기 난사 사건으로 알려졌는데요. 총격은 경찰이 범인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제(28일) 오전 10시경에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에 있는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한 청년이 자동차를 인도로 몰고 들어가서 여러 명을 치었고요. 또 차에서 나와서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커다란 칼을 휘두르며 여러 명을 찔렀습니다. 이로 인해 11명이 다쳤는데요. 그 가운데 1명은 중태이지만, 목숨이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합니다. 마침 근처에 있던 경관이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하면서,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는데요. 범인은 경관의 총을 받고 숨졌습니다.
진행자) 범인이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학생인 것으로 드러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소말리아계 난민 가정 출신인데요. 이름이 압둘 라자크 알리 아르탄이고, 올해 20살로 이슬람교도입니다.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는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 이어서 미국에서 소말리아계 주민이 두 번째로 많은 곳인데요. 콜럼버스 경찰 당국은 이번 사건이 테러 공격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용의자는 없습니까?
기자) 앞서 마이클 드레이크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총장이 또 다른 용의자가 있을 가능성을 내비쳤는데요. 하지만 경찰은 근처를 수색한 뒤, 단독 범행이었던 것으로 결론 지었습니다. 드레이크 총장은 범행 동기를 함부로 추측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범인이 인도로 차를 몰고 돌진한 점, 그리고 차에서 나와서 사람들을 공격한 점을 볼 때 고의적인 공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 청년이 과거에 테러 가능성을 내비친 일이 있나요?
기자) 그게 아직은 확실하지 않은데요. 하지만 지난 8월, 같은 이름의 학생이 교내에 이슬람 신자들이 기도할 곳이 부족하다며, 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글을 대학 신문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추수감사절 연휴를 지내고, 다시 강의가 시작되는 가운데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학생들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다들 많이 놀랐다고 하는데요. 학생들은 대학 긴급 경보 시스템을 통해 “달아나라, 숨어라, 싸워라”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를 통해 받았다고 합니다. 일단 달아나서 숨고, 괴한과 맞닥뜨리는 순간이 되면, 맞서 싸우라는 내용인데, 잘 알려진 비상사태 대처법이죠. 일부 학생은 강의실 문 앞에 의자를 쌓고 숨기도 했습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는 미국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대학 가운데 하나로 약 6만 명이 재학 중입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이런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났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9월에 미국 중북부 미네소타 주의 한 쇼핑센터에서 소말리아계 미국인이 칼을 휘둘러 10명이 다쳤습니다. 범인은 마침 현장에 있던 비번 경관의 총에 맞아 숨졌는데요. 당국은 범인이 공격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이슬람교도인지 먼저 물어봤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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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뮤지컬이라고 하면, 노래와 춤을 곁들인 일종의 가무극인데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이라면 ‘해밀턴’을 꼽을 수 있죠?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뮤지컬 해밀턴의 주간 입장료 수입이 브로드웨이 뮤지컬 역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해밀턴의 지난주 수입은 330만 달러에 달했는데요. 보통 브로드웨이에서 1주일에 1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뮤지컬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요. 대부분은 여기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브로드웨이의 새로운 역사를 쓴 뮤지컬 해밀턴, 내용도 미국의 역사를 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초대 재무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의 생을 그린 뮤지컬인데요. 역사 이야기라고 해서 딱딱한 대하극을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뮤지컬 해밀턴을 잠시 들어보실까요?
[녹취: 뮤지컬 해밀턴]
기자) 네, 이렇게 가사를 읊조리는 듯 부르는 랩과 힙합형식의 뮤지컬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해밀턴은 지난 6월에 뮤지컬 분야 최고의 상인 토니상 시상식에서 11개 부문을 휩쓸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뮤지컬 해밀턴이 관심을 받은 사건이 하나 있지 않습니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해밀턴 출연진 사이에 마찰이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18일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딸과 조카들과 함께 ‘해밀턴’을 관람했는데요. 뮤지컬이 끝나고 한 흑인 배우가 펜스 당선인에게 보내는 성명서를 읽은 겁니다. 미국의 다양성을 지켜달라고 촉구한 건데요. 이 소식을 들은 트럼프 당선인은 ‘해밀턴’ 출연진이 매우 무례했다면서, 펜스 부통령 당선인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논란이 된다는 말은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는 말이기도 할 텐데요. ‘해밀턴’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그만큼 푯값도 매우 비쌉니다. 해밀턴의 입장료 역시 지난주 새로운 기록을 세웠는데요. 가장 비싼 자리표는 거의 1천 달러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이 표도 구하지 못해서 암표상 등으로부터 웃돈을 더 얹어 주고 표를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지난주 ‘해밀턴’의 평균 입장료는 303달러로 이 역시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진행자) 그야말로 해밀턴이 브로드웨이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 가고 있는데요. 해밀턴이 이렇게 큰 인기를 끌기 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이 또 있지 않습니까? 뮤지컬 위키드(Wicked)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사악한’이라는 뜻의 뮤지컬 위키드는 유명한 소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마녀 얘기에서 착상한 건데요. 원작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비틀어 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여기서 위키드에 나오는 노래도 한번 들어보고 갈까요?
[녹취: 뮤지컬 위키드]
기자) 뮤지컬 해밀턴과는 분위기가 좀 다르죠? 사실 해밀턴이 이번에 기록을 세우기 전, 가장 많은 주간 수입을 올린 뮤지컬이 바로 위키드인데요. 지난 2013년에 1주간 9번 공연으로 320만 달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해밀턴은 1주간 8번 공연으로 10만 달러 더 많은 330만 달러를 벌어들인 거죠.
진행자) 해밀턴이 이렇게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물론 해밀턴의 내용과 형식 등이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있겠고요. 지난주에 미국의 큰 명절인 추수감사절이 있지 않았습니까? 미국에서 추수감사주간은 크리스마스가 끼어 있는 연말에 이어 브로드웨이의 가장 큰 성수기라고 합니다. 뉴욕 브로드웨이에는 수많은 극장이 몰려있는데요. 지난 주 브로드웨이 극장들의 총 입장권 수입은 3천500만 달러가 넘으면서 역대 추수감사주간 수입에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입장객 숫자에서는 지난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