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가진 전화 통화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맹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이탈리아 헌법개정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되면서 마테오 렌치 총리가 책임을 지고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현역 일본 총리로서는 최초로 이달말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한다는 소식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고요?
기자) 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월요일(5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의 엄정한 입장은 전 세계가 아는 바이고, 미국 측과 트럼프 당선인 팀도 이런 태도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면서, 미국의 새 정부가 타이완 문제에 변화를 가해 ‘하나의 중국’원칙을 허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경고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 문제를 확실히하기 위해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측과 긴밀하게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새 정부가 타이완 문제에 변화를 가한다, 무슨 말입니까?
기자) 지난 금요일(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통화를 했습니다. 두사람은 약 10분 간의 통화에서 대선 결과에 대한 축하 인사와 양측간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을 주로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 정부가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끊은 지 37년만에 양측 정상급 인사가 처음 통화한 것이어서 파장이 컸습니다. 중국은 통화 사실이 알려진 당일,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나서 “타이완 측이 일으킨 ‘소동작’(장난질)”이라고 말하면서, 외교관들이 잘 쓰지않는 자극적인 어휘를 사용해 비판했고요, “미국 정부가 수십 년간 견지해 온 ‘하나의 중국’ 정책이 바뀌지 않을 것을 기대한다”면서 사태 수습을 희망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트 당선인 측은 타이완 총통과 통화한 데 대해 아무 문제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과 타이완 총통의 통화에 대해서 중국 정부가 이처럼 격한 반응을 보이자, 트럼프 당선인도 역시 금요일(2일)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미국이 타이완에 수십억 달러 어치 군사장비를 파는데, 축하 전화조차 받을 수 없다니 흥미로운 일”이라고 적었는데요. 아무 문제없다는 입장을 표시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별 문제 없는 일이라고 말했는데, 미국과 타이완의 지도자가 전화 통화를 한 게 그렇게 큰 일입니까? 중국이 거듭 반발하는 이유가 뭐죠?
기자) 잘 아시는 것처럼, 중국은 현재 공산주의 본토 정부와 자본주의 타이완 당국이 나뉘어있는데요. 1970년대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본토의 중화인민공화국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한 뒤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중국 외교의 대전제로 자리잡은 분위기였습니다. 다시 말해, ‘중국’이라는 나라의 영토인 타이완 섬에 자본주의 체재가 운영중인 것을 인정하지만, 대외적으로 양측을 대표하는 것은 본토의 중국 정부라는 건데요. 중국은 트럼프 당선인이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통화한 일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허물려는 시도가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현지 외교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중국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한 시각을 드러내왔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선거운동 기간 동안 중국에 대한 적대적인 시각을 지속적으로 표시해왔습니다. 중국을 불법 수출 보조금 지급, 지적재산권 무시 등의 불공정 무역국으로 지목해 필요할 경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4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는데요.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하면 관계를 재검토해야할 ‘블랙리스트 국가’ 1순위에 중국을 올리며 대중 압박 정책을 예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백악관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뉴욕타임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의 통화 다음 날인 토요일(3일) 일부 아시아 국가의 고위 외교 당국자들이 백악관과 접촉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대 북한 제재 확대를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불거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우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면서 “미국의 관심사는 양안 관계의 평화와 안정”이라고 강조했고요.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월요일(5일) 미국의 고위 국가안보 관리들이 주말동안 중국 당국자들과 접촉했다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한다는 게 미국 현 정부의 공식 입장인데, 그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새 정부에서 실제 변화가 있을까요?
기자) 테드 크루즈, 톰 코튼 상원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타이완 총통과 통화한 일을 적극 옹호하면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타이완에 대해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바락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 가운데 상당수를 뒤집을 태세여서 곳곳에서 갈등이 예상된다고 미국 주요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타이완 문제 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을 ‘불공정 무역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두 나라의 통상마찰은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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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탈리아에서 헌법을 고치기 위한 국민투표가 부결됐다고요?
기자) 네. 상원의원 정수를 315명에서 100명으로 줄여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 정치적 효율성을 높이자는 골자로 마련한 이탈리아 개헌안이 일요일 (4일) 국민투표에서 부결됐습니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의 약 59.5%가 반대표를 던졌는데요, 마테오 렌치 총리가 월요일(5일)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일로 이탈리아 경제가 ‘붕괴’할 수 있다는 전망이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탈리아는 지난 2009년 전세계를 휩쓴 금융위기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나라 가운데 하나인데요. 아직도 경제상황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도 이탈리아 금융권에 부실채권 위기가 닥쳐서 대다수 은행들이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총리 사임으로 정치·경제적 혼란이 가중됨에 따라서 은행 부실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는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 일의 파장은 이탈리아 국내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유럽전역까지 퍼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실제로 이탈리아 개헌안 부결 직후 유로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고요?
기자) 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개헌 국민투표 패배를 인정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직후 유로화 가치가 급락했습니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인 장중 1.0506달러까지 떨어졌데요, 국제 경제 전문 매체들은 1달러로 1유로를 살 수 있는 ‘유로·달러 패리티(등가)’시대가 임박했다는 전망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주춤했던 달러화 가치 상승세가 이탈리아발 불안 심리에 재개되는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렌치 총리가 사임의사를 밝힌 뒤 반대파들은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고요?
기자) 네. 렌치 총리의 사임으로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제1야당 ‘오성운동’의 베페 그릴로 대표는 그간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이른바 '이탈렉시트(Italexit)'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말해왔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 6월 현지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와 같은 정치적 격변이 유로존 3위 경제대국 이탈리아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유로존은 EU회원국 가운데서도, 유로화 단일통화로 사용하는 19개 나라들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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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는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달말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오는 26일과 27일 이틀간 미국 하와이를 방문하는데요. 이 때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월요일(5일)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에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동행할 예정입니다. 미국 백악관도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 계획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진주만은 미국과 일본 역사상 매우 민감한 지역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12월, 일본군이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 정박 중이던 미국 함대를 기습 공격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200여 대의 일본군 전투기들이 대규모 폭격을 가하면서 당시 정박해 있던 미국 전함 여러 척이 격침되거나 파괴됐고 미군 2천여 명이 사망했는데요. 이 진주만 공습을 계기로 그동안 중립을 지키고 있던 미국도 의회의 승인을 받아 전쟁에 뛰어들게 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는 7일이 진주만 공습 75주년이 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진주만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또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면서 미래를 위한 다짐과 양국의 관계 발전을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5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오바마 대통령이 1945년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히로시마를 방문했었죠. 그래서 일각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의 이번 진주만 방문을 두고 오바마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아베 신조 총리가 답례 형식으로 방문해 서로 과거사를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 계획에 대해 아베 정권내에서 강경보수파들의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두 지도자의 진주만 방문은 과거 적국이었던 두 나라가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서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위해 화해하고 협력하는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진주만에 있는 미 해군함 애리조나호 추모관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도 갖는다고 전했습니다. 두 정상은 또 진주만 방문후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인데요.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은 두 지도자가 지난 4년간 경제와 안보, 국제 현안들에 대해 협력했던 양국의 공동 노력을 점검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