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단체 "ICC에 김정은 제소…직권수사 요청할 것"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NK워치'가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김정은과 반인도범죄 책임자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안명철 NK워치 대표, 북한인권 피해자들,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상임대표.

한국의 북한인권단체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북한 내 인권 유린의 책임자로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제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인권 유린 가해자들에 대한 심리적 압박과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녹취: 북한 인권 유린 피해자 증언] “쉬지 않고 영하 30도 되는 그 곳에서 죽기 살기로 일했는데 그 때 우리가 번 돈이 현지 러시아 벌목공들이 버는 돈의 10분의 1도 안됐습니다. 우리가 북한에서 교육 받았던 러시아 가서 돈 버는 것과 현장에 가서 느끼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 “공개처형도 그 때 봤고 바로 제 옆에서 저보다 2살 어린 여자애가 굶어 죽는 모습도 봤고” / “일을 시켜서 강제 낙태하고 저 역시도 임신 3개월째 마취 없이 강제수술을 당했어요.”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NK 워치’가 공개한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피해자들의 증언입니다.

NK 워치는 7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반인도범죄 책임자로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제소한다고 밝혔습니다.

NK 워치 안명철 대표는 북한에서는 지금도 반인도범죄가 국가에 의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그 책임자인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처벌과 북한인권 개선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안명철 대표 / NK 워치] “실질적인 피해자들이 북한 인권 최고책임자인 김정은을 직접 제소함으로써 북한의 인권 유린 가해자들에 대한 심리적 압박과 그로 인한 북한 주민들이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면서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인 ICC에 제소하기로 하였습니다.”

유엔은 그동안 안보리와 인권이사회의 결의 등으로 김정은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를 ICC에 제소해 북한인권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NK 워치 측은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수집한 인권 침해 피해자들에 대한 인터뷰 자료와 유엔 각 실무그룹에 제출했던 298건의 청원서 중 답변을 받은 38건 등을 참고자료로 오는 9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직접 제출할 계획입니다.

NK 워치와 함께 김정은 ICC 제소에 참여하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상임대표인 김태훈 변호사는 이번 ICC 제소에 대해 김정은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의 직권수사 개시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태훈 변호사 /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상임대표] “그것이 과연 가능한 것이냐, 저희가 법률 검토한 결과 논리상 가능하다. 수사에 착수해 달라고 청원한 것이고요. 검사가 보고서 수사할 만하면 수사하고 위원회가 또 있어요. 거기 검사가 리뷰를 요청하고 사전 심사를 받아서 그런 단계를 거치는 거죠.”

NK 워치 측이 2013년부터 지금까지 유엔의 각 실무그룹에 제출한 청원서는 모두 335명, 298건으로 이 가운데 유엔으로부터 답변이나 의견서를 받은 청원서는 49명, 38건입니다.

북한 측 답변을 받은 청원서는 25명, 15건으로 김정은 정권 이후 제출한 청원서 20건 가운데 답변을 받은 것은 2건에 불과합니다.

안명철 대표는 북한으로부터 받은 답변도 북한을 모략하는 세력에 의한 책동이라는 상투적인 내용에 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안명철 대표 / NK 워치] “저도 어머니와 두 동생이 지금 수용소에 있습니다. 그래서 청원을 넣었는데 북한으로부터 답변을 받았는데 북한에는 수용소가 없고 북한을 음해하는 세력의 책동이다, 딱 이겁니다. 그런데 제가 수용소에 있었거든요. 무조건 북한을 음해하는 세력의 책동이다, 답은 대부분 그렇습니다.”

안명철 대표는 이번 ICC 제소 이후에도 북한 인권 유린에 대한 유엔 청원서 제출은 계속될 것이라며, 북한 인권 피해자들이 한 목소리를 낸다면 국제형사재판소도 더 이상 묵과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