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공원에 스케이트와 눈썰, 눈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여의 아이스파크’ 가 문을 열였습니다. 개장식에는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 학생들이 함께 했는데요, 한반도 통일과 북한, 탈북민들과 관련한 한국 내 움직임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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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 스케이트장이 생겼습니다. 여의 아이스파크는 지난 14일 오후 개장식을 열고 시민들을 맞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에는 스케이트장만 운영했지만 올해는 눈썰매장과 눈 놀이터를 추가로 운영합니다. 여의 아이스파크의 후원사인 KDB 산업은행의 백인균 부행장입니다.
[녹취: 백인균, 산업은행 부행장] “저희 산업은행에서는 추운 겨울철에 시민 여러분께서 가족들과 함께 이 도심 속에서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작년부터 고민을 하다가, 작년에 처음 개장을 했고요, 올해 조금 더 확대된 규모로 ‘여의 아이스파크’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스케이트장 운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희가 작년부터 저희와 결연을 맺고 있는 아이들을 초청해서, 여의 아이스파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개장식에 사회 소외계층인 탈북 학생들과, 저희 산업은행이 결연하고 있는 기관 아이들을 특별히 초청했습니다.”
2016년 겨울, 여의 아이스파크의 시작을 알리는 날에는 특별한 손님이 초대됐습니다.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 학생들인데요, 우리들학교의 윤동주 교장입니다.
[녹취: 윤동주, 우리들학교장] “이렇게 연말에, 크리스마스가 곧 다가오잖아요. 그래서 들떠있는데, 스케이트장을 개장하셔서 이렇게 우리 학생들에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우리 학생들이 모처럼 이렇게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실 지난번에 우리가 소록도 봉사 활동도 같이 가고, 임직원들이 오셔서 손수 갈비도 만들어 주시고, 식사대접도 같이 했었는데, 그게 인연이 돼서 이렇게 같이 나왔네요.”
겨울방학이 다가오지만 탈북 청소년들에게는 오히려 방학이 더 외롭게 마련인데요, 그래서 이런 다양한 여가 활동들이 더 의미가 있습니다.
[녹취: 윤동주, 우리들학교장] “다음 주면 방학에 들어갑니다. 방학이 되면 한국 학생들은 어학연수다 공부다, 방학 때 맞춰서 친척들도 만나고, 부모님과 여행도 떠나고 공부도 하게 될 텐데, 사실 우리 아이들은 방학이 되면 괴로워요, 외롭고. 북한이 지척인데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고, 거기에 있는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도 못 만나고, 동네 친구들도 만날 수 없고. 또 중국에서 온 아이들도 많아요. 마음 놓고 갈 수 있는 곳도 없고. 그래서 방학이 오면, 명절이나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우리는 즐거울지 모르겠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외로운 시간들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래서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그 아이들을 더 찾아가고, 그래서 바람이라면, 이 아이들이 이런 시간을 좀 즐겨서, 이런 시간을 통해서 이 아이들도 한국 아이들처럼 똑같이 누렸으면 하는 바람인데요, 한국의 여러 사람들이 꼭 특별한 날에만 찾아가지 말고, 이렇게 전화도 해 주시고, 찾아가서 식사도 같이 해 주시고, 영화도 같이 봐주시고, 이웃처럼 친구처럼 똑같이 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방학 동안에 너 뭐했니?’ 물어보면, ‘저요, 영화도 보고, 친구도 만나고 신나게 놀았어요. 방학 동안에 못했던 공부도 하고 책도 읽었고, 재미있게 보냈어요.’라는 소리를 좀 듣고 싶어요.”
대부분 한국에 와서는 스케이트를 처음 타본다는 학생들인데요, 서울 한복판에서 타는 스케이트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녹취: 탈북청소년] “여의도 광장 스케이트장에 왔습니다. 정말 좋아요. 스케이트를 오랜만에 타서 기분이 좋고, 어렸을 때 생각이 나서 좋고, 맛있는 것 많이 사줘서 좋아요. 어렸을 때 타봤어요, 12살 때 타봤어요. 고향, 북한에서 타봤어요. 그 때는 자연 상태로 언 데서 하고, 지금은 인공적으로 언 데서 타니까, 안전이 좀 보장되는 것 같아요. 친구들과 탔으니까, 그런 기분이 들고, 요즘은 안 타다 탔으니까 새로운 기분이고, 서울 한가운데에서 탄다는 자체가 설레고 그래요. 올 겨울 봉사도 많이 하고 신나게 보내겠습니다.”
“스케이트화를 신고 있는데, 오늘 한국에 와서 처음 타보는 거예요. 기쁘고요, 처음 타보니까 적응이 안돼서요, 얼음판이 미끄러우니까, 자꾸 넘어져서 힘들어요. 무섭지는 않아요, 재미있어요. 어렸을 때 추억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많이 즐겁고 기뻐요. 고행에서 어렸을 때 타 본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아는 친구 형이 빌려줘서 타 본적이 있었는데, 그 때 한 번 타본 이후로는 타 본적이 없어서요, 추억이 생각나서 동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기쁘고 즐거워요.”
“거기서는 ‘외발이’ 라는 나무 위에 타는 게 있는데, 그거 타다가, 나무를 제련해서 날을 하나 달고 타죠. 그때는 애들과 같이 눈만 오면, 눈 위에서 뭐든지 다 탔으니까요. 그 때 타다가 여기 와서 타니까, 그 때 기억도 떠오르고, 그 때 같이 있던 친구들도 생각나고 그래요. 올 겨울은, 오늘 스케이트 타고, 내일은 또 스키장 가거든요. 그래서 눈 위에서 놀고 싶어요. 뭔가 아이가 된 기분이죠. 하얗게 눈이 내리면.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 때는 꼭 눈이 왔으면 좋겠네요.”
한편 KDB 산업은행에서는 남북 간 마음의 통일을 이루기 위해, 탈북민의 안정적인 한국사회 정착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내년에도 지속적인 봉사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KDB 산업은행의 백인균 부행장입니다.
[녹취: 백인균, KDB 산업은행 부행장] “통일사업부를 중심으로, 통일이 물리적 통일 이전에, 남북한 주민 간 마음의 통일이 이뤄지도록, 봉사활동을 포함해서, 탈북민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실시된 프로그램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를 통해서, 내년도에는 현재 대한민국에 정착하고 계신 탈북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원 방안들을 강구해서, 지원하는, 실천하는 정책금융기관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