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통일부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평화와 통일 영화 각본 공모전’을 열었는데요, 최근 당선작 3편을 무료 상영했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탈북민들과 관련한 한국 내 움직임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입니다.
5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영화관. ‘2016 평화와 통일 영화 상영전’이 열렸습니다. 이번 상영전에서는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10일까지 진행한 ‘평화와 통일 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의 당선작 4편 중 3편을 선보였는데요, 영화산업고용복지위원회의 박의준 팀장입니다.
[녹취: 박의준, 영화산업고용복지위원회 팀장] “대중문화의 꽃인 영화를 통해 대중들에게 통일에 대한 염원과 인식을 높이기 위해 통일부가 주최하고 영화산업고용복지위원회가 주관하여 2015년도부터 시작한 행사고요, 평화통일영화 제작 지원 시나리오 공모전을 진행하여, 올해는 중편 2편, 단편 2편을 제작 지원하였습니다. 네 편 중 3편의 영화를 평화통일 영화 상영전을 통해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상영전에서는 <련희와 연희>,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도시체험> 등 3편의 영화를 무료로 상영했습니다.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은 헤어진 젊은 연인들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6.25 한국전쟁 때 헤어진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화해하는 이야기로, 이산가족들의 가슴 아픈 이별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의 이인의 감독은 헤어진 가족을 찾는 실향민 어르신들을 만났던 경험을 영화에 녹여냈는데요, 이인의 감독입니다.
[녹취: 이인희, 영화감독] “이산가족 실향민 분들이 북쪽에 계신 가족 분들을 찾기 위해서 만드는 아카이빙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했었고요,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24분짜리 단편시나리오를 만들게 됐죠.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시는 분들은 몇 분 안 되세요. 실제로 만난 분들은 한 2~300명 밖에 안되고, 나머지 20만 명 이상의 그 분들이 가족을 애타게 찾고 있는데, 방법이 없잖아요. 통일부나 적십자를 통하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는데, 신청을 해도 최소한 5년 정도는 다 대기를 하시고 기다리셔야 겨우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 그 분들이 가족들을 찾기 위한 실제적인 증거들 위주로만 편집을 해요. 애틋한 기억들은 저희가 인터뷰를 해도 사실상 편집실에서 다 편집이 돼 버려요. 그 얘기들은 당사자 하고 인터뷰를 한 사람 밖에 모르는 그런 얘기가 돼 버리거든요. 전하지 못한, 개인의 되게 사적인 기억인데 애틋한 기억들, 그것을 한 번 영화로 만들어서 소개를 하고 싶어서 제작을 했습니다.”
<련희와 연희>는 탈북 과정에서 아이를 잃은 탈북민 김련희와 가정폭력을 이기지 못해 가출한 여고생 김연희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도시체험>은 탈북민들의 사회 정착을 지원하는 통일부 소속기관인 하나원 교육생의 고난과 한국 경찰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요, <도시체험>의 조은희 감독입니다.
[녹취: 조은희, 영화감독] “탈북녀 충심의 눈으로 바라본 서울 도시에 관한 이야기고요, 이 작품을 통해서 저는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그런데 저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굉장히 남한과 북한 사람 사이에 다른 부분이 많거든요.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그래서 그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영화 상에 등장한 경찰처럼 배려심이 필요하지 않나, 배려심이 있다면 그런 장벽을 좀 빨리 허물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조은희 감독은 탈북민들과 교류했던 개인적인 경험을 영화에 담았고요, 그 과정에서 탈북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은희, 영화감독] “교회에서 북한 선교 사역을 좀 했어요. 그래서 제가 같이 섬기고 있는 교회에 탈북 자매들도 좀 계시고. 그렇게 교류를 한 지 몇 년, 개인적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영화를 기획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갓 나온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일단, 도시의 규모에 압도 당했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화려하고, 물건도 많고 사람도 많고, 여러 가지 그런 것들이 굉장히 충격이라기 보다는 놀라웠다고. 그리고 제가 이런 영화 구상을 얘기 했을 때, 본인들도 체험 나왔을 때, ‘길을 잃어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공포심을 느꼈다고 하더라고요.”
<도시체험>에서 한국의 경찰관 역할을 맡은 최승윤 씨는 영화를 통해, 맣은 사람들이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고, 통일에 대한 염원을 키워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녹취: 최승윤, 배우] “직업이 경찰인 한 사람일 뿐인데, <도시체험>에서 충심에게는 되게 큰 존재로 다가오는 배려 깊고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묘사가 되는데요, 사실은 저희 주변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저도 몰랐고요, 사실은 대다수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 민족이잖아요. 다만 어떤 정치적이고, 여러 가지 이념적인 것 때문에 나뉘어져 있는데, 때로는 이런 사람들이, 북한의 주민들이 우리와 같은 민족이란 것을 알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계기는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영화나 예능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편, 통일부는 지난해부터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즐기면서 통일에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통일영화 각본을 공모하고, 수상작에 대해서는 제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