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정원 “김정은, 특수부대서 청와대 불바다 위협”

지난 7월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오른쪽)가 23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북한은 언제든지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국 국가정보원장이 밝혔습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이병호 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국정원장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특수작전부대를 방문했을 때 이같이 말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정보위 여야 간사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투비행사들의 야간습격 전투비행 훈련을 참관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감시소에서 야간습격 전투비행훈련 진행 약도를 보면서 불시에 명령을 하달하고, 전투능력을 직접 판정·검열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 들어 포병 화력연습과 청와대 습격훈련, 군 부대 방문 등 군사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고 이 국정원장은 설명했습니다.

이 국정원장은 또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정세를 고려해 추가 도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국정원장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는 언제든지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며, 풍계리 2번 갱도에서는 동절기인데도 인원과 차량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보고했습니다.

또 이달 중순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의 지상 사출시험이 실시됐고, 새로운 잠수함 건조용으로 보이는 자재들도 계속 식별됐다고 이 국정원장은 밝혔습니다.

이 국정원장은 하지만 북한의 재래식 군 장비는 70~90%가 30년 이상 경과돼 잦은 고장으로 작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무리한 병력 동원과 만성적인 보급품 부족으로 탈영이 증가하고 있어 북한의 전쟁 준비 태세는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국정원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대북 제재 시행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제재가 성실히 이행되면 북한의 연간 외화 수입은 8억6천만 달러, 국민총생산은 3.7% 정도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따라서 이 같은 감소세가 3~4년 지속된다면 북한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 국정원장은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미-북 관계와 관련해 북한은 현재까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미국의 북한정책이 구체화 될 때까지 관망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은 또 최근 한국의 탄핵 정국과 관련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세가 조성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선전매체를 총동원해서 대남 선전공세를 집중 전개해 왔다고 이 국정원장은 밝혔습니다.

이병호 한국 국가정보원장이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북한은 그러나 한국에서 벌어지는 촛불시위의 동영상은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에서의 자유로운 반정부 시위가 북한 내부에 확산될 것을 우려해 지난 9일 탄핵안 결의를 기점으로 비난 횟수를 하루 평균 33회에서 19회로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번 국회 정보위원회에는 지난 7월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출석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이 자리에서 촛불집회가 대규모로 일어나는데도 한국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청문회에서 권력자들을 상대로 예리한 질문을 하는 것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권력을 가진 정부를 주시하고 비판하는 게 한국사회의 진짜 장점이라고 보며 그것이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