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오종수 기자와 함께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오는 7일부터 엿새 동안 아프리카 국가들을 공식 순방한다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오늘(4일) 발표했습니다. 지난 2015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프리카에 약속한 600억 달러 규모 투자· 협력 사업을 점검하는 건데요. 중국이 20년째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러시아의 유일한 항공모함인 ‘쿠즈네초프’함이 기동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됐습니다. 이 항공모함은 시리아 내전에서 가장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던 알레포 전투에서 크게 활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자세한 내용 들여다보겠습니다. 이어서, 지난해 7월 쿠데타 진압 후 배후세력 숙청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인권 탄압 논란을 빚어온 터키 정부가 비상사태를 3개월 연장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으로 먼저 가보죠. 왕이 외교부장이 새해 첫 순방지로 아프리카를 선택했다고요?
기자) 네. 왕이 외교부장이 7일부터 12일까지 엿새 일정으로 콩고와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잠비아, 그리고 마다가스카를 공식 순방한다고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오늘(4일) 발표했습니다. 왕 부장의 아프리카 순방 일정과 별도로 중국 외교부는 같은 날,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왕정웨이 부주석을 시진핑 국가주석 특사 자격으로 가나에 보내 아쿠포 아도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연초부터 중국 외교당국이 아프리카에 신경을 쏟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중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아프리카 일정이 연달아 진행되는 건데요.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외교부장들이 20년째 해마다 첫 해외순방 지역으로 아프리카를 택했다"면서, "이는 중국의 귀중한 외교적 전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는 중국과 아프리카 간 협력을 포괄적으로 한 단계 높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20년째 중국 외교부장이 새해 첫 일정으로 아프리카를 순방하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20년 전으로 돌아가보면요, 장쩌민 국가주석 집권기였습니다. 당시 중국은 공산주의 특유의 폐쇄사회와 통제경제 체제를 벗고, 개혁개방에 본격적으로 나서던 시기입니다. 경제적·사회적으로 국제사회에 문을 여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저우추취(해외로 나가라)’라는 구호를 내걸고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독려했는데요. 기존 선진국들과 개발도상국에는 유수의 다국적기업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중국이 효과적인 사업을 벌이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아프리카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장 주석이 1996년에 아프리카 6개 나라를 순방했습니다. 당시 장 주석은 아프리카연합 본부에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설립을 제안했고요. 이후 중국 외교부장이 연초에 아프리카를 찾는 전통이 수립된 겁니다.
진행자) 장쩌민 주석이 아프리카에 제안한 협력포럼은 이후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은 4년 뒤인 2000년에 공식 출범했습니다. 이후 영어로 중국을 가리키는 ‘차이나’와 아프리카를 합쳐 ‘차이나프리카(Chinafrica)’란 말이 유행할 만큼 중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이 활발해졌습니다. 포럼에서 얻은 효과를 통해 국제 자유경제에 적응할 자신감을 얻은 것이, 이듬해인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공식 가입을 돕는 요인 중 하나가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20년 사이 중국과 아프리카 관계는 어떻게 발전했나요?
기자) 20여년 동안 꾸준히 진행된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교류가 결실을 본 결과,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의 최대 무역상대국이 중국입니다. 중국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금으로부터 1년여 전인 2015년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도시 요하네스버그에서 중국-아프리카 정상 연석회의를 열어 총 600억 달러가 투입되는 240여 건의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회의에 직접 참석해 투자를 약속했고요, 실무진이 연중 아프리카 각 나라들을 방문해 사업 진행상황을 챙기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아프리카 나라들에 공을 들이는 만큼, 얻는 게 있겠죠?
기자) 네. 아프리카 현지에서 진행하는 투자와 협력 사업을 통해 중국 국영기업들이 얻는 경제적 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중국 정부는 그 외에, 아프리카의 정치· 군사적인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아프리카 동북부의 아덴만에 접한 작은 나라 ‘지부티’에 첫 번째 해외 군사기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세운 ‘군사굴기’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식 해외 군사기지 운영 사례를 따르고 있는 건데요, 지부티 기지를 기반으로 인민해방군 장병들이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 참가하고 있는 상황을 중국 관영 `CCTV'가, 지난해 초부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왕이 외교부장은 아프리카에 가서 무얼 하는 겁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 시진핑 주석의 600억 달러 투입 약속과 관련한 사업들을 점검하는 겁니다. 왕이 부장은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을 만나 이와 관련한 건의와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고요, 240여건의 프로젝트들을 10개 주요 사업 분야로 정리해서, 각각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살피게 됩니다.
진행자)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어떤 사업들을 하고 있나요?
기자) 지난해 중국 국영철도회사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지부티를 연결하는 철도를 개통했습니다. 중국 표준기술로 건설한 철도여서, 중국 현지에서 운행하는 철도와 모양도 같고 운영방식도 흡사한데요. 지부티에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기지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중국 당국이 기대하는 한편, 에티오피아와 지부티 등 해당 지역 국가들은 교통망 확보와 경제적 파급효과 등으로 도움을 얻을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중국 국영철도회사는 케냐의 주요지역들을 연결하는 간선 철도를 만들고 있고요, 중국 기업들이 각 나라에 경제특구를 만들어 공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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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러시아 정부가 자국 항공모함이 기동하는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가 ‘시리아 지중해 연안에서 아드미랄 쿠즈네초프의 전투공습작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어제(3일)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쿠즈네초프’함은 러시아 해군이 실전에 투입하고 있는 유일한 항공모함인데요, 영상에서는 러시아 전투기들이 항공모함에서 출격하는 장면과 함께 러시아 군 장병들이 함상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이 2분 21초 분량으로 소개됐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항공모함 영상을 공개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최근 가장 격렬한 싸움이 벌어진 알레포 전투가 얼마 전, 러시아가 지원하는 정부 군 승리로 마무리됐는데요. 쿠즈네초프 항공모함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레포 일대 공습을 담당한 러시아 군 전투기들이 바로, 지중해에 머물던 쿠즈네초프함에서 뜨고 내린 겁니다. 러시아 북해함대 소속인 쿠즈네초프함은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알레포 전투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던 시기에 지중해로 이동했는데요, 11월부터 알레포는 물론이고, 인근 이들리브와 홈스를 비롯한 시리아 주요 지역 공습에 참가했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항공모함이 시리아에서 활동한 성과를 홍보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쿠즈네초프함이 전투에 직접 투입된 것은 러시아 해군 역사상 처음”이라고 얼마 전 밝혔는데요, 이번에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본 러시아인들은 “군사강국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러시아인으로서 자랑스럽다”고 감탄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거나, “항공모함을 더 건조해서 무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 군이 시리아에서 공습을 거듭 진행한 데 대해서, 국제사회는 우려해왔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돕는 정부군과 지원세력은 반군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반군 거점인 알레포 동부지역 일대를 봉쇄하고 고립작전을 진행했는데요. 이 과정에 식품과 구호물자 등이 공급되지 않아, 현지 주민 피해가 이어졌고요. 고립지역에 대한 공습이 이어지면서 학교와 병원 등 비전투 시설이 파괴되고 민간인 인명 피해가 계속됐지만,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 당국은 책임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알레포 일대 민간인 구호가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포함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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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터키 당국이 국가비상사태 연장을 선포했다고요?
기자) 네. 터키 정부가 제출한 국가비상사태 연장안이 어제(3일), 집권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지난해 7월 터키 정부가 쿠데타를 진압한 직후, 배후세력 색출과 국가질서 회복을 명목으로 3개월 비상사태를 처음 선포했는데요, 10월에 한차례 연장됐다가 이번에 다시 한번 연장된 겁니다. 이에 따라 터키의 국가비상사태는 오는 4월까지 이어집니다.
진행자) 이유가 뭡니까?
기자) 누만 쿠르툴무시 터키 부총리는, 터키 정부가 쿠데타 배후세력으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지지자들에 대한 색출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상사태를 연장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쿠르툴무시 부총리는 “귈렌 세력을 비롯한 모든 테러집단을 척결할 때까지 비상사태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가비상사태가 되면, 평상시와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한마디로 말씀 드리면, 대통령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겁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행정부는 의회의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새로운 칙령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를 제한하거나 유예하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터키 정부는 헌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에게 힘이 집중되는 형태로 권력구조를 바꾸기 위한 개헌을 터키 정부가 추진하는 중입니다. 현재 터키 정부 운영은 공식적으로 의원내각제이지만, 정부 수반인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보다, 의전상의 국가원수인 에르도안 대통령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나누는, 이른바 ‘이원 집정부제’ 형태를 띄고 있는데요. 대통령이 정부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려는 겁니다.
진행자) 국가비상사태 하에서 개헌을 하려는데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는 국가비상사태 기간동안 헌법개정 국민투표가 진행된다면,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붙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친정부 매체를 제외한 터키 언론도 개헌 움직임에 대해서 우려하는 중입니다. 현지 신문 ‘휘리예트’는 최근 논평에서 “대통령 중심제에 반대하면 누구든지 반역자로 몰리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종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