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군요. 오늘은 이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1월 둘째 주 여론조사에서도 20.3% 지지율의 두 번째 순위 대권 후보였던 반 전 사무총장이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10년간의 유엔사무총장 활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대권 행보를 시사하는 다양한 활동을 했던 반 전 사무총장이 20일만에 전격 발표한 대선 출마 포기 선언이 오늘 화제의 뉴스였습니다.
진행자) 지지율 2위의 대선 후보였는데, 반 전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포기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은 자신이 주도해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정치권의 일부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다고 지적하면서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와 각종 가짜 뉴스로 정치교체의 명분이 실종됐고, 개인과 가족 그리고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제까지만 해도 대선 전 개헌을 위해 협의체를 제안했었는데, 갑작스러운 발표군요?
기자)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줄이는 개헌을 추진할 수 있고, 초당적인 개헌추진 협의체를 만들자고 어제 여야 정당 대표를 만나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반 전 사무총장의 제안에 정치권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반응이 많았고, 한국 입국 즈음에 밝혀진 친척의 비리 문제와 한국 기업인으로부터 23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과 한국 대선 출마가 유엔결의안을 위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정치권의 계속된 지적 등도 불출마 선언을 결정한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반 전 사무총장의 출마 포기 선언에 대해 여야 정치권에서는 ‘큰 자산을 잃어 충격적이고 안타깝다’ ‘의외의 결정이지만 존중한다’ 는 반응과 함께 외교 안보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큰 어른으로 역할과 유엔 사무총장의 경험을 한국 국민을 위해 기여해달라는 반응 해달라는 기대와 당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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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난주 한국에 정식 출시됐던 증강현실(AR)을 이용한 '포켓몬 고' 게임, 그 반응이 쏟아지고 있군요?
기자) 세계 주요국가보다 6개월이나 늦은 김 빠진 한국 상륙에 과연 지난해 가을과 같은 열광적인 반응이 있을까 하는 우려섞인 예상도 있었는데요. 결과는 폭발적입니다. 포켓몬을 잡느라 얼음물에도 빠지고 담도 넘고, 교통사고도 속출하고 있어 한국 사회가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출시 1주 일만에 안드로이드 체계를 기반의 내려 받기 횟수가 810만 번을 넘어섰습니다.
진행자) 세계 여러나라에서 확인됐던 포켓몬고의 부작용이네요.
기자) 포켓몬고의 열풍은 강추위에도 사람들을 움직이게 합니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수 km를 걷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앞을 보지 않고 스마프폰 만 쳐다보다가 사람끼리 부딛히고, 자동차와 사람간 아슬아슬한 교통사고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포켓몬고를 한 경우도 적발되고 있는데요. 특정장소에서 갑자기 서행하는 자동차 때문에 위험천만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데요. 부산에서는 유엔기념공원의 담을 넘는 사람도 속출해 야간 공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진행자) 유엔기념공원은 세계에서 하나 밖에 없는 유엔군 묘지 아닙니까?
기자) 평소에는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유엔기념공원인데, 자정이 넘어서도 포케몬을 잡으려고 담을 넘는 사람들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포켓몬이 많다는 소문이 나서라는데요. 인근 해군작전사령부에서도 부대 안에서 포켓몬고를 해보려고 위치정보서비스(GPS) 신호를 켜는 일반인들 대문에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금지만 했던 휴대전화 보안 조치에 GPS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추가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포켓몬고 출시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조선시대 만들어진 한국 최대의 인공숲이 있는 경남 함양군과 산청군은 포켓몬고 출시 이후에 함양과 산청이 희귀한 포켓몬이 출몰하는 포켓몬고의 성지라며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홍보작전을 짜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 정식 출시 전 몰려드는 관광객들에 화색을 표했던 강원도에서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운전 중에 포켓몬고를 하다가 적발되면 범칙금 6만원에 벌점 15점을 매기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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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끝으로 봄 기운을 부르는 소식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한 겨울 강추위 속에 모내기를 한 곳이 있다구요?
기자) 엄동설한인데, 반팔 티셔츠 차림에 목수건을 하고 밀집모자를 쓴 농부들이 모내기 한 곳이 있습니다. 그곳이 비닐하우스 안이 아니라면 영락없는 봄의 풍경입니다. 2월의 첫날 모내기를 한 곳은 한국에서도 쌀 맛이 가장 좋다는 경기미 재배지인 이천시 호법면의 한 비닐하우스 논입니다. 지난해 섣달 그믐날 파종했고, 오늘 모내기로 빠르면 5월말 에 수확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통 4월~5월은 되어야 모내기를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3월말에 침종을 하고, 4월초에 파종, 5월에 모내기를 하는 것이 보통인데요. 한국에서 첫번째로 수확하는 벼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경기도 이천에서 지난해에 이어 2월 첫날 모내기를 한 것이구요. 앞으로 석달 뒤 튼튼한 벼로 자라 320kg 정도가 생산되면 한국 최고의 쌀 ‘이천쌀’의 수식어를 달고 쌀 판매점에 홍보용으로 제공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참 신기하군요. 아무리 비닐하우스라지만 강추위가가 연일 뉴스인데, 어떻게 벼가 자랄 수 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벼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최소 영상 20도를유지해야 합니다. 지금의 혹한에도 3~4월의 꽃샘 추위에도 비닐하우스 온도는 20도 아래로 내려가서는 안되는데요. 온도 유지의 비결은 1km 밖 쓰레기 소각장에 있었습니다. 쓰레기를 태우면 나오는 폐열로 물을 끓여 비닐하우스 논으로 관수를 하는 겁니다. 1997년부터 두 겹으로 만들어진 비닐하우스에 지하수를 계속 흘려 보내는 수막재배법으로 매년3월에 모내기를 하다가 5년 전부터는 쓰레기 소각장 폐열을 이용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획기적인 방법을 사용하게 된 데에는 역시 ‘전국 최고의 쌀’ 자랑하고 있는 인근 여주시와의 경쟁이 있었는데요. 지난해 여주시가 2월2일 모내기 시도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하루 빠른 2월 1일 전격 모내기를 하면서 ‘전국 최초 모내기’라는 수식어를 따냈다고 합니다.
진행자) 농업기술 경쟁에 재미있는 사연이 있었네요.
기자) 쌀 맛에 둘째라면 서러울 여주시도 이천시에 앞선 모내기를 시도해 볼만 할텐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최초 모내기’를 성공한 이천시, 쓰레기 소각장 열을 가져다 농사짓는 독보적인 기술이 없으면 ‘전국 최초 모내기’의 타이틀을 가져 갈 곳은 없을 것 이라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