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탄핵심판 국면 속에 생일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 소식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1952년 2월 2일생. 오늘이 박 대통령의 65번째 생일이었습니다. 청와대 관저에서 한광옥 비서실장과 10여명의 수석비서관들과 함께 칼국수 오찬으로 생일을 기념했다는 소식입니다. 일부 시민들과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의 축하 꽃다발을 받았고, 응원메시지와 함께 지난해에도 달력 등을 선물했던 중국의 팬클럽 ‘근혜연맹’이 보내온 축하 선물이 전달됐다고 하는데요. 한국 언론들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 정지 중인 박 대통령이 65번째 생일을 우울하게 맞았다며 오찬과 만찬 등이 진행됐던 지난해 생일날 모습과 비교해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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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특검의 수사가 임박해 있는 박 대통령으로서는 무거운 마음의 생일날이 됐을 것 같네요.
기자) 특검에서는 2월초, 청와대에서는 2월 둘째주와 셋째주 중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전해진 바였습니다. 오늘 특검은 정례브리핑에서 대면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고 상황에서 따라서 비공개조사로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청와대 압수수색 문제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특검과 청와대가 대치 중입니다. 당초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전에 청와대 압수수색을 하겠다는 것이 특검의 계획이었는데요. 오늘 특검은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범죄와 관련된 모든 장소가 청와대 압수수색의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비서실과 민정수석실, 정무수석실과 의무동, 경호동에 대한 압수수색을 의미하는 것인데요. 청와대에서는 압수수색을 불허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특검팀이 청와대에 들어와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으로 일부 시설의 압수수색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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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가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눈에 띄는 군요?
기자)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달라지고 있는 생활 모습이 ‘가족중심’의 전통적 가치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동아시아 국제 사회조사 참여 및 가족태도 국제비교연구’ 보고서를 냈는데 그 내용 속에 지난 2006년과 2016년에 실시한 설문조사 비교로 가족에 대한 인식 변화를 분석한 부분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지금의 전통적 가치관에 기초한 한국의 가족정책은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달라진 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네요. 그렇다면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 가치라는 것이 어떤 것이고, 또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살펴보지요.
기자) ‘어떤 경우에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권위’ ‘자식은 부모의 명예가 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가계 계승을 위한 아들이 있어야 한다’ ‘자기 자신보다 가족의 안녕과 이해를 우선해야 한다’ ‘남편이 부인보다 나이가 많아야 한다’ ‘결혼한 남자가 더 행복하다’ 등이 대표적인 한국 사회의 전통적인 가치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0년간의 조사 결과를 비교해 보니 많이 달라져 있었는데요. 먼저 가족 내의 ‘아버지 권위’에 대해서는 2006년 84.3%가 찬성의견이었는데, 2016년 조사에서는 78.1%로 낮아졌습니다.
진행자) 아버지의 권위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조사결과에 담겨 있군요.
기자) 부모를 위해 자식이 명예로운 일을 해야 한다거나 집안을 이어갈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가치도 각각 74.7%에서 63.7%로, 56.7%에서 40.8%로 크게 떨어졌구요. ‘자기 자신보다 가족의 안녕과 이해를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은 79.9%에서 69.7%로 낮아졌습니다.
진행자) 한국이 외적인 성장을 하는 동안 내제적 가치도 변화해왔다는 이야기가 되는군요.
기자) 이 보고서는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는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에 따른 전통 가치의 퇴색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족 중심’에서 ‘나 중심’으로의 가치 변화는 젊은 층과 여성에게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예를들어 ‘결혼한 남자가 더 행복하다’는 가치의 찬성의견은 53.3%에서 51.2%로 약간 떨어졌지만 ‘결혼한 여자가 더 행복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은 10년전 57.1%에서 46.4%로 뚝 떨어졌습니다. ‘결혼이 아닌 동거’에 반대하던 의견은 65.1%에서 54.5%에서 달라졌고, ‘동거’도 괜찮다는 인식은 30대의 48.8%나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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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끝으로 영화계 소식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인기 최고의 영화가 '공조' 라면서요? 남북한 최초의 수사 공조를 다룬 영화가 개봉됐다는 소식, 이 시간을 통해 전해드렸었는데 인기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지금 한국 영화관의 주요 상영관 상영시간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지난 설 연휴에 한국 극장가에서 흥행 1위에 올라 화제였는데요. 연휴가 지나서도 계속되고 있는 관객 몰이에 오늘은 개봉 15일만에 관객 500만명을 돌파해 또 화제가 됐습니다. 영화 '공조'는 한국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한 형사들의 최초의 공조 수사를 주제로 하고 있구요. 한국의 내로라하는 최고 미남 배우(조인성, 정우성)들을 내세운 영화 '더 킹'을 제치고 흥행 1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화 흥행에 배우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지요. 특히 수사 공조를 하는 남북한 형사역의 배우들이 흥행에 일등공신이라고 하더군요.
기자) 지금의 남북한 경색국면에서는 상상도 못할 불가능한 일이지만, 영화속 두 배우의 열연은 실제 한반도 현실에 대한 생각을 잠시 잊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 특수부대 출신의 다부진 체격과 우월한 외모의 북한 형사 임철령역의 배우 현빈씨와 남한 형사역의 친근하고 훈훈한 인상의 배우 유해진씨가 박봉에도 의리를 중요시하고 가족을 사랑이 돈독한 생계형 형사로 강진태로 열연했는데요. 사실 이 영화 촬영 소식이 나왔을 때, 왜 북한 배우가 더 잘생겼냐고 남북한 형사 역이 바뀌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객들의 반응도 있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보면 정말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었고 흥행 1위의 비결이 아니었나 하는 분석입니다. 또 북한 당국이 만들어낸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동판을 탈취해 한국으로 숨어든 범죄조직의 지도자역의 배우 김주혁씨, 남한 형사 집에 얹혀사는 백수 처제 역의 임윤아씨의 조화로운 역할도 무거운 분위기의 남북한 관계 속에 예측불가 공조수사에서 진한 형제애를 일구어낸 영화 '공조'를 무겁지 않게 즐기고 있는 비결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곳 미국에서는 영화 '공조'가 'Confidential Assignment'라는 제목으로 개봉됐는데, 다른 나라에서의 상영도 계속 이어진다면서요?
기자) 지난달 27일 미국에서의 상영을 시작으로, 호주와 뉴질랜드가 다음주 개봉을 앞두고 있구요. 홍콩 마카오, 대만, 베트남에서도 개봉 일자가 잡혔답니다. 인도와 중동 필리핀과 몽고, 인도네시아 등 세계 42개국으로 판매가 됐는데요.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새로운 오락영화문법으로 풀어낸 점 등이 해외 바이어의 관심을 샀다는 것이 배급사 쪽의 전언입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