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렉스 틸러슨 전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국무장관으로 취임했습니다. 이 소식을 비롯해서 트럼프 내각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 상황 살펴보고요. 미 서부에 있는 UC 버클리 대학교에서 학생들의 시위로 극우 매체 편집자의 연설이 취소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또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회고록을 준비하는 등 활동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2주가 다 돼가는데요. 이제 국무장관 자리가 채워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상원이 수요일(1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승인했습니다.
[녹취: 상원 표결 결과 발표] (6초-끝까지 틀어주세요) “Yeas are 56…”
기자) 찬성 56표대 반대 43표로 인준안이 통과됐는데요. 대체로 소속 정당에 따라서 표가 갈렸습니다. 공화당 의원은 전원이 찬성했지만, 민주당 의원 가운데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3명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국무장관이 바로 업무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인준안이 통과하자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선서식을 했구요. 곧바로 다음날인 목요일(2일) 국무부에 첫 출근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은 국무부 직원들에게 연설을 했는데요. 그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틸러슨 장관] “Each of us is entitled to…”
기자) 틸러슨 새 국무장관은 우리 각자에겐 정치적인 신념을 표현할 자격이 있지만, 개인적인 확신이 한 팀으로 일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이런 발언은 최근 국무부 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의식한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이날 국무부 직원 900명 이상이 틸러슨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과 난민 정책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을 담아 전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무부 내부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확인이 된 건데요. 정치적 신념에 상관 없이 국무부 직원으로서 서로를 이해하고, 국무부가 세운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일해야 한다고 틸러슨 국무장관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앞서 상원 청문회 과정에서는 틸러슨 국무장관이 과연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할 것이냐를 놓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틸러슨 장관과 러시아 관계에 대한 의혹 때문인데요. 틸러슨 새 국무장관은 정치인이나 외교관 출신이 아니라, 기업인 출신입니다. 세계 최대의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는데요. 러시아와 사업을 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러시아 고위 관리들과 친분을 맺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와 관계에서 미국의 이익을 잘 대변할 수 있을 것이냐, 또 돈 많은 경영인 출신인데,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냐, 이런 문제로 청문회에서 집중 추궁을 받았죠.
진행자) 어쨌든 현재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서 무사히 인준을 받았는데요. 다른 장관 지명자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의 반발로 인준 과정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수요일(1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지명자, 톰 프라이스 보건후생부 장관 지명자가 관련 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첫 번째 단계를 넘은 건데요. 이제 전체회의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는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민주당 의원들이 인준안 표결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무장관과 보건후생부 장관 인준안을 담당하는 상원 재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수요일(1일) 이틀째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원래 규정으로는 한 명이라도 다른 당 의원이 참석해야 표결을 진행할 수 있는데요. 분노한 공화당 의원들이 규정을 바꿔서 단독으로 인준안을 가결했습니다. 상원 환경공공사업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목요일(2일) 같은 방식으로 스콧 프루이트 환경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처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 지명자 인준이 힘들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 2명이 인준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겁니다. 수전 콜린스 의원과 리사 머코우스키 의원인데요. 두 의원은 디보스 지명자가 공교육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들었습니다. 상원 인준을 받으려면 과반인 51명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요.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이 52대 48인 상황에서 2명이 반대하면 50대 50 동률이 됩니다. 그러면 부통령이 결정표를 행사하게 되죠.
진행자) 부통령은 아무래도 찬성표를 던질 테니까, 또 다른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한 인준을 받을 수는 있겠네요.
기자) 현 상황에서는 그렇습니다. 사실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 반대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지금까지 공화당 의원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 지명자에 대해서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현재 15개 정부 부서 장관 지명자들 가운데 상원 인준을 받은 사람은 국무, 국방, 국토안보, 교통부 장관, 이렇게 4명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화요일(1월 31일) 닐 고서치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새 대법관으로 지명했는데요. 대법관 인준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어서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리란 관측인데요. 고서치 지명자는 수요일(1일) 상원을 방문하고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 대표와 만나는 등 의원들과 면담을 시작했습니다. 매코넬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대법관 인준은 장관 인준보다 더 힘들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에는 ‘필리버스터’란 독특한 기능이 있습니다. 한국어로 흔히 ‘의사진행 방해’라고 하는 건데요. 의원들이 오랜 시간 발언을 계속하는 식으로 회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걸 말합니다. 다른 지명자의 경우, 단순 과반의 찬성으로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인준 표결을 진행할 수 있지만, 대법관은 60명의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현재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52명에 불과하니까, 민주당 의원 8명의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상황인 거죠.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Nuclear Option’, ‘핵 옵션’을 쓰라고 말했다는데, ‘핵 옵션’이 뭔가요?
기자) 단순 과반, 그러니까 51명 이상의 지지로 필리버스터를 끝낼 수 있게 규정을 바꾸라는 얘기입니다. 현재 공화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규정을 바꾸는 게 가능한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다음 선거에서 다수당이 바뀌었을 때 공화당에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섣불리 이 방식을 써서는 안 된다는 건데요. 매코넬 대표는 ‘핵 옵션’을 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대해서 이는 상원이 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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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서부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 중 한 곳이죠. UC 버클리 대학교에서 시위가 벌어졌다는 소식이 있군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해 온 인터넷 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수석 편집자인 마일로 야노풀로스 씨가 지난 수요일(1일) 이 학교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매체의 극우성향에 반대하는 학생 1천500여 명이 시위를 벌인 겁니다.
진행자) 이 때문에 연설이 취소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학생들의 시위가 꽤 과격했기 때문인데요. 시위대는 유리창을 부수고, 곳곳에 불을 질렀습니다. 또 경찰들과 충돌하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그러다 행사 시작 2시간 전에는 건물 바깥에 설치된 발전기에 불을 붙이고, 돌을 던지며 시위가 과열 양상을 보였는데, 그러자 학교 측이 곧바로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행사가 취소되자, 연설할 예정이던 야노풀로스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서 이 소식을 전했는데요. 이 글에서 야노풀로스 씨는 “한 가지 확실한 건, 좌파들은 표현의 자유를 두려워하고, 이를 막기 위해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브레이트바트 정확히 어떤 매체인가요?
기자) 브레이트바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온 매체입니다. 극우 성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거기에 현재 백악관의 수석전략가 겸 고문인 스티브 배넌 씨가 이 매체 회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시위와 관련해 특별히 언급한 게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만약 UC 버클리가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고, 다른 관점을 지닌 무고한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한다면, 연방정부 자금은?”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의미였는데요. 특히 연방정부 자금을 언급하는 글귀만큼은 모두 대문자로 써서, 강조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죠.
기자) 개개인이 자신의 생각이나 의사를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일종의 권리를 말합니다. 흔히 언론의 자유라고 부르기도 하죠. 미국의 경우 이를 수정헌법에 명시해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 생각이 남들과 다르더라도, 존중을 받도록 하는 게 표현의 자유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버클리대학교에 대한 연방 정부의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는데요. 이게 가능한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헛된 위협’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근거가 될 만한 법이 없다는 건데요. 연방 정부의 대학 지원금은 연구비 지원이나 학생들에 대한 학자금 지원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간혹 정부가 지원을 중단하는 일이 있긴 하지만, 연구 비용을 다른 데 썼다든가 연구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발견됐을 경우에 한한다는 건데요. 단순히 어떤 사람의 연설이 취소됐다는 이유로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현재 버클리대학교가 받는 연방 정부 지원금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네, 한 해 4억 달러에서 4억5천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절반 정도인 2억2천만 달러 정도가 학생들에 대한 학자금 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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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공개석상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요.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올해 계획이 공개됐는데요. 꽤 바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클린턴 전 장관의 회고록이 오는 9월 말에 나올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제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에게 영감을 준 인용구를 중심으로 글을 쓰는 구조라고 합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 회고록에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겪은 경험과 미래에 대한 생각 등을 밝힐 예정입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은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낸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1996년, 그러니까 퍼스트레이디 시절에 ‘It Takes a Village’란 책을 써서 가장 잘 팔리는 책 목록에 올려놓기도 했는데요. 아이 한 명을 기르기 위해 사회 전체가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의 아프리카 격언을 제목으로 한 책이었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이었는데, 이번에 어린이용 그림책으로 새로 낸다고 합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은 인기 있는 연사로 유명한데요. 선거 기간에 높은 강연료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죠? 혹시 강연 계획은 없는지요?
기자) 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3월 초에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바이털 보이시스(Vital Voices)’ 행사에서 연설할 계획인데요. ‘바이털보이시스’는 여성 지도력 향상을 위한 비영리 단체로 1999년에 클린턴 전 장관이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 등과 함께 발족한 겁니다. 또 4월에는 뉴욕에서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LGBT) 행사에서 연설하고요. 5월에는 모교인 웰즐리대학 졸업식에서 연설합니다.
진행자) 책도 내고, 강연도 하고, 많은 계획이 잡혀있는데요. 정치 활동 계획은 없나요?
기자) 아직 확실히 공개된 건 없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뉴욕 시장에 출마할지 모른다는 설이 솔솔 나오고 있는데요. 민주당 내에서 현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고, 그 대안으로 클린턴 전 장관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올해 회고록을 발간한다고 밝힌 점을 볼 때, 실제로 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 측은 이 문제에 대해 논평하길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