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따라잡기]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 '슈퍼볼'

미 프로풋볼(NFL) 덴버 브롱코스 선수들이 지난해 2월 7일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제50회 슈퍼볼에서 캐롤라이나 팬더스를 꺾고 우승한 직후 환호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꼽히는 미식축구의 결승전인 슈퍼볼 경기가 오늘 일요일(2월 5일), 미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펼쳐집니다. 전통의 강팀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극강의 공격으로 왕좌를 넘보는 애틀랜타 팰컨스가 맞붙을 올해 슈퍼볼에 벌써부터 미국인의 관심이 쏠려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식축구 결승전, 슈퍼볼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최대의 스포츠 경기 - 슈퍼볼”

[녹취: 2016 슈퍼볼 경기 주요장면]

지난해 슈퍼볼 경기 주요 장면을 잠시 들으셨습니다. 미국의 미식축구리그는 'National Football League'를 줄여 NFL이라고 불리는데요. 미국의 4대 스포츠로 불리는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장 미국적인 운동경기입니다.

미식축구는 상대편 진영의 끝까지 공을 가지고 돌진해 누가 더 많은 득점을 올리고 더 많이 전진하는지를 가리는 경기인데요. 어떻게 보면 땅따먹기와 비슷한, 단순한 경기 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공격과 방어, 강력한 몸싸움과 속도전 등 박진감이 넘치는 진행방식 때문에 미국인들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특히 NFL의 양대 지구인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와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AFC)의 우승팀끼리 맞붙어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슈퍼볼은 전 세계 1억 명이상이 시청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인기가 높은 이유는 야구나, 농구, 아이스하키 등 다른 종목은 결승경기를 여러 차례 벌여 더 많은 승리를 거둔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것과 달리, 슈퍼볼은 단 한 번의 경기로 우승팀이 갈린다는 점에서 긴장감과 몰입감이 비교할 수 없이 크기 때문인데요. 굳이 비교하자면 4년마다 한 번 열리는 월드컵 축구 결승전과 인기와 흥행 수익이 비견될 수 있습니다.

“슈퍼볼의 이모저모”

NFL 결승전을 일컫는 슈퍼볼이라는 말은 어디서 유래했을까요? ‘최고의, 또는 최대의’라는 뜻을 가진 'super'와 음식을 담을 때 쓰는 큰 그릇을 뜻하는 'bowl'을 합친 이 말은, 미식축구 경기장의 모양이 큰 그릇 모양을 닮았다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NFL 결승전을 슈퍼볼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건 처음 이 경기가 열렸던 1966년부터인데요. 당시 'Super Ball'이라는 비슷한 이름의 장난감 공이 유행했고, 캔자스시티 구단주였던 라마르 헌트가 자신의 아이가 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보고 제안해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슈퍼볼에서 우승하면 ‘빈스 롬바르디’라고 하는 높이 약 56cm, 무게 약 3kg의 거대한 우승 트로피를 받게 되는데요. 유명 보석 업체인 ‘티파니’에서 100% 순은으로 제작한 이 트로피는 시가 약 3천500달러를 호가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우승팀이 영구 소장하는데 현재 가장 많은 우승컵을 보유한 구단은 피츠버그 스틸러스로 6번의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 우승컵에 ‘빈스 롬바르디’라는 이름이 붙은 사연도 남다른데요. NFL에서 통산 승률 7할을 넘게 기록했던 명감독 빈스 롬바르디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롬바르디는 그린베이 패커스팀을 이끌고 1967년의 첫 슈퍼볼 대회와 다음 해 두 번째 슈퍼볼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는데요, 그 업적을 기리기 위해 5회 슈퍼볼 대회부터 우승컵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또 슈퍼볼 최우수선수(MVP)에게도 트로피가 주어지는데요. NFL 최고 관리자였던 피트 로젤의 이름을 따 ‘피트 로젤 트로피’가 수여되고 부상으로는 협찬사인 캐딜락의 자동차가 지급됩니다. 조 몬태나 선수와 톰 브래디 선수가 3번의 수상 기록을 갖고 있고, 한국계 혼혈 하인스 워드 선수는 지난 2006년에 최우수 선수에 올랐습니다.

슈퍼볼 경기는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결승에 오른 팀의 연고지와 상관없이 제3의 장소를 1년 전에 미리 정해두는데요. 슈퍼볼이 워낙 인기가 높고 경제적으로 큰 가치를 창출하는 대회인 만큼 다양한 지역과 구단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려는 정책입니다. 올해는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열리고 내년에는 미네소타 주의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리기로 결정됐습니다.

“천문학적인 경제 효과”

텔레비전 시청자의 비율을 알아보는 시청률 집계가 이뤄진 이후 단일 프로그램의 시청자 수 1위는 단연 슈퍼볼입니다. 특히 2010년 전 세계 시청자 수가 1억 명을 돌파한 이래 꾸준히 시청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요. 50회째를 맞았던 지난해 슈퍼볼 대회는 1억1천300만 명의 시청자를 텔레비전 앞으로 불러모았고 미국 전체 텔레비전 10대 가운데 7대가 슈퍼볼을 시청했다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슈퍼볼을 지켜보기 때문에 광고효과 또한 엄청난데요. 슈퍼볼의 중간 휴식 시간에 방송되는 광고는 30초 기준으로 500만 달러에 달하고 전체 광고비는 약 150억 달러가 넘습니다. 그럼에도 광고 효과는 몇 배를 뛰어넘기 때문에 슈퍼볼 광고를 따내고자 전 세계 기업들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입니다.

경기 당일, 미국인들은 가족, 친지들과 함께 모여서 슈퍼볼 경기를 시청하는데요. 이날 미국 전역에서 수백만 명분의 닭요리와 수백만 판의 피자, 6천만 상자의 맥주가 팔려나갑니다. 이뿐 아니라 슈퍼볼을 직접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입장권은 현재 평균 6천500만 달러에 거래될 정도여서 슈퍼볼 경기를 ‘자본주의의 정수’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또 하나의 볼거리 - 프리게임과 해프타임 쇼”

슈퍼볼 경기의 백미는 경기 시작 전 행사인 프리게임과 경기 중간 휴식시간에 펼쳐지는 공연인 해프타임 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 시작 전에는 미국 국가를 제창하는데요. 선창하는 가수는 당대 최고의 유명가수나 개최장소 출신 가수들이 주로 부릅니다.

[녹취: 1991년 휘트니 휴스턴 슈퍼볼 국가 선창]

지난 1991년 슈퍼볼 대회에서 미국 국가를 선창하는 당대 최고의 가수 휘트니 휴스턴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셨는데요. 특히 미국 국가 마지막 소절에 맞춰 경기장 위를 가로지르는 미 공군 전투기 비행은 경기장의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미식축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해프타임 쇼 만은 본다고 할 정도로 큰 규모와 관심도를 자랑하는 중간 공연은 실제 경기보다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하는데요. 특히 1993년 슈퍼볼 당시 ‘팝의 황제’로 불리던 마이클 잭슨의 해프타임 공연은 지금까지도 최고의 공연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녹취: 1993년 마이클 잭슨 슈퍼볼 해프타임 공연]

이처럼 최고의 공연인 만큼 당대 최고의 가수들만이 이 무대에 설 수 있는데요. NFL은 슈퍼볼 해프타임 공연을 하는 가수에게 공연료를 따로 지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슈퍼볼 무대에 서면 홍보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가수 측에서 먼저 무대에 서고 싶다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올해는 유명 가수 레이디 가가가 해프타임 쇼 무대에 설 예정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식축구 결승전, 슈퍼볼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