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제프 세션스 새 법무장관이 취임 선서를 하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국의 정보통신 기업인 인텔이 애리조나 주에 7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는 소식,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관련 행정명령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미국의 주요 연예 기획사가 아카데미상 축하 파티 대신에 민권단체 지원을 위한 집회를 연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수요일(8일) 상원 전체회의에서 인준이 통과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취임식을 가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션스 법무장관이 목요일(9일) 오전 취임 선서를 하고,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세션스 장관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앞에서 취임선서를 한 후 오늘의 이 자리에 있게 한 트럼프 대통령께 먼저 감사한다고 밝혔는데요. 세션스 장관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세션스 지명자]
기자) 이때까지 살면서 법무장관이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는 겁니다. 세션스 장관은 또 법무부의 일원이 되고 법무부를 이끌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는데요. 할 일이 많지만 가장 먼저 법무부 직원들을 격려하고 직원들이 가진 재능을 나라를 위해 사용할 수 있게끔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장관이 또 미국의 범죄 문제를 척결하겠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검사 출신으로 앨라배마 주 법무장관을 지내기도 한 세션스 장관은 미국의 범죄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션스 지명자]
기자) 미국의 범죄 문제는 위험하고 영구적인 추세로 미국인의 건강과 안전을 위험으로 몰아놓고 있다는 겁니다. 세션스 장관은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법무부가 가진 모든 재능과 능력을 동원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치솟는 범죄율을 잡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테러의 위험 역시 커지고 있다며 테러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겠다고 세션스 장관은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세션스 장관은 약 20년 동안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해 왔습니다만, 인준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소속 동료 의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찬성 52표대 반대 47표로 인준 받았는데요. 세션스 장관은 1986년에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연방 판사로 지명을 받았지만,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지면서 인준이 거부된 일이 있습니다. 사실 이번에도 인종 문제로 큰 비판을 받았는데요. 민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부인이 쓴 편지를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회의장에서 낭독하려다가 발언권을 박탈당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편지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길래 제지됐나요?
기자) 네, 당시 앨라배마 주 연방 검사였던 세션스 장관이 권력을 이용해 흑인들의 투표를 막았으며, 성품이나 공정성 등을 볼 때 연방 판사 자격이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은 워런 의원이 이런 편지를 낭독한 것은 동료 의원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상원 규정에 어긋난다면서 발언을 금지시켰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편지 내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는데요. 린지 그레이엄 의원 등 공화당 의원들은 세션스 장관이 훌륭한 인품을 갖춘 인물인데,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한편 세션스 장관의 취임식 현장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이 법무장관으로서 국민을 잘 보호할 것이라고 말한 후, 미국의 사법부와 관련한 행정명령 3건을 동시에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이번에 서명하게 될 3건의 행정명령은 모두 미국의 안전을 회복하기 위해 마련된 조처로, 사법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선거 운동 당시의 공약을 이행하는 선상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3건의 행정명령,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우선 미국내 퍼져있는 국제 마약밀매조직을 척결하기 위해 대통령이 연방 사법기관에 지시를 내린다는 행정명령이 있고요. 두 번째는 폭력 범죄를 대처하기 위한 전담반을 꾸리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세 번째 행정명령은 법무부가 지역 경찰관들을 범죄나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계획 마련에 착수한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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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의 정보통신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컴퓨터 칩 제조회사인 인텔이 미국 내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인텔사가 미 서부 애리조나 주에 7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생산 공장을 완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최고경영자(ECO)는 수요일(8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뒤 이 같은 사실을 알렸는데요. 수년간 완공이 연기됐던 이번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3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텔이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가 뭘까요?
기자) 크르자니치 CEO는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를 낮추고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추진하면서 이제 공장 건설을 재개할 때가 됐다는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 옆에 나란히 서서 발표를 하던 크르자니치 CEO는 새로운 시설에서 제조하게 될 첨단 반도체 원판을 기자들에게 보여주며 이것이 바로 컴퓨터의 미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대해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인텔의 이번 결정으로 많은 일자리가 생기게 됐다며 애리조나 주민들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인텔이 이번에 짓게 되는 반도체 생산 공장은 최첨단 시설은 물론이고 첨단 기술과 지식을 갖춘 기술자와 연구원 역시 많이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애리조나 생산시설의 완공이 연기됐었다고 하셨는데 그러니까 공장을 완전히 새로 짓는 건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텔은 지난 2011년에 생산시설 계획을 세웠고요. 공사가 막 시작됐던 2012년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애리조나 주 공사 현장을 직접 방문했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개인용 컴퓨터 판매가 감소하면서 인텔의 반도체 판매 역시 주춤하자 인텔은 2014년 신설 공장 계획을 중단했었습니다. 인텔 측은 이후 개인용 컴퓨터에서 벗어나 인터넷 연결기기나 자동차, 휴대용 단말기 시장 등에서 활로를 개척해 다시금 판매량이 오르기 시작했고요. 따라서 새로운 생산시설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인텔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텔은 IT 기업 산실인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실리콘벨리에 본사를 두고 있지요?
기자) 네, 하지만 반도체 생산공장은 주로 오리건 주와 애리조나 주에 있는데요. 이번에 공사에 들어가는 공장은 애리조나 주에서 이미 가동되고 있는 반도체 생산 시설 두 곳을 보완하게 된다고 합니다. 참고로 인텔은 미국 내 직원만 5만 명에, 전 세계적으로 10만6천명이 일하는 세계 최대 컴퓨터 칩 회사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미국내 신규 투자를 약속한 미국 기업이 인텔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해외로 빠져나간 일자리를 다시 미국으로 되돌리겠다고 공약했는데요. 그러면서 해외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미국에 들여올 때는 비싼 관세를 매기겠다고 기업들을 압박했습니다. 결국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말에 미국 에어컨, 냉방기 제조업체인 캐리어 사가 일자리 약 1천 개를 미국에 남기겠다고 밝혔는데요. 캐리어 사는 작년 2월에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한다고 발표했었지만, 일부 일자리를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 남기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자동차 회사들도 이전 계획을 바꾸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포드사가 올해 초에 16억 달러를 투자해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하려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미시간 주에 공장을 짓겠다는 겁니다. 또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인 피아트 크라이슬러사도 지난달에 미국 내 공장 2곳을 현대화하는데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미국의 공장 설비를 개선한 뒤 현재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일부 조립 공정도 옮겨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의 계획은 이전부터 진행돼온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와는 상관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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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소식 보겠습니다. 영화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오는 26일에 열리는데요. 이를 앞두고 대규모 집회가 벌어진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할리우드의 유명 연예 기획사인 ‘유나이티드 탤런트 에이전시(UTA)’가 주최하는 건데요. UTA는 보통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 화려한 축하파티를 열곤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파티를 열지 않고, 시상식 이틀 전인 24일에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유나이티드 보이스(United Voice)’, ‘단합된 목소리’란 이름으로 집회를 연다는 겁니다.
진행자) 파티를 여는 대신에 민간 단체에 기부금을 낼 계획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UTA는 어제(8일) 발표한 성명에서 민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국제구호위원회(IRC)에 25만 달러를 기부한다고 밝혔는데요. 일반인들이 동참해 더 많은 기부금을 전달할 수 있도록 인터넷을 통한 모금 운동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난민 수용과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리자,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번 집회도 행정명령과 관계가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UTA 측은 예술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싶은 사람, 또 최근 미국에 퍼지고 있는 반이민 정서에 우려를 나타내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이번 집회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레미 지머 UTA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창의적인 표현과 생각, 예술인들의 자유로운 교환이 이뤄질 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전 세계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미국에 와서 생각을 말할 수 없게 된다면, 그런 나라는 더 이상 미국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난주 법원 명령으로 행정명령 집행이 정지된 상태이긴 한데요. 이번 행정명령이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우수 외국 영화상 후보에 오른 ‘판매원(The Salesman)’의 감독이 이란 사람입니다. 이란은 행정명령 적용 대상인 7개 나라 가운데 하나인데요.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은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파르하디 감독은 UTA 소속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