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탄두 60개 제조 가능한 핵 물질 보유”…한국 국방부 “정확하지 않은 수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모습을 지난해 3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 아래쪽에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가 보인다.

북한이 현재 핵탄두 60여 개를 만들 수 있는 핵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기존 전문가들의 추정치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인데 한국 군 당국은 정확한 내용이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현재 고농축우라늄 758kg과 플루토늄 54kg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최대 60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규모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한국 일간지인 중앙일보는 9일 한국 군과 정보당국의 대외비 문건을 근거로 북한의 핵 물질 보유량과 관련해 구체적인 규모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라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이는 그간 한국 군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의 추정치를 크게 뛰어 넘는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한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물질과 관련해 고농축우라늄 300~400kg, 플루토늄 40~50kg 수준의 보유를 추정해 왔습니다.

중앙일보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20kt 위력의 핵탄두 1개를 제조하는 데 각각 플루토늄 4~6kg, 고농축우라늄 16~20kg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미 60개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핵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미-한 양국이 북한의 핵 물질 생산시설과 동향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왔다며 북한이 예상을 뛰어넘는 핵 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중앙일보는 전했습니다.

또 한국 정보당국은 대폭 늘어난 북한의 핵 물질 보유량을 감안해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생산을 위한 별도의 비밀 공장을 가동하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핵탄두를 최대 60개 생산할 정도의 핵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는 여러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보도된 대로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758kg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2005년부터 원심분리기 4천 개를 고농축으로 쉬지 않고 10년 이상 돌렸을 때나 가능하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이 수치라는 것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2013년에 한 번 증축해서 원심분리기가 한 4천 개 된다는 거 아니에요, 지금. 중간에 쉬지 않고 다 고농축으로 돌렸다 이렇게 돼야 이 답이 나온다는 것인데 통상적으로 원심분리기를 그런 식으로 돌리면 오히려 고농축우라늄의 질이 떨어져요.”

김 교수는 북한이 2005년에 핵실험을 시작했다는 것도 확실치 않은데다 2007년 2.13 합의와 10.4 합의 그리고 2008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요원들이 북한에 머물렀던 상황들을 종합했을 때 이 같은 분석은 나올 수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핵탄두 60개를 만들 수 있는 핵 물질을 보유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미-한 간 정례적인 평가를 통해 북한의 핵 물질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관련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방부는 공개적으로 북한의 핵 물질 보유 규모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의 9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 한국 국방부] “북한의 증대되는 핵 능력에 대해 큰 우려를 갖고 예의주시 하고 있고, 또 한미 간 정례적인 평가를 통해서 관련 정보를 공유를 하고 있습니다. 이 보도 내용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지난달 발간한 ‘2016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2014년에 비해 10kg 늘어난 50여 kg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고농축우라늄에 대해서는 상당한 수준이라고만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