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현재 핵탄두 60여 개를 만들 수 있는 핵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기존 전문가들의 추정치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인데 한국 군 당국은 정확한 내용이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현재 고농축우라늄 758kg과 플루토늄 54kg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최대 60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규모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한국 일간지인 중앙일보는 9일 한국 군과 정보당국의 대외비 문건을 근거로 북한의 핵 물질 보유량과 관련해 구체적인 규모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라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이는 그간 한국 군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의 추정치를 크게 뛰어 넘는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한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물질과 관련해 고농축우라늄 300~400kg, 플루토늄 40~50kg 수준의 보유를 추정해 왔습니다.
중앙일보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20kt 위력의 핵탄두 1개를 제조하는 데 각각 플루토늄 4~6kg, 고농축우라늄 16~20kg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미 60개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핵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미-한 양국이 북한의 핵 물질 생산시설과 동향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왔다며 북한이 예상을 뛰어넘는 핵 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중앙일보는 전했습니다.
또 한국 정보당국은 대폭 늘어난 북한의 핵 물질 보유량을 감안해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생산을 위한 별도의 비밀 공장을 가동하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핵탄두를 최대 60개 생산할 정도의 핵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는 여러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보도된 대로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758kg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2005년부터 원심분리기 4천 개를 고농축으로 쉬지 않고 10년 이상 돌렸을 때나 가능하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이 수치라는 것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2013년에 한 번 증축해서 원심분리기가 한 4천 개 된다는 거 아니에요, 지금. 중간에 쉬지 않고 다 고농축으로 돌렸다 이렇게 돼야 이 답이 나온다는 것인데 통상적으로 원심분리기를 그런 식으로 돌리면 오히려 고농축우라늄의 질이 떨어져요.”
김 교수는 북한이 2005년에 핵실험을 시작했다는 것도 확실치 않은데다 2007년 2.13 합의와 10.4 합의 그리고 2008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요원들이 북한에 머물렀던 상황들을 종합했을 때 이 같은 분석은 나올 수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핵탄두 60개를 만들 수 있는 핵 물질을 보유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미-한 간 정례적인 평가를 통해 북한의 핵 물질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관련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방부는 공개적으로 북한의 핵 물질 보유 규모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의 9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 한국 국방부] “북한의 증대되는 핵 능력에 대해 큰 우려를 갖고 예의주시 하고 있고, 또 한미 간 정례적인 평가를 통해서 관련 정보를 공유를 하고 있습니다. 이 보도 내용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지난달 발간한 ‘2016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2014년에 비해 10kg 늘어난 50여 kg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고농축우라늄에 대해서는 상당한 수준이라고만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