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기자단 만찬 불참 선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메릴랜드주 옥슨 힐의 '내셔널 하버'에서 진행된 보수주의연맹(ACU) 연차총회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 도중 두손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주류 언론이 '가짜뉴스'를 생산해내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29일로 예정된 연례 백악관 출입 기자단 만찬에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대통령이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지난 1981년 저격 사건으로 회복중이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36년 만에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5일)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올해 백악관출입기자단 만찬에 나는 참석하지 않는다. 여러분 모두 좋은 저녁이 되길"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올해 백악관 출입 기자단 만찬 불참 결정을 알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

이같은 결정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언론에 대해 "가짜뉴스를 내보내는 미국의 적"으로 규정하면서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날 트위터에 "내 임기 한달 동안 미국의 국가부채가 120억 달러 감소한 데 비해 오바마 행정부 때는 같은 기간 오히려 2천억 달러나 증가했지만 언론들은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금요일(24일)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룸이 아닌 대변인 사무실에서 비공식 브리핑을 하면서 CNN과 뉴욕타임스, 의회전문지 더 힐,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상당수 주류 언론사를 제외한 반면, '브레이트바트 뉴스'와 '원 아메리카뉴스 네트워크'를 비롯한 보수 매체들을 참여시켜 논란이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만찬 불참 결정이 알려진 직후, 제프 메이슨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회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백악관 출입 기자단) 만찬은 수정헌법 제1조(언론, 출판, 종교, 결사의 자유를 규정한 조항)와 독립 언론들이 건강한 공화국에서 한 역할을 기념하는 자리였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1921년 시작된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은 1924년 제30대 존 캘빈 쿨리지 대통령이 처음 참가한 뒤 매년 미국 대통령과 언론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소통하는 행사로 역할을 이어왔습니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각각 한차례씩 불참한 사례가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1981년 저격 사건 직후 총탄 제거 수술을 받아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복 중이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전화로 백악관 출입 기자단 만찬 참석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VOA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