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 전문가 “북한, 플루토늄 최소화해 핵융합 물질 채우려”

지난해 3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 아래쪽에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가 보인다.

북한의 핵실험은 핵무기의 폭발력 증대, 소형화, 플루토늄 사용 최소화라는 3가지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미국의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이미 일정 수준에 도달한 소형화 기술을 가다듬고, 플루토늄을 줄인 공간에 무기급 우라늄과 핵융합 물질을 채우는 과정에 있다는 분석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은 정확한 핵실험 시기를 예측할 순 없지만 북한이 현재 1단계 열핵(핵융합) 폭탄이나 추가 소형화 실험을 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I think they are at a point now where they can be testing thermonuclear materials and design that would either evidence itself through a higher yield or if it is a low yield, to be a warhead that has been further miniaturized.”

올브라이트 소장은 30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서 열핵 무기 디자인과 물질을 시험한다면 폭발력이 전보다 훨씬 커질 것이고, 핵무기 소형화를 시도할 경우 폭발력이 여전히 작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북한은 이미 플루토늄 기반 핵무기를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작게 만들었지만 위력은 10kt 미만이라며, 추가 소형화를 추진하면서 위력을 10~20 kt으로 높이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플루토늄 생산에 제약이 있는 북한으로서는 플루토늄 사용량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 또한 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They also provably would like to be able to use less plutonium per weapon.”

러시아는 5차 핵실험 때 플루토늄을 4.2kg, 무기급 우라늄을 6.8kg 사용해 28kt의 위력을, 6차 핵실험 때는 플루토늄 2kg으로 5.8kt 위력을 보였다며 북한 역시 이런 선례를 따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이 같은 기술적 개선 여지와 욕구를 고려할 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플루토늄 투입을 줄이는 대신 무기급 우라늄 비중을 높이고, 열핵 물질을 투입해 폭발력을 증폭시킨 핵무기를 작게 만드는 과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2단계 열핵 무기, 즉 수소탄을 실험했다고 주장하는 건 사실로 볼 수 없지만, 이미 무기급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제조에 익숙해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연스럽게 두 핵물질을 혼용하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서 열핵 물질로 폭발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출지, 혹은 폭발력이 작더라도 플루토늄량을 줄이는 데 더 무게를 둘지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The one we don’t know is whether they would be seeking a high yield or just try to minimize the amount of plutonium in the device which would lower the yield.”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핵분열 장치에 핵융합 물질을 넣어 폭발력을 키운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거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열핵 물질로 400kt의 위력을 보인 옛 소련의 1950년대 초 4차 핵실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 핵시설을 찍은 위성사진으로 핵실험 임박 여부를 판단하려는 시도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차량의 움직임이나 대규모 군중의 도열 모습을 핵실험과 직접 연결시키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